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2019년 8월,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된 2019년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조경종목에 용인바이오고등학교 배은성, 주재완 선수가 한국대표로 출전했다.

국제기능올림픽 조경종목(Landscape Gardening)은 3일 동안 두 명의 참가자가 주어진 설계 도면대로 7×7m 의 공간에 시설물과 식재 공사를 통해 조경 기능을 겨루는 종목이다.

지난 2009년 캐나다 켈거리 국제기능올림픽을 마지막으로, 10년 만에 출전한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24개국 중 22위(총점 633점)를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조경 올림픽을 어떻게 지원하고 준비해 나가야 할까? 그 실마리를 찾기 위해 대회에 출전했던 군복무 중인 배은성 출전자를 제외하고 주재완 출전자와 선수를 가르치고 지원했던 강준철 용인바이오고교 교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강준철 용인바이오고등학교 교사(조경 기능올림픽 부지도위원)
강준철 용인바이오고등학교 교사(기능올림픽 부지도위원)

Q.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을 하게 된 계기는?

A. (주재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조경과 ‘전공생 활동’을 시작하면서 식재나 시공, 도면 읽기 등 다양한 실습을 했다. 그리고 2018년, 고등학교 3학년 때 강준철 선생님께서 국제기능올림픽 조경부문에 나가보라 추천을 해주셨고, 조경에 흥미도 많고 적성에 잘 맞았던 터라 설레는 마음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로 출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기쁘고 좋았다.

Q.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어떤 과정이 있었나?

A. (강준철) 먼저 올림픽이 열릴 전년도 5월, 국가대표선발전에 참가했다. 5개팀 중에서 1등을 했고, 10월에는 2차 선발대회를 실시해 최종적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선발이 확정된 이후 약 1년간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학생들을 직접 현장으로 보내 정원작품 조성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지도했다.

 

2019 조경 기능올림픽 출전 주재완 선수
2019 국제기능올림픽 출전했던 주재완 씨

Q. 구체적으로 훈련과 준비는 어떻게 했나?

A. (주재완) 함께 팀을 이뤘던 배은성 선수와 2인 1조로 매일 연습했다. 하루 연습시간은 대략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과거 올림픽에 나왔던 도면을 보면서 공부했다. 초반에 연습할 때는 조적, 목공, 포장 등 여러 공정들을 개별적으로 반복 연습을 했다. 조금씩 숙달된 뒤에는 1개의 도면을 기준 시간 안에 만드는 훈련을 했다. 러시아 전국대회로 전지훈련을 갔던 것 또한 큰 도움이 됐다. 전지훈련을 통해 완성도에 부족함을 느끼고 더 열심히 하게 된 계기도 됐다.

 

Q. 대회를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A. (주재완) 대회 자료들이 과거 10년 전 도면들이었고, 또 대회 규정 또한 많이 바뀌어 처음에는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일단 10년전 도면이라도 눈으로 보고, 부분 부분을 따서 연습했다. 또 러시아 전국대회로 전지훈련을 가서 경기를 했던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 특히,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점을 느끼고 더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됐다.

(강준철) 도면이 없어서 힘들었던 것은 맞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놓쳤던 것이, 유럽 대항전은 매년 하기 때문에 그 도면을 참고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Q. 조경 산업계에서는 어떤 도움이 있었나?

A. (강준철) 조경직종협의회에서 직접적으로 지원도 해줬고, 또 산업계의 몇몇 회사들의 후원을 통해 유니폼과 홍보 동영상 등을 제작했다. 그 외에도 많은 조경인들이 따듯한 관심과 응원을 주셔서 큰 힘이 됐다.

(주재완)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분들이 오셔서 공정순서나 시공방법 등 전체적인 맥락과 자료, 노하우 등을 체계적으로 알려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Q. 기능올림픽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A. (주재완) 대회에는 사람이 많았고, 규모가 생각보다 훨씬 컸다. 또 대회에서 처음 보는 재료도 있었고, 가지고 온 공구들을 모두 수거해가서 당황했다. 특히, 제일 중요한 삽이 한국 삽과 달라서 어려움이 많았고, 긴장감 때문에 처음에는 도면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머리가 하얘지기도 했다. 시간의 압박도 심했다.

 

Q. 대회에서 시공하면서 특히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A. (주재완) 많이 다뤄보지 못한 철재나 석재 다루는 것이 힘들었다. 대회 첫째 날, 철재 과제에서 실수를 했는데, 이 때문에 2시간을 날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 또 사고석을 도면 모양대로 깨서 시공하거나,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크기와 두께의 판석을 모양에 맞춰 포장하는 것 등이 까다로웠다. 식재 경험이 부족해 연못을 만들거나, 케스케이드를 만들 때에도 방수가 안됐던 점 등 아쉬운 점은 많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신력으로 완성해 낸 점은 자랑스럽다. 다양한 재료들을 만져보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쉽다.

강준철 용인바이오고등학교 교사
강준철 용인바이오고등학교 교사

 

Q. 기능올림픽 선수 양성과 저변 확대를 위해서 앞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A. (강준철) 실력있는 조경 기능인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지도 선생님들이 먼저 시공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전문가들에게 직접 직무연수를 받고, 이를 통해 학교나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연수를 통해 학교 선생님들의 역량을 키우면 자연스럽게 조경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고, 대회의 경쟁력 역시 늘어날 것이다. 또, 앞으로는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수하고, 도움을 줄 수 있게 할 것이다.

 

Q. 기능올림픽 출전을 통해 생긴 꿈이나 계획이 있다면?

A. (주재완) 조경사업을 하고 싶은 꿈이 있다. 지금은 여주농업전문경영학교 원예과(화훼경영과)에 다니면서 공부를 더 하고 있다. 또 미래에는 기능올림픽 조경분야에서 지도위원을 맡아 올림픽 출전 경험을 전수하고 우리나라 조경 분야를 더 크게 발전시키고 싶다.

(강준철) 조경교육의 기초체력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싶다. 조경교육도 단계별로 수준에 맞게 올라가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훈련 노하우를 하나씩 익혀가면서 하나씩 만들어 갈 계획이다.

다음 국제기능올림픽은 2021년 중국 상해에서 열린다. 2020년 3~4월 중 지역기능경기대회와 9~10월 전국기능경기대회를 거쳐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2021년 8월 제46회 상하이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기능올림픽의 참가조건은 만 21세 미만의 조경 분야에서 1년 이상의 종사 경력이 있는 자이다. 

주재완 선수는 다음 대회에 출전하게 될 선수에게 “시간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조경 종목의 선수들을 비롯해 이들을 끝까지 지원하고 지도했던 선생님 및 산업계 전문가들에게 따듯한 박수를 보낸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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