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본지 발행인
김부식 본지 발행인

[Landscape Times] 세상의 모든 재화의 가치는 화폐로 평가받는다. 가치가 높으면 가격이 비싸고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으면 값이 싸기 마련이다.

재화의 가치에 알맞은 적당한 가치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에 들어선 우리 사회에서 이따금씩은 그런 상식이 무너지고 있어서 사회적인 문제로 연결 된다.

돈 몇 푼 아끼려다가 더 비용을 지불하게 되고 신용도 떨어지고 결국은 산업이 무너지고 설자리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대한민국 도로의 보차도 경계석의 경우가 그렇다. 지난 수십 년간 보차도 경계석은 콘크리트 성형 제품이 주종을 이루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용양이 대폭 줄어서 찾아보기가 흔치 않다. 그 이유를 찾아보니 콘크리트 경계석의 품질이 조잡하고 내구성이 짧아서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할 수가 없는 제품이라고 낙인이 찍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중국산 화강석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콘크리트경계석 제품은 규격과 품질을 유지하지 못하면 퇴출된다는 운명을 맞이하고 말았다.

가격이 저렴한 공산품만 찾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덤핑수주에 의한 원가보전 욕망이고 둘째는 무조건 많이 남고보자는 이기적인 상술이고 셋째는 기업윤리를 저버리는 몰염치한 상혼 때문이다.

공산품에는 여러 가지 관리 시스템이 있다. KS제품 같은 규격인증을 비롯해서 많은 인증제도가 있어서 생산자의 우수제품에 대한 보증을 정부에서 해주고 있으며 공산품품질관리법이 있어서 공공의 이익과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그 공산품의 품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조경분야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조경식재공사에서 조경수목이 설계규격에 안 맞거나 건강하지 못하면 해당 나무를 현장에 식재하면 안 된다. 조경시설물공사도 제품의 품질 수준이 떨어지거나 조악하면 그 제품을 시공하면 안 된다. 너무 상식적인 이야기라서 진부하지만 일부 현장에서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여 상식이 허물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 전 아파트현장에 시공된 보도포장재가 입주한지 얼마 되지 않아 표면이 벗겨져 나가는 사례가 발생했다. 마치 앞서 거론한 콘크리트경계석 표면이 부슬부슬 떨어져 나가듯이 말이다. 입주민의 민원으로 문제가 커질 것 같은 상황이 되자 시공사는 바닥재를 모두 걷어내고 다시 규격화된 제품으로 다시 시공해주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시공자에게는 가격경쟁력 위주로 재료를 선택하면 더 큰 손해가 된다는 교훈으로 남겼지만 소비자에게는 엉터리시공사라는 각인을 시켜주는 오점이 남았다.

성형수술을 의사에게 받지 않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비 의료인에게서 수술을 받았다가 낭패를 본 뉴스를 가끔씩 접한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듯이 조경자재도 정부로부터 인정받고 디자인이 제대로 된 제품을 사용해야 하겠다. 수준 이하의 재료 선택은 대형 재난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덤핑수주라는 말도 없어져야 하겠으며 이윤추구를 위한 극한의 원가절감만 내세우는 발주자와 수급자의 인식전환이 요구되어 진다.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은 없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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