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새로운 광화문광장을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약 두 달간 숨 가쁘게 토론과 포럼을 진행하며 달리고 있다. 시민의 의견을 모아 상향식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이는 중이다.

그런데 시민들의 의견을 모두 듣기에는, 또 모두 반영하기에는 시민이 너무나 많고, 또 시민들도 광화문광장에 관심 갖기보다는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더 바쁘다.

서울 시민의 인구는 반올림해서 약 1천만 명이다. 시민들마다 광화문광장 조성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면 각기 다른 얘기들을 하겠지만, 그중에서도 광화문광장에 관심을 갖는 사람,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따로 있다. 또 관심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정보를 소화하기가 버겁다.

광화문광장 재조성을 위한 지난 3년 동안의 회의와 자료, 그리고 현재 2달 동안 진행 중인 각종 포럼과 토론회 등의 자료들이 온라인에 공개가 돼 있지만, 이를 모두 검토하고 시간을 들여 꼼꼼히 읽어보기란 아마 직업 정신이 아니라면 참 힘든 일이다.

기자 역시 취재가 아니었다면 자세히 알아볼 생각이나 했을까? 그러나 공부나 일에 치여 바쁘게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짬을 내서 관심을 갖게 될 누군가는 분명 있을 것 같다. 그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사가 됐다면 보람 있을 것 같다.

광화문광장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광장 중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이 있는데, 내셔널 갤러리를 중심으로 ‘T’자 모양으로 광장이 조성됐다. 기존의 도로에 막혀 단절됐던 공간을 도로를 막아 연결시켰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라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는 것 같다. 단절된 공간을 연결시키고, 그 연결의 과정에서 교통대책이 필요하고 보행로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단순해 보이는 그 계획이 이렇게 많은 논의와 토론을 거치게 된 이유가 광화문은 천만 시민은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공간이자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광화문광장이 우리나라 대표공간이라기에는 그렇게 ‘썩’ 방문하고 싶은 공간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더 좋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할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를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시민들과의 ‘언제’,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공감대가 필요할 것이다.

대부분의 비판적인 시민들의 의견도 그 목적 자체를 반박하기보다는 ‘왜 지금’, 그리고 ‘예산 낭비’를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이 바쁜 시민들이 대다수이지만,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설득하는 여유와 우리들 역시 조금 더 광화문광장에 관심을 갖고 함께 고민해보면 어떨까.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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