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시대] 실내정원, 식물과 함께 산다는 것
[조경시대] 실내정원, 식물과 함께 산다는 것
  • 한승원 객원 논설위원
  • 승인 2020.08.03
  • 호수 5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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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농촌진흥청 도시농업과 농업연구사
한승원 농촌진흥청 도시농업과 농업연구사

[Landscape Times]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식물을 가까이에 두고 살고 있다. 때로는 오염된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기 위해, 때로는 단절된 물순환을 위한 매개체로, 최근엔 반려식물로서 사람들의 동반자 역할까지…

코비드19 바이러스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져서인지 실내식물을 찾는 사람들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코티지정원이 처음 생기게 된 이유가 흑사병이 만연하던 시기에 전염병으로 불안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다. 향기가 나는 허브나 구하기 쉬운 야생화들을 심으면서 시작된 정원에 관한 관심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반갑다.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식물을 보고, 자연을 느끼며 다른 형태의 여유를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식물에 대한, 자연에 대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는 듯하다.

2000년대 초 아파트 발코니에 화단을 만드는 경우 발코니를 1.5m에서 2m로 확장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져 아파트 모델하우스마다 다양한 정원을 선보였던 적이 있었다. 실내에서식물을 가까이에 놓고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하는 화단이라는 서비스 공간의 도입은 실내조경이라는 업역이 생길 정도로 매우 고무적이었다. 이후 새집증후군 개선, 전자파 차단, 원예치료 등 실내조경의 다양한 기능성에 관한 연구·보고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적인 그린인테리어 설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살아있는 식물을 생활공간 가까이에 두게 되는 실내정원의 설계는 기능과 디자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항상 어렵다. 오염된 실내공기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식물을 많이 놓을수록 효과적이겠지만 식물을 너무 많이 조성하면 사람에 따라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미니멀한 스타일의 실내공간에 어울리는 식물이지만 쾌적한 환경 조성 효과는 낮을 수 있다. 색깔 있는 식물이 어울리는 공간이지만 빛이 부족하면 제대로 색이 나타나지 못한다. 실내정원의 최적 설계에서는 한 가지 기능을 목적으로 조성하는 경우라도 다른 기능들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생활하는 실내공간 체적에 2% 이상을 식물에게 할애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공간 체적에 8% 이상을 식물로 채우면 심리적으로 축축함, 답답함의 정도가 높아져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내 스타일과 거주자·이용자의 생활방식에 맞는 기능성 정원을 설계할 때,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조도, 온도변화 등 해당 공간환경에서 생육이 가능한 식물 선발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실내 2% 정도의 식재공간에 잎이 최대한 겹쳐지도록 밀도를 높여주면 4%~5%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생육환경이 맞는 공간에서 식물이 잘 자라 여러 장의 잎이 나도록 하는 것이 여러모로 경제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분명히 희끗희끗 무늬가 있는 스킨답서스로 우아한 벽면정원을 만들었는데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모두 초록색으로 변한 잎이 목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다.

실내정원의 기능과 디자인, 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살아있는 식물이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식물은 광합성작용을 통해 미세먼지를 흡수․흡착하게 되는데, 같은 식물이라도 빛 환경, 수분(토양)환경 등의 조건에 따라 광합성효율이 3배에서 9배까지 차이가 난다. 특히 식물은 생육환경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기공을 닫는다. 식물도 생명인지라 스스로 살길을 찾기 위한 방어작용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기공을 닫았으니 미세먼지를 끌어들여 흡착하는 것부터 어려워지게 된다. 다양한 식물이 각각의 환경에 심긴실내정원을 스마트하게 관리하는 기술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가까이 있는 실내정원을 스마트하게 관리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다양한 변수들이 얽혀있어 관계를 찾아내는 게 복잡하기도 하지만, 가까이 있어 식물 상태의 변화가 눈에 더 잘 보이는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물을 주고 조명을 켜주고 하는 일을 그냥 사람이 하면 안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서 자주 보면 아무래도 그 사람의 상태를 더 잘 알 수 있듯, 식물들도 시간을 두고 관심을 가지고 자주 보살피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 가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내마음속 불안함을 잊을 수 있는 이 모든 것이 실내정원의 통합적인 기능인데 말이다.

[한국조경신문]

한승원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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