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잣나무 미성숙 구과 모습 ⓒ산림청
눈잣나무 미성숙 구과 모습 ⓒ산림청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설악산에만 자생하는 눈잣나무가 자생지 복원을 통해 어린나무 절반 이상이 활착에 성공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쇠퇴하고 있는 설악산 눈잣나무 복원을 위해 자생지 주변에 심은 어린 눈잣나무의 생존율이 50%이며 생육상태도 양호하다고 전했다.

눈잣나무는 아고산 침엽수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이 유일한 자생지이자 남방한계선이기 때문에 유전자원 보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설악산 대청봉 눈잣나무 집단은 설악산 지역에서 가장 넓게 분포하고 있어 1987년부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자생지에서 눈잣나무 어린나무는 설치류, 잣까마귀 등이 솔방울(구과, 毬果)을 섭식하거나 자생지인 고산지대에 바람이 강하게 불어 번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른나무도 최근 기후위기로 급격하게 쇠퇴 중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눈잣나무의 복원을 위해 2011년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와 협업해 설악산 눈잣나무 집단의 유전자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현지 외 보존 전략을 마련, 구과보호망을 이용한 안정적인 종자 수집 방법과 증식 방법을 개발했다.

구과보호망을 이용해 수집한 눈잣나무 종자를 파종, 증식한 후 선별된 눈잣 어린나무를 대청봉 인근의 훼손지 복구 지역에 심은 후 어린 눈잣나무를 강한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나무 사이에 방풍책 역할을 할 수 있는 털진달래를 식재했다. 그 결과 털진달래 방풍책은 약 20∼30%의 바람 감속 효과가 있었으며, 이 지역의 어린나무는 약 50%가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방풍책이 없는 곳의 어린 눈잣나무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식재 후 6개월 이내에 모두 소실돼 털진달래 방풍책이 눈잣나무 초기 활착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개발한 방풍책을 이용한 관리기술은 기후변화 취약수종이자 멸종 위기인 눈잣나무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맞춤형 보존기법 중 하나로, 눈잣나무 뿐만 아니라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주목 등 아고산지역의 멸종위기 침엽수종에도 확대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효인 산림생명정보연구과 박사는 “이러한 보존 기술은 눈잣나무 자생지 복원에 있어서 유의미한 결과이며, 부처 간 적극행정을 통한 성과”라고 전하며, “앞으로도 국립산림과학원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우리나라 유일의 설악산 눈잣나무가 기후변화 등 환경악화로 인해 급속히 쇠퇴하지 않도록 상호협력 하에 지속가능한 보존관리를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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