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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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성북구 돈암동 성신여대 정문 부근에 위치한 ‘숑디 인 오하라(Xiongdi in Ohara)’.

시쳇말로 요즘 핫(Hot)하다고 하길래 궁금해서 찾았다. 처음에는 숑디 인 오하라라는 상호명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숑디이고 오하라인지에 대해.

단순한 필자의 머리로는 답을 낼 수 없어 일단 무작정 찾아가 봤다. 참고로 필자가 꾸며가는 ‘그곳에 가면’은 사전 연락이라는 것은 없다. 그냥 끌리는 방향으로 장소로 간다. 때문에 기사가 매주 실리는 것이냐고 물어보는 지인들도 있는데 말 그대로 그곳에 가면이다. 가면 게재한다는 뜻이다.

입구에 들어서 간판을 보고서야 이마를 때려본다. 숑디는 중국어로 ‘형제’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오하라는 일본 교토 북동부에 위치한 이끼정원으로 유명한 마을을 의미하고 있었다.

외벽은 꾸민 듯 안 꾸민 듯 하지만 화살나무 한 그루만으로 여백을 채웠다. 집 앞 골목길을 연상케 하는 길을 따라 카페에 들어서니 동공이 확장됨을 느낀다. 어디서 본 듯한 구조의 건물과 마당에 놓인 화단, 중정으로 뚫려 있었을 공간을 온실처럼 덮어 버렸다. 빛이 부족하지도 않고 자연광만으로도 충분해 보이는 소박한 공간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오픈한 지 5년째인 이곳은 원래 순두부집이었다고 한다. 대로변까지 문이 이어져 있었으나 아늑한 골목길을 만들기 위해 문의 위치를 안으로 끌어 들이면서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렸다.

이곳은 김수형·강예리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회계를 전공한 강예리씨가 플로리스트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조경가에게 배움을 얻으면서 식물과 관련된 일을 하길 원했다.

이에 성동구 지역에서 이미 카페를 운영하던 남편 김수형씨가 아내를 위해 정원카페를 하자고 권했고 이곳에 정원카페를 열게 된 것이다.

“전체적으로 공사를 직접 총괄했고 우리의 손을 대부분 거쳤다. 화단이 있던 곳은 높게 방처럼 돼 있었기에 현재의 모습처럼 만들기 위해 모두 파내고 배수시설 등을 만들어 화단을 조성했다.”

김수형 씨는 건축을 전공했다. 때문에 어떤 공간으로 만들고 건축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이미 스케치가 돼 있었다. 개점 후 2년 동안 흡연공간으로 이용되던 공간은 아내의 식물작업실로 활용하면서 또 다른 볼거리와 이색적인 공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낯설지 않게, 그러나 조금 더 익숙하기에 어느 공간에 앉아서 담소를 나눠도 둘만의 대화에만 몰입될 수 있도록 했다. 식물은 나쁜 공기만 흡수하지 않는다. 소리까지 흡수하기에 연인들의 대화는 다른 주변인들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는다. 중앙 화단에는 흰 벤자민 한그루가 버티고 있다. 그 옆으로는 마로니에가 외롭지 않게 해 주고 그 아래는 넝쿨식물과 소나무 분재가 묘하게 어울리고 있다.

그리 넓지 않은 한옥이라는 공간을 개조해 만든 숑디 인 오하라는 덮어버린 마당 천정을 제외하면 실내는 한옥 건축물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박공형 지붕 구조에 서까래가 ‘나 한옥이야’ 티를 내고 있기에.

누구나 아는 프랜차이즈 커피 상호가 넘쳐나는 성신여대 앞에서 한옥이라는 독창적인 공간에 정원을 옆에 끼고 있으니 심리적으로 여유가 차고 넘치게 한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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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흡연공간이었던 곳을 3년 전부터 아내의 식물공작소로 이용되고 있다. ⓒ지재호 기자
원래 흡연공간이었던 곳을 3년 전부터 아내의 식물공작소로 이용되고 있다. ⓒ지재호 기자

 

 

 

 

흰 벤자민과 덩쿨의 초록이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 준다.  ⓒ지재호 기자
흰 벤자민과 덩쿨의 초록이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 준다.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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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구조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외벽이 오히려 복잡함을 정리해 준다. ⓒ지재호 기자
한옥의 구조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외벽이 오히려 복잡함을 정리해 준다.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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