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티원카페 2층 내부에서   ⓒ지재호 기자
부산 티원카페 2층 내부에서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각 도의 지리를 기록한 <동국여지승람>을 보면 “동국의 남산에 명산이 있고 그 산에 50여 척 높이의 거암이 자리하고 있다. 바위 한 가운데 샘이 있는데 물빛은 금색이고 물 속 범천에 고기가 놀고 있었다. 그리해서 산의 이름은 금정산으로 하고 절을 범어사라 한다”고 기록돼 있다.

부산의 자랑인 범어사 아래로는 금정산 둘레길이 이어져 있고 편백나무 숲길이 길게 자리해 있다. 알다시피 편백의 피톤치드 방출량은 폭포수와 같아서 그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두통이 없어질 정도로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이런 곳에 티원카페가 자리해 있어서인지 주말에는 발 디딜 곳도 없고 자리 확보도 쉽지 않을 정도란다. 편백숲이 바로 옆에 있어 상쾌한 공기는 기본이고 루프탑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막힘없이 남산동 일대가 시원하게 보일정도다.

때문에 해가 질 무렵이면 젊은 연인들로 북적이며 인증사진을 남기기에 바쁘다. 티원은 공간마다 테마별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메인 건물 1층과 2층은 심플하게 공간 구성이 돼 있고 벽에는 그림과 그 아래에는 클래식한 가구들로 인테리어를 꾸며 카페라기보다 갤러리에 방문한 듯하다.

신복순 대표는 지난 30년째 조경인으로서 조경시설 디자인, 건축디자인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래서인지 카페 외부에 조성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은 연신 감탄사를 자아낸다. 특히 벽에 걸린 그림들은 신 대표의 아내가 직접 그린 그림들로 채워져 있는데 점과 선, 면, 색채 등 밝고 경쾌해 강한 에너지를 담을 수 있다.

 

부산 티원카페의 앤 가든  ⓒ지재호 기자
부산 티원카페의 앤 가든 ⓒ지재호 기자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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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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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공간인 ‘앤 가든’에는 빨간 머리 앤과 과묵하고 소심하지만 앤의 조력자인 매튜 할아버지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이 그려진 벽화가 유쾌하게 해 준다. 그와 동시에 떠오르는 앤의 대사가 있다. “왜 여자가 남자를 기다려야만 해? 남자에게 키스하고 싶으면 그냥 내가 하면 안돼?”라는.

왜 이 말만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문득 다시 생각났다.

앤 가든은 절묘하게 중앙에 단풍나무 한 그루가 자리하고 있고 그 주위로 억새가 심겨져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게 마치 유럽의 스트리트 카페를 연상시킨다. 티원의 외부공간은 대부분 동쪽 편백숲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데 음악이 따로 필요치 않다. 이유는 흐르는 계곡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물소리가 있기에 음악은 오히려 노이즈에 가까울 정도다. ‘부스스’거리며 바람에 흔들리는 편백의 소리,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까지 하모니를 이뤄 자연이 오케스트라가 되는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해 준다.

[한국조경신문]

 

부산 티원카페 외부 테라스와 편백나무 숲  ⓒ지재호 기자
부산 티원카페 외부 테라스와 편백나무 숲 ⓒ지재호 기자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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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티원카페 M층 내부   ⓒ지재호 기자
부산 티원카페 M층 내부 ⓒ지재호 기자

 

갤러리처럼 그림과 부띠끄한 인테리어들이 눈에 띈다  ⓒ지재호 기자
갤러리처럼 그림과 부띠끄한 인테리어들이 눈에 띈다 ⓒ지재호 기자

 

부산 티원카페 외부 전경    ⓒ지재호 기자
부산 티원카페 외부 전경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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