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건의 대형공원이 지역 명망가들의 뜻에 따라 사회로 기증됐다.

그중 하나는 4월22일 개장한 안양시 삼덕공원인데, 전 삼덕제지 안양공장 부지(2003년 기증 당시 300억원대)를 전재준 회장이 안양시에 기증하였고 안양시는 이를 122억원의 예산으로 공원을 조성해 화답한 것이다. 86세의 전 회장은 개장식에서 “지난 40여 년간 공장을 경영하면서 먼지와 소음을 내뿜으며 많은 불편을 주어 미안하게 생각했는데 안양시민들에게 돌려주는것이 당연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재준 회장은 삼덕공원 외에도 성균관대에 시가 50억원에 이르는 임야를 기증해 기부문화를 확산시킨 장본인이기도 했다.

또 하나는 6월28일 개장한 대전 유림공원으로, 유성구청은 부지를 제공하고 계룡건설 이인구 명예회장이 1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한 내용이다.
이인구 명예회장은 어느 강연장에서 자신의 꿈을 ‘8888-999’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뜻은 “미수인 88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듯 구구구 뿌려주고 가는 것”이라고 한다.
지역의 존경받는 명망가들이 거액의 사재를 털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만들도록 기부했다는 사실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조건 없는 기부의 대상이 ‘공원’으로 확대되면서, 본격적으로 시민을 위한 공원을 기부하는 분위기로 성숙했다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개발사업의 조건으로 녹지대 및 공원 조성 등의 공공시설에 대한 기부채납도 점점 관례화되고 있다. 그만큼 지자체에서도 도시공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부 받은 공원을 기부자의 뜻에 따라 시민들이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것이다. 기부받은 공원을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해 나갈 것인지와 또 기부자에 대한 예우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공원 기부문화가 더욱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부금액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 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공원의 작은 소품, 나무 한그루라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면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기부문화를 승화시키려는 노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논설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