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공원땅 ‘방귀 한방’으로 고민 해결
굳은 공원땅 ‘방귀 한방’으로 고민 해결
  • 장석봉 기자
  • 승인 2009.07.01
  • 호수 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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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공기 땅속 분사…산소·비료 동시 공급
토양개선·수분흡수·미생물 증가·뿌리 활성화
[기술과자재] (주)일암 '폭기식 심토파쇄기'

수원의 한 공원에 산책 나온 시민들이 신기하다고 모여들고 있다.
 

▲ 토양파쇄기(IA-1000) 소형경량 작업용이.

빨간 경운기에 달린 기계가 “다다다닥” 소리를 내다가 잠시 후 땅이 ‘들썩’ 거리더니 뽀얀 연막이 피어오른다. 산책 나온 시민들은 궁금증으로 하나 둘 물어본다. “이게 뭐하는 기계입니까?” 궁금한 시민의 질문에 작업자는 잠시 일손을 멈추고, “아! 이거요, 일거양득이지요. 땅도 살리고, 나무도 살리고…”

바로 수원시청이 공원 내 단단하게 굳어진 토양을 부드럽게 하고, 잔디나 조경수목이 올바르게 생장할 수 있도록 토양환경을 개선해주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주)일암이 개발한 ‘심토파쇄기’인 이 기계는 노즐기능이 있는 굵고 긴 쇠침(노즐)을 지표 50-60cm 밑으로 꽂은 뒤 콤푸레샤 압력을 이용해 압축공기를 일시에 분사함으로써 반경 2-4m 안팎의 땅이 ‘들썩’ 거리며 돌처럼 단단하던 토양도 잘게 부숴 새로운 공극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때 비료나 석회를 함께 분사하게 되면 토양을 중성화 시키거나 시비를 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도시공원이나 녹지에서는 이미 사람들의 빈번한 출입, 기타 자연현상으로 인해 점점 땅이 단단해지는 경화 현상과 산성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토양이 숨을 쉬지 못하고 수분을 흡수하지 못함으로써 각종 병해와 고사율 증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토양환경 개선기인 ‘폭기식 심토파쇄기’이다. 96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이 제품은 3년의 연구 끝에 99년에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였으며 2005년에는 ‘농업기계화시책 농림과제’로 선정돼 본격적인 보급이 추진돼 왔다.

농기계 전문 생산기업인 (주)일암과 농촌진흥청 농업공학연구소, 성균관대 생명공학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산기술연구소 등이 3년간 산ㆍ학ㆍ연 공동연구를 마치고 지난해 자주식 심토파쇄기 IA-6000을 출시하게 됐다.
 

▲ 토양파쇄기(IA-2000)

(주)일암에서 ‘심토파쇄기’를 총괄하고 있는 장이현 이사는 개발 배경에 대해 “자연과 인간에 의한 토양 다짐으로 뿌리에 산소 공급이 차단되고, 뿌리가 상층으로 발달하면서 영양소 공급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 “토양에 공극이 유지되면 자연스러운 영양 흡수가 돼 뿌리 발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공기 역학에 중점을 두면서 개발하게 됐다”며 “공기 폭발은 뿌리의 근본을 절단하지 않고 잔뿌리에 충격을 주어 새로운 영양소를 공급받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출시되고 있는 심토파쇄기들은 여러 기종이 있으나 쟁기 형태의 진동형 및 여러 날을 붙인 트랙터 견인식으로 하우스 토양에는 적합하지만, 작업시 표토가 훼손돼 공원 및 가로수에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뿌리가 절단돼 가로수 및 조경수, 잔디 등에 피해가 우려돼 적용이 어려웠다.

원래 (주)일암의 심토파쇄기는 과수, 하우스 등 농업 분야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장비다. 그만큼 과수 등의 작물은 조경수목에 비해 심토파쇄기를 사용할 경우, 작물의 생육발달과 과실의 질과 양 등 작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토양파쇄기(IA- 3000)

김천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배 과수원에서 수확한 직후와 이듬해 봄 두 차례 2m 간격으로 폭기식 심토파쇄기를 이용해 땅을 부순 결과를 비교해 봤을 때 깊이 20~50㎝대에서 토양의 단단한 정도가 3~5㎏/㎠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공극률이 높아져 물 빠짐과 뿌리 호흡이 좋아졌음을 뒷받침한다.

과수원에 있어서 폭기식 토양파쇄기의 경제적 효과로는 석회 및 인산의 전층시비로 감비가 가능해 에너지 저투입 농업이 가능하고, 고정 비용은 발생하나 수량이 증가하여 1ha당 3백36만8640원의 경제적인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익분기 규모는 0.35ha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제품을 조경 분야에서 주목받게 된 계기는 수원시청 공원관리팀 직원 차선식 씨가 올해 봄 수원시 농업기술센터 활용사례를 살펴보고 공원 분야의 숙원과제였던 경화토양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부터다.

차선식 씨는 “심토파쇄 후 빗물 흡수력에서 큰 효과를 보였다”며 “식물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갖고 있는 빗물을 직접 뿌리에 전달시킬 수 있고, 지하수와 빗물의 통수 작용을 도와 하천오염도 줄일 수 있어 1석3조의 효과를 기대하게 됐다”고 말한다.

또 함선규 에이엠 잔디연구소장은 “물리적 심토파쇄가 잔디 관리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추후 잔디 곰팡이병 및 토양에서 오는 병충해 예방 및 치료에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 토양파쇄기(IA-6000)

심토파쇄기는 이러한 기계적인 기술과 성능, 그리고 경제성을 인정받아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신규지원 대상 기종으로 선정됐으며, 그동안 농업계 과수 및 하우스 토양관리에 1만여 대가 공급돼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도 지난 10여 년 개발기간 동안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어려움을 이겨내고서야 탄생할 수 있었다.

장이현 이사는 “얼마 만큼의 공기압을 토양 내에 가해 주는 게 적정한 지에 따른 데이터 수집이 어려웠다”고 말하고 “원리 적용이 잘 안돼 외부 사양이 커질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안고 시행착오를 수없이 반복했다”며 그동안 고충을 토로했다.

공동연구에 참여했던 각 기관들의 어려움도 컸다.
농촌진흥청 농업공학연구소는 부품 하나하나를 피로시험을 하고 부분적으로 시험기를 별도 제작하여 수많은 부품을 시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성균관대에서는 3D 모델링 작업과 땅속에서 공기이동과 분체이동을 모델링하기 위한 많은 착오를 겪었다고 한다. 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산기술연구소 역시 묘목의 뿌리 발달 변화와 산림토양의 적용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한 실험 작업에서 수많은 난관을 넘어야만 했다.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기술적으로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부 부품에 대한 국산화를 위한 추가 연구개발, 과수원용지보다 경화정도나 면적이 큰 조경 분야에 최적화된 성능의 보완이 있으며, 마케팅적으로는 수요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지원금 제도의 활용과 공동구매나 공동사용 방법의 활성화, 기계경비와 작업량 등의 데이터를 계량화하여 품셈으로 제공하는 작업 등을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 시대를 맞아 ‘폭기식 심토파쇄기’를 활용해 공원녹지가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하게 되면, 도시생태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 (주)일암 031)317-1962 www.il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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