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시시각각 변화하는 야생의 시공간을 정원에서 실현하면서 자연에 가장 가까운 정원을 만드는 피트 아우돌프의 ‘자연정원’ 디자인을 엿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자연정원을 위한 꿈의 식물’은 여러해살이풀 운동을 이끌며 자연주의 식재철학을 선도한 피트 아우돌프와 헹크 헤릿선의 ‘꿈의 식물’ 초판(1990년)을 지난해 다시 발행한 개정판이다. 개정판 편집에는 자연주의 식재이론을 널리 알린 노엘 킹스버리가 관여했다.

책은 뉴욕 하이라인 등의 공공정원 연출로 이름 난 세계적인 정원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와 환경운동가이자 정원디자이너인 헹크 헤릿선이 오랫동안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쌓은 ‘자연정원’의 집합체다. 아우돌프는 마른 열매와 여러해살이풀로 매력적인 가을경관, 꽃이 없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정원일 수 있음을 헹크 헤릿선과의 대화를 통해 자연주의 식재디자인을 완성해나갔다.

개정판에는 책이 발행된 당시와 비교해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며 개선 보완한 식물목록과 함께 공공정원에 식재 가능한 여러해살이풀의 폭이 얼마나 넓어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사진들을 추가하면서 아우돌프 식재디자인의 변화과정도 발견할 수 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됐는데, 먼저 1장에서는 20여 년간 쌓은 지은이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180여 속 750여 종의 여러해살이풀과 관상용 그라스 식물목록을 소개했다. 헹크 헤릿선의 오랜 파트너이자 사진가인 안튼 슐레퍼스의 식물사진과 헹크 헤릿선의 식물해설도 이어진다.

2장에서는 활용법을 다루며, ‘꿈의 식물’인 여러해살이풀을 이용해 기후나 토양 등의 환경, 형태미, 분위기, 색감 등 다양한 주제의 ‘자연정원’ 제안들을 담았다.

식재 도면과 식물 조합을 수록한 3장에서는 아우돌프와 헤릿선의 식재디자인 도면 예시를 수록해 누구나 쉽게 응용할 수 있도록 조화로운 조합을 전하고 있다.

지은이 피트 아우돌프는 자연주의 식재 디자인의 트렌드를 주도한 네덜란드 출신의 정원디자이너로, 유명한 뉴욕의 하이라인을 비롯해 시카고의 루리가든, 하우저앤드워스 ‘아우돌프 필드’ 등 다수의 공공정원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헹크 헤릿선은 피트 아우돌프와 함께 ‘더치 웨이브’를 이끌었던 정원디자이너로 1981년 우베르란던 지역의 개발을 막기 위해 환경운동을 펼쳤다.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정원을 조성하는 아우돌프 식재디자인의 철학적 기반을 제공했다고 평가받는다.

옮긴이 오세훈, 이대길, 최경희는 아우돌프의 자연주의 식재디자인에 매료, 지난해 상영된 다큐멘터리 영화 ‘다섯 계절 :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의 자막작업을 함께 한 바 있다. 이들은 각각 식재디자이너, 정원사, 개인정원가로 활동하며 식물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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