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산업은 설계와 시공, 자재 등 각 분야가 균형있게 성장해야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점점 시공분야는 3D업종으로 전락하고 있으며, 설계와 자재 쪽으로 우수 인력의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조경산업을 기형적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문건설협회 조경협의회가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경자재업체 대표단을 초청하면서 꺼낸 이야기들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들로 상생의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공업체가 설계에 반영된 특정 브랜드(조경시설물) 자재를 구입할 때, 선급금을 지급하면서도 마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식재에서 남긴 이윤으로 시설물 적자를 메꾼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러나 이 문제를 바라보는 이해당사자들의 진단은 서로 다르다.
자재업체들은 원인으로 조경공사 재하도급 시스템 및 저가 수주를 꼽았고, 문제를 제기한 시공업체들은 낮은 설계가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설계업체의 배려도 부족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경공사의 재하도급이나 저가 수주 관행이 원인이라는 일부 조경자재 대표단의 주장은 우리나라 건설공사 시스템과 시장원리를 애써 무시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런 인식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또 천차만별인 시공업체의 사정에 맞는 이익 보장을 위해 무한정 설계가격을 높이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어찌보면 이해가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며 맞닿기 어려운 지점에 놓여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시스템을 바꿔 ‘특정 브랜드 제품을 꼭 써야 하는 경우에는 처음 설계때부터 지급자재로 잡아 분리발주 근거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런 공동의 과제를 풀기 위해서 지금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구가 부재하다는 사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여러 사람들이 제안했던 것처럼 환경조경발전재단이 공익적인 목적을 가지고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업계 발전의 동력을 만들어주는 게 바람직하겠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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