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사 대형로비에 조성된 실내조경. 시민과 직원 등 청사 이용자들에게 녹색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9·12·15·18층에 마련한 다목적 휴식공간이다.
대전시청사 대형 로비에 조성된 실내조경. 시민과 직원 등 청사 이용자들에게 녹색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9·12·15·18층에 마련한 다목적 휴식공간이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대전시가 청사 내 대형로비를 관공서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자연친화적 실내경관으로 연출함으로써 청사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소통할 수 있는 실내조경 모델을 제시했다.

지난 9월 ‘시청사 다목적 휴식공간 조성사업’을 완료한 시 운영지원과는 층고가 높은 4개 층(9·12·15·18층)의 로비에 층별로 테마가 있는 실내조경을 조성해 개방했다. 특히 그동안 이용률이 저조했던 이곳에 녹색식물을 도입함으로써 내방객 및 직원들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 무엇보다 휴식공간으로서의 기능성을 높였다는 데 의의를 뒀다.

먼저 9층 로비에 들어서면 채광이 좋은 널찍한 로비가 한눈에 들어온다. 조성 전에는 소파만 덩그러니 놓인 빈 공간이었다. 직원과 내방객들의 적극적인 이용공간으로의 전환이 절실했던 차였다. 식물을 식재한 이후로는 이용객 수도 크게 늘어났다. 기자가 방문한 평일 오전, 다양한 높이와 모양의 테이블, 퍼걸러에 삼삼오오 모여 음료를 마시거나 담소를 즐기는 이용자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적인 대화를 보장받을 수 있는 프라이버시 존에는 삼면이 차단된 퍼걸러 시설물이 설치돼 이용자들의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 다소 폐쇄적인 느낌이 들 수 있으나 초록 잎이 무성한 수직정원으로 상쇄시켰다.

대전시청사 대형로비에 조성된 실내조경
대전시청사 대형로비에 조성된 실내조경

층마다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모양과 색의 이끼 벽면녹화는 한 폭의 회화다. 이끼를 활용한 그린테리어를 연출함으로써 미술관의 전시장 노릇도 겸한 것이다. 그야말로 청사 로비의 ‘다목적 변신’이다.

시는 조성사업 추진 시 색감배열 등 디자인 요소는 도시 관련 자문관들의 자문을 얻어 설계를 진행하되 최대한 이용자들의 고견을 반영하고자 했다. 또한, 수차례 시뮬레이션과 샘플링을 가동해 최대한 편의성이 고려된 디자인으로 개선하고자 의도했다.

아울러 벽면과 용기 등 다양한 식재 접근을 통해 관상미와 공기정화 효과는 물론 직선의 모듈형 건축내장재와 조화를 꾀하고자 모던한 시설물을 배치함으로써 현대적 요소를 더했다.

이번 조성사업은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시 자체 예산으로 진행한 선도사업이다. 김태완 시 운영지원과 주무관은 “실내조경이 가장 잘 된 곳이 공항이다. 공항을 지나갈 때마다 모던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느꼈다. 한정된 예산이지만 최대 효과를 연출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다”며, “(로비를) 직원과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개선하고자 추진하게 됐다”고 조성 계기를 밝혔다.

채광이 좋아 벽면녹화로써 이끼 관리에 애로사항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김 주무관은 “특허 받은 이끼류다. 방부나 색감을 처리해 관리가 거의 필요 없다. 저관리형, 반영구적이라 하지만 계속 예찰 중이다”고 답했다. 이어 최대한 녹지율을 높이기 위해 테이블 아래 등 평소 눈여겨보지 않던 작은 공간에도 식물을 심어 청량감을 의도했지만 편의를 이유로 식재 위치가 변경되는 등 관리의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시청사 실내조경 전경
대전시청사 로비에서 이용객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내방객 및 직원들의 개별휴식공간으로 조성한 프라이버시 존과 수직정원
내방객 및 직원들의 개별휴식공간으로 조성한 프라이버시 존과 수직정원

시는 3년 전부터 청사 내 사무공간에 파티션 화분을 설치, 행정사무동 내 복도에도 도입하면서 식물에 대한 친화력을 높여왔다. 또한, 분화 식물을 치료하는 '화분병원'을 운영하면서 시민들의 가드닝 민원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끝으로, 김 주무관은 “식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정서차가 크다. 파티션 화분도 설치 이전과 이후 반응은 정말 다르다. 녹색을 보면서 리프레시(활력)가 된다”고 전했다.

시는 이번 조성사업을 계기로 시민들에게 녹지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향후 내방객 및 직원들의 이용패턴을 관찰해 미비사항을 보완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허태정 시장 공약사항으로 청사를 시민 중심의 이용공간으로 조성하는 ‘시민몰 조성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실내녹화나 실내조경이 시민중심의 청사로 도약하는 데 제 역할을 기대해본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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