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새해가 오면 최신 기술이 집합하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가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성황리에 마감된 CES에서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전자, 가전제품과는 동 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 ‘농업’이 올해 화려하게 떠올랐다. 팜테크 스타트업인 엔씽의 ‘플랜티 큐브’가 CES 2020 스마트시티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것이다.

수직농장이 있기 전, 스마트화분이 존재했다. 책상 위에 화분 하나씩 두거나 집안의 화분을 이용해 인테리어하는 플랜테리어족에게 유용하게 사용됐다.

작은 화분의 단위가 이제는 더 커졌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농업과 스마트기술이 접목된 ‘팜테크’가 현재 어디까지 와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이 내놓은 플랜티 큐브는 모듈형 수직농장이다. 컨테이너에 작물이 효과적으로 자라는 온도와 습도, 조도를 자체 운영시스템으로 자동 조절한다.

병렬로 연결하면 넓은 밭이 되고, 수직으로 쌓아 올리면 벽이 되기도 한다. 환경만 제대로 조성되면 연 13회까지 수확도 가능하다고 자랑한다.

플랜티 큐브의 용도가 어디 농업뿐일까. 꽃을 키우거나, 언제나 24시간 완벽한 시들지 않는 실내 정원을 만드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열섬현상이나 미세먼지 대안으로 부상 중인 실내 수직정원이나 벽면녹화 역시 이러한 팜테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미 수직정원은 자동 관수 시스템으로 번거로움 없이 쉽고 간편하게 관리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여기에 플랜티 큐브와 같은 스마트기술들이 접목된다면, 중간에 죽은 화분을 갈아줄 필요성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

또 한국에서 재배가 불가능 했던 해외 품종도 사계절 내내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직접 손으로 흙을 만지고 물을 주고 가꾸는 ‘아날로그’ 방식과 스마트폰과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관리하는 ‘디지털’ 방식이 마치 대립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뒤집어 생각하면 어떨까. 디지털 방식을 통해 어디서나, 쉽고 더 많이 정원과 농장들을 도심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갖을 수 있다면 결국 전체 시장의 파이도 커질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일상 속에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조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도구가 된다는 면에서, 도심 속 농업과 기술의 성공적인 결합을 응원한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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