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농부의 씨앗 3개
[김부식 칼럼] 농부의 씨앗 3개
  • 김부식 본사 회장
  • 승인 2020.05.06
  • 호수 5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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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 본지 발행인
김부식 본지 발행인

[Landscape Times] 계절의 여왕답게 5월은 푸르고 화사하다.

이미 많은 새싹들이 땅을 박차고 나와 연초록의 세상을 만들고 있어 생명과 희망을 잉태하고 있다. 부지런한 농부는 이미 많은 씨앗을 뿌려놓았고 논농사를 위한 볍씨도 파종을 끝내고 못자리로 향할 준비도 끝났다.

현명한 농부는 씨앗을 심을 때 달랑 1개만을 뿌리지 않는다. 자신의 몫으로 수확할 부분은 1개이지만 2개를 더하여 3개를 심는다. 추가로 심은 것 중 한 개는 새를 위한 것이고 다른 한 개는 땅 속의 벌레를 위한 것이다.

간단히 생각해도 다른 생물들과 더불어 사는 농부의 넉넉한 마음을 읽을 수 있는데 좀 더 살펴보면 서로 돕고 사는 공생관계로 해석할 수 있다.

하늘을 나는 새는 새싹이 자라서 수확 철이 되면 그 열매를 먹게 된다. 그 열매는 새의 양식이 되지만 열매 속의 씨앗은 식물의 지속가능한 번식을 약속하며 새의 배설물과 함께 멀리 멀리 전파가 된다. 이로써 인간은 하나를 내주고 열을 얻게 된다.

땅 속을 기어 다니는 벌레를 하찮은 미물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그 역할 또한 대단하다. 농부의 벌레를 위한 씨앗 덕분에 성장하는 벌레는 땅 속을 헤집고 다니면서 뿌리호흡을 위한 공극을 만들어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상의 생육환경을 만들어 준다.

이처럼 농부의 씨앗 3개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보장한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그런데 어려움이 깊어져서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던 대한민국 사회 분위기가 공생을 위한 힘이 더해지다 보니 극복과 승리의 에너지로 보상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 이유는 묵묵히 사명감으로 봉사하는 의료인과 공직자, 자원봉사자 그리고 우리 국민의 선진 시민의식이 발휘된 덕분이기도 하다.

조경분야의 위기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는 분위기다. 오랫동안 이어지는 임업분야와의 대립은 아직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고 조경만의 전문분야로 생각했던 생태와 경관, 정원 등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이미 잠식된 지 오래다. 조경이라는 전문분야가 타 분야의 진입장벽이 낮은 상태가 됐다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미래에 대응하는 조경전문가 집단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많다.

과거 조경공사업의 특수건설업 시절과 조경수재배 포지(圃地)의 제한이 있던 시절에 기득권을 가진 조경업은 호경기를 구가했고 개발도상국의 특성에 따른 건설업호황에 힘입어 조경도 순풍에 돛단듯 지나 왔지만 지금은 이러한 양력이 없는 상태가 됐다.

그래서 현대조경은 변화무쌍한 현대사회에 대응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절실하게 요구 된다.

조경인이 씨앗을 더 뿌려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 지난 주 한국조경학회와 한국행정학회가 협업을 하자는 MOU가 체결됐다. 이를 계기로 각종 정책수립에 많은 기여를 하는 행정학자들이 조경을 바라보는 시각이 새로워졌다고 한다. 새로운 씨앗이 하나 심겨졌다.

다가오는 2022년은 한국조경학회 설립 50주년이며 IFLA(세계조경가협회)대회가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해가 된다. 50년 전 조경학회가 생기고 조경학에 입문한 조경인들의 노고와 성취를 보면 자부심을 갖게 된다. 30년 전 서울과 경주에서 개최된 IFLA대회는 대한민국 조경발전의 기폭제가 됐다. 그리고 다시 조경의 대국민 홍보와 조경르네상스의 절호의 기회가 오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코로니19 사태는 조경분야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조경인도 농부처럼 조경의 씨앗을 1개 말고 3개 이상을 뿌려서 사회 공생의 환경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한국조경신문]

김부식 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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