비오톱 1등급 태릉골프장, “녹지 그대로 지켜야 한다”
비오톱 1등급 태릉골프장, “녹지 그대로 지켜야 한다”
  • 김효원 기자
  • 승인 2020.09.21
  • 호수 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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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생태조사 결과 보존가치 높아
천연기념물·법정 보호종 서식 확인
시민들 “녹지생태계가 개발보다 중요”
ⓒ서울환경운동연합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아파트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태릉골프장 부지의 생태적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면서 녹지를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태릉골프장은 지난 8월 4일 정부가 1만 가구의 대규모 주택단지를 공급한다고 발표하면서 부지 개발의 적정성이 제기돼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8.4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태릉골프장의 그린벨트는 환경평가 등급상 4~5등급이 전체 98% 이상을 차지해 환경적 보존가치가 낮다"며 택지 개발의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실제 환경생태 조사 결과, 비오톱 1등급 지역 21%가 포함된 생태적 보존가치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8일(금) 서울시립대 환경생태연구실, 생태보전시민모임,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 정의당 노원구위원회와 공동으로 태릉골프장 환경생태 조사를 실시하고 21일(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의 조사에 따르면 태릉골프장 전체 면적 73만7250㎡ 중  21.1%에 해당하는 15만6167㎡가 비오톱 1등급 지역이다. 비오톱은 특정한 식물과 동물이 하나의 생활공동체를 이뤄 지표상에 다른 곳과 명확히 구분되는 생물서식지로, 비오톱 1등급 지역은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제24조에 따라 개발이 불가하다.

보호가치가 높은 대경목 소나무림 10만5973㎡도 분포하고 있다. 수령 85년에서 200년에 달하는 고목들과 직경 25~104cm, 수고 16~18m의 나무들이다.

야생조류는 18종 178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출연종으로는 천연기념물 원앙 1종 60개체와 서울시 보호종인 쇠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박새, 꾀꼬리 총 5종 21개체 등이다. 이 외에도 태릉골프장 일대 녹지 지역에 서식이 확인된 법정 보호종은 원앙, 솔부엉이, 맹꽁이, 하늘다람쥐 총 4종이다. 

최영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이번 현장 조사는 양서류나 야행성 동물들이  나오기 힘든 시간에 이뤄졌음에도 다수의 보호종이 나왔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계절별, 시간별 정밀 조사가 이뤄진다면 더 많은 생물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원구 주민들 역시 태릉골프장에 아파트 개발이 아닌 자연상태 그대로의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초록 태릉을 지키는 시민들'(이하 초록 태릉)이란 이름으로 태릉의 그린벨트를 지키는 자발적 시민 모임이 대표적인 예다. 

초록 태릉에 참여하는 한 활동가는 "정부나 국회의원들은 태릉골프장을 환경적 가치가 낮은 지역이라고만 발표했었고, 이를 확인할 방법이나 정보가 부족해 답답했다. 하지만 이제라도 그 생태적 가치가 드러나 녹지의 가치를 뒤늦게라도 알게 됐다. 앞으로도 태릉골프장의 자연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함께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초록 태릉은 ▲생태적 가치가 높은 그린벨트 ▲부실한 부동산 급조정책 및 교통대책 미흡 ▲도시공원의 형평성 문제 ▲태릉 유네스코 문화재 주변 난개발 등을 등의 이유를 들며 녹지 보전을 외치고 있다. 

초록태릉은 "정부의 커다란 정책 방향이 ‘그린뉴딜’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도시의 녹지생태계 회복이 아파트 개발이나 부동산 가격보다 더 우선시 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오는 10월 1일 '태릉골프장 시민개방의 날'을 추진해 태릉골프장의 녹지를 시민들과 함께 직접 둘러볼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2일(토)부터 14일(월)까지 총 3천명이 넘는 시민들이 사전신청에 참여하며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국방부에 시민개방의 날 행사 개최 승인을 요청했으며, 노원구청 역시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 행사 개최를 요청했다. 국방부는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태릉골프장을 고밀도 아파트로 개발할 경우, 여의도공원의 약 3배에 달하는 녹지 및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 경고했다. 

[한국조경신문]

ⓒ서울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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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원 기자 khw92@latimes.kr 김효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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