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구상나무 ⓒ산림청
어린 구상나무 ⓒ산림청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크리스마스트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대표 경관물이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하는 나무들은 겨울에도 푸르고, 원뿔 모양으로 곧게 자라며, 전구나 장식품을 걸기에 적합한 조건들을 갖춰야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트리에 사용되는 대표 나무 3종을 알아보고 그 특징을 간략하게 비교해 보고자 한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하는 나무는 소위 ‘원조’격의 전나무와, 수려하고 위풍당당한 가문비나무, 그리고 한국 고유종인 ‘구상나무’가 있다.

이들은 모두 추운 겨울에도 푸르른 잎을 달고 있는 사계절 상록교목에 해당하며, 삼각형 모양 또는 원뿔 모양을 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서양의 카톨릭에서 유래한 기념일로, 나무의 삼각형 모양은 카톨릭의 삼위일체를 상징한다.

크리스마스트리로 가장 인지도 높은 나무는 독일 가문비나무다. 가문비나무의 나뭇가지는 약한 편이라 다른 나무와 달리 아래쪽으로 휘어져 축 늘어진 모양이 특징이다. 그만큼 멋진 삼각형을 만들어 트리로 적합하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에 사용했던 나무는 전나무다. 크리스마스에 전나무를 사용한 것은 켈트족이 전나무를 신성시하는 풍습에서 유래됐다. 전나무는 추위에 강하고, 나뭇가지가 튼튼하며, 위로 곧게 자라면서 나뭇가지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수형을 자랑한다.

가문비나무와 전나무는 모두 작은 가지 주변으로 바늘침 모양의 잎들이 줄을 지어 빙글빙글 돌아가며 촘촘히 달려있다. 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전나무는 가지들이 위를 향하고 있고 가문비나무는 아래로 처지는 느낌이 다르다.

두 나무는 모두 원통형의 기다란 솔방울이 열리는데, 이 열매 역시 전나무는 가지 위에 달려있고, 가문비나무는 가지 아래 달렸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구상나무는 전나무과에 속하지만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크리스마스트리다. 구상나무는 전나무와 비슷하지만 키가 작고 아담하며, 나뭇가지가 빽빽하지 않고 듬성듬성 나고 장식이 더 돋보여 실내 장식용으로 적합하다.

구상나무의 잎은 전나무와 비슷하나 더 짧고 뭉툭한 것이 특징이다. 구상나무는 추위에 강해 한라산, 지리산, 무등산, 덕유산 등 높은 곳에서 주로 자생하며, 크기는 20m까지 자랄 수 있다.

1920년 어니스트 윌슨이라는 미국 식물학자가 제주도에서 구상나무를 발견하고 이를 한국의 특산종으로 발표하면서 최초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이후 새로운 신품종으로 개발된 후 미국과 유럽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큰 인기를 얻어 판매되고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실제 나무에 대한 관심은 그보다 적은 실정이다. 특히 구상나무는 2012년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선정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많은 관심과 보존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트리를 보며 즐거운 축제 분위기도 느끼고, 동시에 나무를 지키고 가꿔나가기 위한 따듯한 관심도 함께 가져가면 어떨까.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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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나무 ⓒ위키미디어
전나무 ⓒ산림청
전나무숲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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