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역 태양의 정원
종각역 태양의 정원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어둡고 우중충한 지하에서 푸르른 정원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식물을 키우기 위한 햇빛과 바람, 온도 등 관리여건을 지하에 조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햇빛이 들어오는 ‘지하정원’이 있다. 지난 12월에 막 생긴, 종각역 태양의 정원이다.

태양의 정원은 종각역 종로서점 옆 지하공간을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소규모 공연, 청년창업 지원 공간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꾸며낸 제법 규모있는 정원이다.

자연채광 제어기술로 햇빛을 모아 내보낸다

햇빛은 지상의 8개의 집광부가 태양의 움직임을 쫓아가며 햇빛을 모아 렌즈를 통해 지하로 내려 보낸다. 이렇게 모인 자연채광은 육각형 모양으로 배치된 등에서 뿜어져 나온다. 나머지는 LED로 채광을 보조한다.

태양의 정원을 관리하는 가드너는 “실제 자연채광이 내리쬐는 구역은 따듯하다”고 말했다. 이 가드너는 태양의 정원에 일주일에 5번 출근해 정원을 보살피고 가꾼다.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는 이 가드너가 식물을 돌보고 물을 주며, 죽어가는 식물은 없는지 살펴본다.

가드너가 태양의 정원을 관리하고 있다
가드너가 태양의 정원을 관리하고 있다

2월부터 일을 시작했다는 태양의 정원 가드너는 “현재 이 정원의 식물들도 적응하고 있는 기간이다. 지금은 많이 죽기도 했지만, 여름이 지나고 1년이 넘으면 식물들도 이 곳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고 말했다.

태양의 정원은 분지처럼 땅이 움푹 들어가 있는 공간에 조성됐다. 통풍이 좋은 여건은 아니었지만, 바람은 끊임없이 불어왔다.

태양의 정원
종각역 태양의 정원

지하정원에는 유자나무, 금귤나무, 레몬나무와 같은 과일나무도 심겨있다. 대롱대롱 달린 노란열매들이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쪽에는 튤립이 막 자라고 있었다.

태양의 정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한 시민은 “추운 지하공간에 정원이 있다니 놀랍다. 봄이 오고 날씨가 따듯해지면, 정원도 더욱 풍성해졌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조경신문]

종각역 태양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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