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작년까지만 해도 몰랐다. 마스크 없이 집밖을 나갈 수 없을 줄은.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만큼, 매일 매일 쓰레기로 버려진다.

마스크는 가장 중요한 필터를 비롯해 안감과 겉면 모두 폴리프로필렌이라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다. ‘잘’ 버리지 않으면, 바다에 흘러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망가뜨리게 된다.

뿐만 아니다. 코로나19 치료와 예방을 위한 각종 방역물품 대부분 일회용품이며, 이는 재활용이 될 수 없는 말 그대로 ‘폐기물’로 전락한다. 그렇다고 쓰는 걸 줄일 수도 없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포장과 배달이 늘어나면서 일회용품 사용은 급격하게 늘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대안은 이를 텀블러 사용하기나 다회용기 사용하기와 같은 개인의 양심과 행동에만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한계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을까? 정부는 ‘그린뉴딜’을 외치며 기후위기와 코로나19에 맞서겠다고 한다. 하지만 ‘일회용품 사용’과 ‘폐기물 배출’을 줄이거나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제대로 분리배출이 이뤄지지 않은 플라스틱 및 일회용품은 그대로 쓰레기로 매립될 수밖에 없다. 이에 환경부에서 내놓은 대안 중 하나는 재활용품 비축창고를 증설하는 것이다. 민간에서 수거해가기 어려운 재활용품을 정부가 대신 보관 및 처리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한 방안일 뿐 장기적으로 폐기물을 관리하고 순환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보이지 않는다.

과거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었던 당시에는 ‘빨아 쓰는 마스크’에 주목했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논리가 적용됐을 땐 주목받았던 기술이,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되자 안중에도 없어졌다.

처음부터 방역물품을 제작할 시점부터 환경을 고려하고, 또 일회용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또한 사용자 양심에 맡기는 대책이 아닌, 제도와 정책을 통해 기업이 친환경적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경제논리에 따른 단기적 해법이 아닌 근본적 대안을 제시해야 할 주체이다. 바이러스로 촉발된 사회적, 경제적 위기는 지금 다가왔지만, 그 뒤에 이어질 기후위기를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후위기까지 고려한 장기적 해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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