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도시생태계 중심 ‘생태적 저관리형 옥상녹화’ 제시
기후변화 대응…도시생태계 중심 ‘생태적 저관리형 옥상녹화’ 제시
  • 이수정 기자
  • 승인 2020.04.01
  • 호수 5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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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옥상녹화 미세먼지 원인
설계·시공·유지관리 가이드라인 시급
신축건물 옥상조경 조항 강화해야
옥상정원 ⓒZinco
옥상녹화 ⓒZinco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코로나19에서 보듯 밀집된 도시일수록 재난의 피해는 더욱 커진다. 빠른 속도로 전 세계를 강타한 바이러스처럼 자연의 영역을 파괴한 인류의 개발행위는 기후변화라는 자연의 역습으로 되돌아왔다. 또한, 급격한 도시화는 지난해 역대급 미세먼지를 유발시켰다.

녹지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대도시에서의 옥상녹화 확대가 미세먼지 저감, 기후변화에 대한 대안으로 절실해지는 가운데 「서울특별시 옥상녹화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달 6일(금)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서울시 건축물은 100% 지원, 자치구와 공공기관 건축물은 70%, 가로구조물은 100% 이내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민간건축물 지원한도도 기존 50%에서 70%까지 보조금이 늘어난 것이다. 이번 개정안으로 옥상녹화 지원대상별 보조금 비율이 상향되면서 옥상녹화 확보가 기대되고 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의 자연자원 면적은 약 38.4%며, 실제 도시생활에서 체감도가 높은 주거·상업지 내 녹지를 비롯해 옥상녹화, 벽면녹화 등 다양한 인공지반에서의 녹화를 고려하면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원은 시 전체 면적의 40%다.

김진수 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이자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은 그 중 옥상녹화에서 도시생태계의 경쟁력을 꼽는다. 그동안 옥상녹화 방향이 막연히 도시의 녹화공간 확대나 유휴공간의 이용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환경공익적인 기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옥상녹화는 비용 대비 효율이 큰 편이다. 무엇보다 물 부족 시대 빗물저장, 증산작용을 통한 도시 미기후 조절 기능, 수분 증발 통해 주변온도 저하기능 등 기후와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전 세계에서 국가 단위로나 지자체 단위로나 이렇게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옥상녹화 지원안을 통과시킨 사례는 처음이다”면서 “미세먼지 피해가 심각하고 도시화의 집중도가 심해 열섬현상의 피해가 어느 곳보다 심한 서울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피해를 예방하고 지금까지와 달리 옥상녹화 효과를 판단한 서울시의 선제적 대응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자체의 제도적 지원에도 옥상녹화 조성 후 지속적인 유지관리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결국 유지관리가 안 돼 방치된 옥상녹화 공간이 미세먼지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관리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생태적 저관리형 옥상녹화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조례를 바꾸거나 예산 확보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시공하고 유지관리하게 하는 방안들이 필요하다. 의도와 과감한 예산투입 면에서 성공적이었지만 실제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드러났다. 예전에 시공된 옥상녹화가 철거되고 있다. 방수부터 철거까지 비용이 더 든다. 옥상녹화는 건물 수명과 같이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건축주가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되는, 유지관리가 세밀한 설계보다 지속가능한 저관리형 설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금까지 옥상녹화 주요기능 중 하나인 이용형 또는 공간 활용에 주목했지만 이제 일부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면적은 환경적, 에너지 절약적 기능이 충분하면서도 비용 부담이 덜한 생태형 옥상녹화(저관리· 경량형 옥상녹화)를 권장한 것이다. 그는 이러한 기능들이 발휘되려면 배수판 등 물 저장 기능이 있는 시설물 사용을 유도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김진수 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
김진수 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

아울러, 신축건물에 대한 옥상녹화 조항도 강화돼야 한다며 “신축건축물에 하늘에서 보이는 옥상을 모두 녹화하는 조례나 법안 통해 토지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의 발생을 원인자부담이나 수혜자부담이라는 관점으로 지속적으로 녹화면적을 늘려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건축물에 가까스로 기준만 맞춰 설계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과거에는 주로 간단한 법적조경 및 지상조경이 많았으나 지금은 옥상조경 등 특수조경 설계비중이 높아져서 쉽게 설계를 할 수 없다. 이러한 설계는 부실한 시공으로 이어져 하자발생률을 높이고 옥상녹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낮추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옥상녹화 설계부터 시공·유지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시급한 실정이다. 김 대표는 옥상조경에 대한 설계, 시공, 유지관리에 대한 독일 FLL 가이드라인처럼 실무위주의 이해하기 쉬운 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기존 서울시 가이드라인이나 2012년 국토해양부 발행 건축물녹화설계지침이 있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조례가 제대로 시행되려면 시와 인공지반녹화협회와의 협치가 중요하다. 옥상녹화 설계기준 및 권장설계도서 작성이나 보급, 행사, 강연회, 워크숍 등이 실제로 실행될 수 있는 실질적 예산과 후속조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서울시 담당부서의 인력확충이나 지원이 따라야 한다”면서 “35억 예산으로 도시미기후 개선이나 미세먼지저감 등의 옥상녹화효과에 대한 큰 기대를 할 수 없으므로 추가적인 예산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고 이번 조례안을 비평했다.

한편, 인공지반녹화협회는 인공지반녹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인공지반에서의 정확한 설계 및 시공, 감리를 위한 제도개선, 회원사들의 기술개발, 인공지반의 효과에 대한 홍보,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WGIN(World Green Infrastructure Network)와 협의해 2022년 한국에서의 국제대회 개최를 논의 중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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