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며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전문가라고 말한다.

한 때 야매라는 말이 어느 직종에서든 돌아다녔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문가들의 어깨너머로 배운 잔기술들을 가지고 지역사회를 돌며 수익을 얻는 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사회는 한 때 무자격자들, 즉 야매에게 쌍꺼풀 수술을 했는데 눈이 안 감기거나, 타일을 붙였는데 며칠 후 다 떨어지는 등 많은 문제로 뉴스를 장식하곤 했다.

왜 이들을 찾는 것일까? 이유는 하나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단지 싸다는 이유로 미용실에 근무하는 원장에게 눈을 맡기는 무지도 서슴없이 저지른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이 있다. 의사와 약사들이 ‘꿍짝’해서 자기들 밥 그릇 챙기기 위해 만든 표어라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왜 전문가들이 필요한 지에 대해서 말이다.

오는 3월 경 건설생산체계 개편안이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그 중심에는 업역규제 폐지와 업종 개편이 있다. 지난 13일(목) 조경식재·시설공사업협의회 정기총회에서는 업종 개편에 관한 얘기들이 나왔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얘기들이 나오지 않아 조금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국토연구원의 국토정책 브리프에 따르면 업종체계 개편의 경우 분쟁이 잦고 전문성이 낮은 업종 또는 업무 내용의 유사성과 중·소 건설사업자의 지원을 고려해 업종 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위기감을 갖고 있는 조경식재·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는 통합에 대해 반반의 견해를 보이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으로 갈리고 있다.

회장단은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회원사들의 내적 방향을 읽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조경계 관계자는 “찬성한다는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면 완전히 잘 못 알고 있더라. 그래서 제대로 설명을 해 주면 ‘반대’로 돌아선다. 그만큼 건설생산체계 개편에 대한 정보가 무지한 상태”라며 혀를 내둘렀다.

식재와 시설물설치공사가 유사하기 때문에 통합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전혀 맞지 않다. 그렇다면 전문성이 낮을까? 조경산업을 두고 전문성이 낮다는 말을 하기에는 설득력이 없다. 대학에서 조경을 가르치는 학과가 있고 그에 따른 국가기술자격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정말 문제라면 ‘조경’에 대해 알리지 못한 기성세대들에게 책임이 있을 것이다. 공간을 다루고 있음에도 ‘나무를 심고 전정하고 판매하는 사람들’로만 인지하게 만든 책임. 전문가 대접을 받지 못하게 한 책임 또한 크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찬반을 가리기보다 득실을 따져보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미래 후학들에게 원망을 받지 않을 것이다. 아파트 건설 파티에 휩쓸려 낙불사촉(樂不思蜀)했다면 이제는 각주구검(刻舟求劍) 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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