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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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Times]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면서 우리나라가 드디어 문화강국이 됐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영화산업과 문화를 주도한다는 아카데미상 심사위원(각계각층의 8천명)의 투표로 결과로 나온 수상이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한국문화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이었던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며 문화강국의 소원을 표현했다. 문화라는 용어는 한마디로 정의하기에는 범위가 너무 크다. 서양의 문화(culture)는 라틴어 ‘colore’에서 유래한 단어로 재배하거나 경작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 의미로 문화는 해당 지역에 애당초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위적 현상이나 사물이 변화와 진화를 거쳐서 습관과 전통 그리고 역사로 남아있는 현상이라고 본다. 사물 자체를 문화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진달래문화라는 용어가 성립이 안 되고 정원문화라는 말이 더 타당하기 때문이다.

반면 문명은 인간이 살면서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무리를 이루어 조성한 물질적, 정신적 결과로 농사, 문자, 제도, 계급과 기술, 도시 등을 꼽을 수 있다. 세계 4대문명이 발생한 지역의 공통점은 농업이었으며 여럿이 모여 살다보니 제도가 생겨서 지도자가 탄생했고 문자와 도구사용을 하게 됐다.

이렇게 보면 문화는 문명을 구성하는 요소로 볼 수 있는데 그렇지만 두 용어는 상하관계가 아니고 재료와 제품처럼 뗄 수 없는 관계로 해석된다.

한류문화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류문화를 이끄는 대중문화(드라마, 음악, 영화, 게임 등 문화콘텐츠)가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지역의 사회적 문화현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금 지구촌의 젊은 청춘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은 한 때 세계 대중문화를 이끌던 영국의 비틀즈와 비견하고 있으며 그들이 만들어가는 음악세상이 젊은이들의 습관을 바꾸고 역사가 되고 있으니 대단한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구 선생이 생존해 계신다면 지금의 대중문화를 보고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한반도에서 발생하고 유행을 이끌고 있는 한류문화를 지극히 높은 문화의 힘을 지니게 됐다고 기뻐할까? 아마도 김구 선생은 기분 좋은 미소는 지을지언정 지극히 높은 문화의 달성은 아니라고 할 것 같다.

그 이유는 지극히 높은 문화란 다방면의 문화가 골고루 높은 수준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중문화는 세계 최고의 수준인 반면 다른 분야는 아직 부족한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에 창궐하고 있다. 지금 우리 국민에게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이 요구되지만 극히 일부 국민의 무개념 위생문화 탓에 전 국민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금의 사태지만 이번 위기를 넘기면 세계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뉴욕타임즈의 분석이 있듯이 우리민족은 여러 차례 어려움을 극복한 DNA가 있다. 코로나19가 아무리 무섭다하지만 건강한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고 있다. 면역력이 강하면 코로나바이러스가 활동을 못하기 때문이다.

녹색문화를 생각해 본다. 녹색공간에서의 행동과 습관은 정신적 물질적 면역력을 창출한다는 것은 이제 누구라도 잘 안다. 맑은 공기가 존재할 때 맑은 공기의 중요성을 간과했지만 황사를 비롯한 환경오염이 발생하는 지금은 맑은 공기를 생산하는 녹색공간이 너무 소중하게 여겨진다. 녹색공간에서 만들어진 행동과 습관이 녹색문화로 형성된다.

국가정책 중 조경정책이 만드는 녹색공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이 땅에 녹색문화를 비롯한 여러 문화가 성숙해지면 대한민국은 문화와 문명이 강한 나라로 남게 된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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