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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세계무형문화유산포럼 석학초청 특별강연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생태다양성과 문화다양성, 무형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이 코로나19로 촉발된 팬데믹과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으로 제시됐다.

2020세계무형문화유산포럼 석학초청 특별강연이 지난 7일(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번 특별강연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태적 전환과 무형유산의 미래’를 주제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강연을 한 뒤 천진기 전 국립전주박물관장과 대담을 이어갔다.

최재천 교수는 “코로나19를 종식시키기 위해 백신 개발에 몰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화학적 백신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행동 백신과, 근본적으로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생태 백신’이다. 자연을 그대로 두면 야생동물에게 있던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옮길 일이 없다”며 먼저 생태 백신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기후위기’다. 최 교수는 “바이러스는 인류를 멸종시키지 못하지만 기후변화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도 멸종시킬 것이다”고 경고하며, “기후변화로 인해 사라지는 생물 다양성이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생물 다양성은 생태계 건강의 지표임, 우리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이다”고 말했다.

생태 백신을 무형문화유산의 관점에서 해석한 천진기 전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오랜 시간동안 인간이 자연의 재료를 이용해 필요한 것은 만들고 그것이 전승되고 유지된 인류의 무형문화유산 역시 생태적 백신에 해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예를 들면, 자연에서 얻은 재료만을 활용한 천연염색과 의복은 궁극적으로 자연으로 돌아가 순환하지만 화학약품을 사용한 옷들은 쓰레기가 돼 자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동안 자연과 함께 살아오며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을 현대 과학으로 해석하고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도 있다.

최재천 교수는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의 태스크포스 팀 중 ‘무형문화유산’을 다루는 팀을 예로 들며, “생물다양성을 연구할 때 현대과학적 방법론도 있지만, 예부터 전수된 로컬의 지식도 있다. 이는 무형문화유산인데 이를 연구하고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를 듣고 굉장히 감명받고 자랑스러웠다”며 무형문화와 생명 다양성 연구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다양성’의 가치가 이렇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종으로 구성된 생태계는 외부 충격에도 잘 견디며(저항력), 또 빠르게 회복(회복력)할 수 있다. 즉, 생태계 다양성은 곧 건강함을 의미한다. 이를 문화적 관점에서 해석한다면,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는 문화가 외부 충격으로부터 잘 견디고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강연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이번 강연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과 생물의 다양성이 곧 건강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는 가을에 열릴 ‘세계무형문화유산포럼’에 주요하게 반영될 것 같다”고 예고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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