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자 서유구의 전통농법 현대 도시텃밭에 적용한다
실학자 서유구의 전통농법 현대 도시텃밭에 적용한다
  • 이수정 기자
  • 승인 2020.09.02
  • 호수 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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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도시농업에 옛 ‘견종법’ 재해석
사계절 내내 다양한 작물 재배 제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재배지에 텃밭 모형 조성
'견종법'을 활용한 도시텃밭 모델 ⓒ농촌진흥청
'견종법'을 활용한 도시텃밭 모델 ⓒ농촌진흥청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200년 전 한국의 전통농법이 현대의 도시농업에 적용되면서 부활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제안한 농법을 오늘날 도시민의 요구에 맞게 재해석한 ‘한국 전통 농업 모델’을 개발했다.

일찍이 서유구는 중국 대전법에서 착안한 농법을 조선의 풍토에 맞게 심화시켜 .농촌경제 정책서인 ‘임원경제지(1827년)’에 밭고랑을 의미하는 ‘견(畎)’과 씨앗을 뜻하는 ‘종(種)’을 합친 ‘견종법’을 제안했다.

‘골 재배법’ 혹은 ‘골 뿌림법’으로 불리는 ‘견종법’은 밭을 두둑과 고랑으로 나누고 봄부터 가을에는 두둑에, 농사가 어려운 겨울에는 고랑에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이다. 추운 겨울 두둑 흙을 덜어 고랑을 덮어줌으로써 보온 효과를 얻고, 가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이 새로 개발한 ‘한국 전통 농업 모델’은 견종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친환경 도시 텃밭이다. 옛 견종법과 달리 두둑과 고랑에 작물을 동시 재배하도록 고안했으며, 특히 기존 도시 텃밭보다 고랑 폭을 2배가량(60∼90cm 정도) 넓혀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겨울을 비롯해 사계절 내내 텃밭에 작물을 심어 가꿀 수 있도록 알맞은 식물 조합도 제시했다.

두둑에는 ▲봄․가을에는 상추․부추․대파․배추 ▲겨울에는 무․갓․시금치 등 채소류와 바질․오레가노․차이브․매리골드․한련화 등 허브와 화훼작물을 심는다. 고랑에는 ▲봄․가을에는 옥수수․메주콩․메밀 ▲겨울에는 보리․밀 등 밭작물을 심으면 된다.

서유구가 제안한 작묘법. 1묘(畝;땅 넓이의 단위, 곧 30평)에 고랑과 두둑을 약 30cm(1척) 너비와 깊이로 각각 3개씩 만든 뒤 3견(畎;3개의 고랑)을 만들어 고랑에 줄뿌림하는 방식으로 대전법과 달리 정확한 치수를 제안했다. ⓒ농촌진흥청
서유구가 제안한 작묘법. 1묘(畝;땅 넓이의 단위, 곧 30평)에 고랑과 두둑을 약 30cm(1척) 너비와 깊이로 각각 3개씩 만든 뒤 3견(畎;3개의 고랑)을 만들어 고랑에 줄뿌림하는 방식으로 대전법과 달리 정확한 치수를 제안했다. ⓒ농촌진흥청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묘법- 3견의 전통농법을 재현하되 깊이갈이를 하여 고랑에서 자라는 작물 뿌리가 쉽게 뻗어 나갈 수 있도록 고랑의 규모를 2배로 크게 했으며 텃밭의 이용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재배기술을 적용했다. ⓒ농촌진흥청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묘법- 3견의 전통농법을 재현하되 깊이갈이를 하여 고랑에서 자라는 작물 뿌리가 쉽게 뻗어 나갈 수 있도록 고랑의 규모를 2배로 크게 했으며 텃밭의 이용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재배기술을 적용했다.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작물을 함께 심었을 때 서로가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동반식물’도 소개했다. 이를 텃밭에 적용하면 보기에도 좋고, 식물 사이의 생육 촉진과 병해충 예방, 잡초 발생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상추·차이브를 함께 심으면 차이브에서 나오는 특정 성분이 상추의 진딧물을 예방한다. 부추·바질의 경우 바질의 리나롤(Linalool) 성분이 부추의 애벌레, 진딧물 등 병해충을 유인한다. 식물이 잘 자라 는 덕분에 잡초가 돋아나는 면적이 줄어든다.

농촌진흥청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용 재배지에 전통 농법을 활용한 도시 텃밭 모형을 9.9㎡(3평) 규모로 조성했다.

아울러 텃밭 모형을 영상으로 만들어 농촌진흥청 ‘농사로 누리집’ 등 온라인상에 공개해 도시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할 계획이다.

정명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장은 “역사․문화적 의미를 지닌 옛 농법을 널리 알려 도시농업의 다양성과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국조경신문]

이수정 기자
이수정 기자 grass999@latimes.kr 이수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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