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교수신문은 2019년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 알다시피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어느 한쪽이 죽으면 같이 죽는다는 뜻이다.

조경 산학계는 최근 3년 동안 많은 변화가 찾아왔고 그 안에 많은 시련에 따른 위기도 맞이했다. 그 중 조경산업계를 아우르는 단체의 변화는 대단히 변화무쌍했다.

2017년 3월 20개 참여단체가 함께 결성한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이 의욕적으로 공식 출범하며 명실공이 한국조경산업계의 구심점으로 자리해 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우려했지만 초대 총재의 자리에는 당시 조경학회장이자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이 겸직했다.

임기도 3년으로 학회장이나 이사장의 자리보다 1년이 더 길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조용히 시간 속으로 잠겼다가 차기 집행부가 자리하기 전부터 예고된 균열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2018년 11월 단체총연합 총재가 임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사퇴했다. 정관에 따라 이사회를 통해 선출된 이사가 총재의 직무를 대행하도록 했으나 이사회조차 열지 않았다.

차기 조경학회장 겸 발전재단 이사장은 단체총연합 총재직에 대해 관심이 별다른 뜻을 두고 있지 않았기에 2019년 한 해 동안 단체총연합의 존재는 사라졌고 지금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이 좌초됐다. 그리고 2019년 12월 조경학회장과 발전재단 이사장을 겸직해 온 이사장이 돌연 이사장직을 사임하면서 현 이사장이 1년의 잔여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스포츠에서 감독이 흔들리면 선수들은 당연히 좌초될 수밖에 없다. 장군이 쓰러지면 그 전쟁을 이기지 못하는 것과 다를 게 없는 것처럼 불안정함은 외부에서의 충격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대외적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2020년 신년교례회에서 말한 신임 이사장의 인사말은 올해 험난한 도전을 받게 될 조경계의 앞날을 점쳐볼 수 있는 듯하다.

조경직공무원 임용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국가기간전략산업직종, 조경기사 시험 조경사 과목 폐지, 한국표준교육분류, 조경감리문제, 3D산업으로 분류돼 구인난에 허덕이는 문제, 그리고 건설생산체계 개편 등 풍전등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싱크탱크인 조경지원센터를 활용해 구체적 성과를 내겠다”는 말은 대단히 의미 있게 받아들여진다. 인해전술과 같은 단체의 힘으로 밀어 붙이기보다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사전대처와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갈 수 있는 연구조직으로의 발전적 계획을 구체화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사후약방문이라고 일이 터지면 뭉쳐야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며 난리지만 결국 그에 따른 대응 방안 마련보다는 당장 막고 보자는 식으로만 행동하는 것을 조경계는 지금까지 잘 보여줬다.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우리가 무엇을 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대동단결해 먼저 고민해야 할 시기다. 공명지조는 어쩌면 조경계가 경각심으로 받아들여야 할 2020년의 상징적 의미가 아닌가 싶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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