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산악열차가 건설되면 안 되는 이유…산사태 등 재해 가능성 짙어
지리산에 산악열차가 건설되면 안 되는 이유…산사태 등 재해 가능성 짙어
  • 이수정 기자
  • 승인 2020.08.12
  • 호수 5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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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대책위 생태조사단 GIS 분석 보고서서
“급경사지 관통 열차구간 56% 넘어
회남재 인근 경사도 최대 34°” 위험 경고
지리산산악열차가 들어서는 형제봉활공장 ⓒ지리산아미안해행동
지리산산악열차가 들어서는 형제봉활공장 ⓒ지리산아미안해행동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최근 집중 폭우로 섬진강이 범람해 물에 잠긴 구례와 화개장터에 안타까움이 향하는 가운데 하동군이 추진하는 지리산산악열차가 기후위기로 인한 산사태 등의 재해에서 안전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동군이 지난 6월 산림관광 상생조정기구 한걸음모델로 선정되면서 추진된 ‘알프스 하동 프로젝트’는 공공 150억 원, 민자 1500억 원 등 1650억 원을 들이는 산악관광개발사업으로, 악양-형제봉을 잇는 2.2㎞ 길이의 모노레일, 형제봉-도심마을을 잇는 3.6㎞ 길이의 케이블카, 삼성궁-형제봉 간 15㎞의 산악열차 건설이 주된 내용이다.

지난해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 산림휴양관광특구지정 방안이 발표되면서 각종 규제조항의 해소방안이 검토되고 특구지정에 따른 관련법의 국회 입법이 추진되면서 탄력 받았다.

군은 지난해 12월 ‘규제 특례를 통한 산림휴양 관광 시범사례’로 선정된 데 이어 산지 활용 규제에 대한 특례를 적용해 규제를 완화하는 산림휴양관광진흥법 제정이 추진되면서 국립공원에 인접한 지리산에 산악호텔과 산악열차 길이 열렸다.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는 스위스 융프라우를 벤치마킹한 산악관광사업으로, 한국판 뉴딜정책에 따라 현재 강원도에서도 추진 중이다.

지리산형제봉활공장 모습
지난 1일 촬영한 지리산형제봉활공장 모습

산림사면 급경사지 넓게 분포해 산사태 도사려

지난달 출범한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원회(대표 박남준) 생태조사단에 따르면, 산악열차가 건설되는 원강재-회남재, 회남재-청학동 구간에는 산림사면 급경사지가 넓게 분포돼 있다.

생태조사단이 작성한 ‘지리산산악열차 대상지역 GIS 분석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산악열차 구간 중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능선을 관통하는 형제봉활공장-원강재 구간 비율이 5.1%로 나타났고, 그 외 산림 사면의 급경사지를 관통하는 구간(원강재-회남재, 회남재-청학동)이 약 56.6%를 차지하고 있다.

지리산산악열차 노선 주변 500m 이내의 경사도를 DEM(Digital Elevation Model)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원강재-회남재 구간의 경우 20~30°의 급경사지가 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구간에도 15° 이상의 경사지가 넓게 분포하고 있다.

현재 산지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경사도에 따른 개발을 제한하고 있고, 지자체마다 차이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20~25° 이상은 개발이 불가능하다.

보고서에는 회남재 인근의 지형단면도를 분석하면서 산악철도를 건설할 경우 산사태 등 안정상 취약하다는 결론을 냈다. 최대 약 34°까지 분석돼 산지관리법과 관련해 적용되는 개발 제한 기준 25°를 크게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산악열차 노선 주변 500m 범위의 표고를 보면, 케이블카가 시작하는 시점은 200m 이하의 저지대에 분포했지만, 산악열차가 시작되는 구간은 1000m 이상의 고지대로 나타났다. 그 외 구간도 600~800m의 고지대가 대부분으로 분석됐다.

지리산산악열차 구간 주변 500m 지역 생태·자연도
지리산산악열차 구간 주변 500m 지역 생태·자연도(자료제공 정태준)

형제봉활공장 북사면~회남재~청학동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

“자연환경 보전 및 복원 원칙” 지켜져야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국가의 자연환경과 생태현황을 등급화한 생태·자연도 분석에서도 산악열차 노선 주변 500m에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 전체의 약 33.5%, 2등급 지역은 60.5%로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자연환경보전법 시행령을 보면 개발사업에 대한 협의를 할 떼에는 생태자연도 1등급권역의 경우 자연환경의 복전 및 복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형제봉활공장의 북사면은 물론, 시루봉 주변과 회남재, 산악열차 노선이 끝나는 청학동 주변까지 1등급 권역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악열차로 인한 소음이 반달곰 서식지 파괴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짙다. 지리산국립공원에는 지난 2004년부터 반달가슴곰복원사업으로 반달곰 서식지와 동면굴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산악열차가 끝나는 지점인 청학동에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리산산악열차에 의한 소음 모델링(자료제공 정태준)
지리산산악열차에 의한 소음 모델링(자료제공 정태준)

지리산 국립공원 인접 불과 500m…야생동식물서식지 파괴

산악열차 건설, 반달가슴곰복원사업과도 상충

지난 1일(토) 형제봉활공장에서 만난 정태준 생태조사단 단장은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서 2019년 발간한 ‘급구배 추진시스템 핵심기술 개발 최종보고서’를 보면 산악열차의 구간별 소음이 최대 소음이 90dB이라 돼 있다. 모델링은 지형영향이 고려가 안 된 것으로 실제 소음은 더 크다. 녹지지역은 55dB이 기준값인데 이를 넘는 90dB은 산업재해 수준의 소음이다. 겨울잠을 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반달곰의 번식이나 행동생태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며 “가까운 곳은 200m에 불과하다, 산악열차로 인한 소음이 국립공원 내부 생태계까지 미칠 것”이라 우려했다.

이어 무엇보다 환경부에서는 반달가슴곰복원사업이 진행되는데 지자체에서는 산악열차가 건설되는 것이 모순이라 꼬집었다.

최지한 대책위집행위원장은 개장 한 달 만에 지지대 침하 등의 사고가 잇따른 해발 959m에 건설된 문경 단산 관광모노레일 사례를 들며 “형제봉 산악열차와 유사한 형태의 사업이 문경 단산 모노레일이다. 단산 모노레일은 지난 4월 말에 개통했는데 5월 중순 고장 나서 잠정 중단했다”며, 하동군이 (1650억 원을 들여) 어마어마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 예상하는데 건설 이후 환경훼손이나 경관, 유지관리비용에도 끊임없이 투자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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