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평생을 토종자원을 지키며 씨앗을 수집해온 안완식 박사가 30여 년의 씨앗기행을 다룬 책을 발간했다.

안완식 박사는 1985년 농촌진흥청에서 당시 직제에도 없었던 유전자원 연구부서로 발령나며 국내·외 종자의 수집·보존·평가에 관한 연구 책임을 맡아왔다. 그때부터 농가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토종종자를 수집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근무하던 7000여 명의 농촌지도사를 동원해 1년 간 1만 733점의 토종종자를 수집했다. 이 때 수집한 토종유전자원은 현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보본 중인 토종자원의 근간이 됐다. 특히, 1985년 충주댐과 안동댐 수몰지역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씨앗을 보존하기 위해 ‘토종종자수집단’을 꾸려 토종자원 63종을 지켜내기도 했다. 농촌진흥청 재직 시절 유전자원과가 수집한 국내외 총 14만7192점의 유전자원 중 토종 3만3686점은 귀중한 자원이 됐다. 은퇴 이후에도 민간활동을 통해 꾸준히 발품을 팔며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총 4453점을 수집할 수 있었다.

책은 평생을 토종씨앗과 인연을 맺어온 지은이의 씨앗수집 여정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책은 볼리비아가 원산지며 무려 감자 야생종이 61여 가지인 토종감자의 기원, 일본 생물자원연구소 종자은행에서 발견한 완주 봄쌀보리, 일본 오까야마 대학에 보존돼 있는 토종보리, 히말라야가 고향인 우리 종자의 재발견 등 전 세계에 퍼져있는 토종유전자원 수집에 관한 기행문이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에서는 흩어져있는 우리 씨앗을 수집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씨앗에 얽힌 역사와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지은이는 휴전선 인근 포천 냉정마을의 ‘봄팥’, 진주 남강 수몰지역에서 찾은 ‘진주대평무’, 강화 교동면의 ‘오가피콩’ 등 농가 대대로 전통방식으로 보존해온 27곳의 씨앗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사라져가는 토종씨앗의 소중함을 전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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