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공원 트러스트운동 선언과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남공원 트러스트운동 선언과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 ⓒ한국내셔널트러스트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시민단체들이 용산구 소재 한남공원부지 앞에서 지난 12일(목) ‘한남공원 지정 80주년 한남공원 지키기 트러스트 운동 선포식·협약식’을 가졌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서울환경운동연합, 한남공원지키기주민모임 3단체가 참여해 ‘한남공원 트러스트운동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한남공원은 다가오는 7월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실효 위기에 처한 공원 중 하나다. 한남공원이 남산과 한강을 잇는 생태축 위에 있어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자, 서울에서 보기 드문 평지형 공원부지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20년 도시공원일몰제로 해제되는 서울시 공원 중 사유지가 40.2㎢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면적을 매입하기 위한 13조 7122억이라는 막대한 비용과 도시공원의 운명을 소유주와 자치단체의 결정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는 현실을 극복하고자 트러스트운동을 선택했음을 밝혔다.

이들은 “시민주도의 도시공원 확보를 위해 시민성금으로 우선 매입할 대상을 한남공원부터 시작할 것이며, 향후 한남공원 트러스트운동을 위해 다양한 시민모금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한남공원부지의 99.1%는 부영건설이 소유하고 있으며, 토지의 지목 또한 제1종주거지역이기에 공원이 실효됨과 동시에 고급주거시설의 개발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한남공원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 종합대책에 따른 우선보상대상지역으로 결정했으나, 현재 시와 용산구의 보상비 마련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현재까지 보상대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용산구는 2015년 8월 21일 서울시에 재원확보 방안을 수립해달라는 공문을 시작으로 총 7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예산 전액 지원을 요청했다. 서울시는 타 자치구와의 형평성 문제를 얘기하며 전액 시비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으나, 지난 2월 10일 용산구에 보상심의 자료제출과 실시계획인가 시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시달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용산구와 서울시가 공방을 벌이는 동안 공원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은 무수히 허비됐고 이제 단 110일의 시간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밝히며, 시민의 힘을 모아 트러스트운동을 통해 시민들의 녹지공간 확보와 생태축 복원을 위해 힘쓸 것이라 말했다.

한편, 한남공원 인근 생활권 공원면적은 1.3㎡로 서울시 평균에 비해 12배나 협소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한남공원이 주택밀집지역 내 위치하고 있어 한강과 용산공원, 남산과 연결되는 녹지축으로 복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공원으로 지정된 80년 동안 서울시민이 밟아보지 못한 불행한 역사의 현장이라는 점도 시민주도 도시공원 확보 이유 중 하나다. 1940년 공원지정과 1951년 ‘캠프 니블로 배럭스’ 부지로 이용됐고 1979년 미군기지가 철수되었지만, 공원부지에 미군주택이 지어졌다. 이 과정에서 45,000㎡이던 공원면적이 28,197㎡로 축소된 바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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