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열리는 장터 '화들장'과 건강한 농산물로 요리하 밥상 공동체 '동네부엌'을 운영해온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이 거점공간으로 이용해온 커뮤니티센터를 오는 3월 26일 위탁운영 종료를 맡게 됐다.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
매주 화요일 열리는 장터 '화들장'과 건강한 농산물로 요리하는 밥상 공동체 '동네부엌'을 운영해온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이 3년 동안 거점공간으로 이용해온 커뮤니티센터를 오는 3월 26일 위탁운영 종료를 맞게 됐다.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도시농업으로 유기 순환하는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도시민들에게 알리면서 도시형 농부시장 등 다양한 도시공동체 운동을 벌여온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선정)이 도시농업활동 거점으로 활용해온 터전을 잃게 됐다.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은 소농과 도시민을 연결한 직거래 장터 ‘화들장’, 건강한 농산물로 요리하는 밥상공동체 ‘동네부엌’ 등 금천구에 있는 금나래중앙공원 커뮤니티센터를 공유공간으로 삼아 3년 동안 자력으로 다양한 도시농업 프로그램을 위탁 운영해왔다.

특히, 매주 화요일 도시공원에서 열리는 장터 ‘화들장’은 소농과 도시민이 공원에서 만나 건강한 먹거리를 알리는 데 주민이 주도한 도시농업 현장으로 평가 받았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로 지속적인 생산·소비활동의 장으로써 장터에서 나아가 농산물을 매개로 도시민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고 함께 먹는 밥상 공동체로 발전하며 도시농업을 매개로 한 새로운 공동체 모델을 제시했다.

오는 3월 26일 위탁 종료를 앞둔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의 김선정 이사장은 “도시농업을 조경이나 원예 쪽으로 생각하는 분들은 환경개선사업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도시민이 식물과 채소를 키우는 데서 나아가 주민 스스로 행동하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화들장을) 시작했다. 식물을 키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건강한 식생활을 알려주는 시스템, 특히 도농상생 기능이 크다. 도시에서 농업을 살려야한다고 얘기할 수 있는 그룹이 도시농부다. 그런 의미에서 직거래장터를 펼치고 도시농부들이 키우고 만든 음식을 소개했다. 지역에 마을 부엌이 있긴 한데 아직 건강성까지 접근하지 못한다. 도시농부 역할은 경작부터 식탁에 올리는 모든 과정에 있다. 그간 활동의 성과다”고 평가했다.

소농과 도시민이 대화하는 장터 '화들장'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
소농과 도시민이 대화하는 장터 '화들장'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

이처럼 커뮤니티센터는 ‘화들장’의 연장으로서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도시농업 교육의 장이자 주민 공동체 활동공간이다. 김 이사장은 “이렇게 공원을 장터로 운영하는 건 처음이다. 주1회 여는 장이 없다. 아파트 부녀회에서 장은 일주일에 한번 열려 단골도 많다. 그런데 (도시농업단체는) 왜 안 될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매주 강행하는 이유는 부엌이라는 공간과 연결하기 위해서다. 장을 봐서 부엌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생각했다. ‘화들장’이 사라지면 우리가 추구했던 맥이 끊어질 것이라는 고민 끝에 ‘화들장’을 지켜보자. 싸우더라도 하던 장터는 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화들장’은 비예산 위탁운영이라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주민 주도의 공원이용 사례로 남는다. 김 이사장은 “보는 공원이 아니라 누리는 공원”을 지속하기 위해 그동안 지역주민들의 부엌 공동체 거점공간이었던 커뮤니티 센터 대관을 구상 중이다. 그는 “3개월 전 위탁운영 종료를 통보받았다. 금천구민들의 아쉬움이 크다. 원래 커뮤니티센터 중심으로 한 사업이라 ‘화들장’을 못 하겠다 생각했지만 센터 밖에서 추진할 수 있다. 커뮤니티 센터는 구청이 직영한다고 하는데 공간 운영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말해주지 않았다. 동네 부엌을 살리기 위해 토론회도 진행했다. 커뮤니티센터를 매주 대관해 운영할 수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도시농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행정이 일관된 정책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간이 예산도 없이 3년 동안 운영했다. 그런데 구청은 운영에 대한 특별한 계획도 없고…도시농업 생태계를 다 흔들어 버렸다. 지속적인 정책 연결이 필요하다. 구청장이 바뀌면서 단절되고…주민들이 협동조합까지 만들었는데 행정이 보조해주지 않으면 활동은 좌초되고 힘들어진다. (관의) 필요에 의해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것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끝으로, “도시농업이 도시텃밭을 만들면서 퍼져나가는 건 긍정적이지만 공동체 운동으로 시작한 도시농업은 기능적인 활동만으로는 (지속하기) 어렵다. 주민공동체 조직하는 일을 행정이 풀지는 못한다. 커뮤니티 센터는 공원녹지과에 속해 있는데 공원시설 운영사례가 없어 마을자치과가 담당해야 하지 않겠냐고도 건의했다. 도시농업 팀이 어느 부서에 있든지 도시농업은 공동체 운동과 결부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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