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사립식물원·수목원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목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디지털화된 운영시스템을 담은 ‘사립수목원 스마트화 서비스 플랫폼 구축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상시적인 경영악화에 처한 사립식물원·수목원이 국공립식물원·수목원과 차별되면서도 식물자원 보존 등 식물원·수목원 역할을 부각하려면 “스마트화된” 체계의 운영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자구책에서 마련됐다.

우선 천리포수목원, 울산테마수목원, 기청산식물원, 평강식물원, 상효원, 고운식물원 6개 사립식물원·수목원이 본 사업에 참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된 세상도 한몫했다. 수십 년 자생식물 연구 및 수집, 보존에 몸담았던 1세대 사립식물원·수목원은 존폐위기까지 내몰린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정자금지원 정책에 사립식물원과 수목원이 포함됐지만 기청산식물원의 경우 지속적인 적자운영으로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사업에 대한 추경 예산 편성을 위해 박완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안한 상태다.

본 사업을 제안한 이은실 기청산식물원 부원장은 식물수집, 보전, 증식, 전시 등 공익적 기능을 다하는 공공재로서 사립식물원·수목원의 위기를 우려하며 “수목원 본연의 업무보다는 생존을 위해 조경수 판매, 식당, 카페 운영 등등 식물원 운영 외적인 방법으로 필사적으로 재정을 마련하여 버티기를 해온 지 20여 년이 지났다.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막대한 국가예산들이 국공립수목원 조성에 투입, 이제는 사립수목원의 숫자보다 국공립수목원의 숫자가 훨씬 많아져 이는 국가적으로는 큰 성장이요 발전이라고 볼 수 있으나 국공립수목원의 광대한 규모와 화려한 시설, 싼 입장료 덕분에 사립수목원들은 매년 가시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해갈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비쳤다.

이어 “사립식물원이 점점 국민들과 멀어지고 있다. 사립수목원 중 수목원 기능을 보존하고자 하는 곳이 몇 군데 없다. 수목원 인증을 받았지만 수목원 색을 빼 테마파크로 바꾸려 한다. 재미 위주로 먹고 놀고 자는 공간으로 수목원으로 바뀌고 있다”며 “원래 수목원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게 종 보존, 식물연구 통해 기초과학으로 자리 잡게 하는 역할이다. 나아가 교육, 체험, 수목원전문가 양성, 멸종위기식물·특산식물 보존 등 다양한 공공의 역할이 있는데 이 기능들이 국민에게 친숙해져야 한다는 취지로 스마트화 서비스 플랫폼 구축지원사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립수목원 스마트화 서비스 플랫폼 구축 지원 사업’은 사립수목원으로 정식 등록된 수목원 중 코로나19로 관람객이 급감한 수목원을 대상으로 하며, 포스트코로나시대에 걸맞는 가이드프로그램의 디지털화, 방문객과 수목원 간 양방향 소통시스템 등 다양한 스마트 식물원 프로그램 전략으로 꾸려졌다.

무엇보다 전체 수목원의 공통 정보와 수목원마다 차별화된 정보를 동시에 구현하는 네트워크인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각 식물원의 특성화된 콘텐츠, 방문자들의 식물원에 대한 욕구와 접근성에 초점을 맞췄다. 백과사전식 식물정보 제공에서 나아가 방문객별 맞춤형 서비스와 각 식물원의 고유한 스토리텔링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유된다.

이를 위해 ▲연구자료, 기록, 사진자료 등의 데이터가 모바일, 데스크탑과 공유되는 클라우드 서버 구축 ▲개별 수목원들이 보유한 식물 정보의 콘텐츠화 ▲방문자 계정화를 통한 마케팅 ▲반응형 페이지 구성, QR 코드인식 등을 통한 콘텐츠 공급 ▲계정을 보유한 사용자의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는 콘텐츠의 소셜화 ▲클라우드 서버를 통한 사용자 간 식물기반 콘텐츠 공유 등으로 개발됐다.

본 사업은 6개 참여 수목원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전국 사립식물원·수목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기청산식물원을 비롯해 사립식물원·수목원들은 이같은 내용을 담아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와 함께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산림청에 공식적으로 등록, 지정된 사립수목원은 울산 테마식물수목원, 세종 베어트리파크, 경기도 한택식물원·평강식물원·아침고요수목원·들꽃수목원, 강원 한국자생식물원·제이드가든, 충남 천리포수목원 등 26개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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