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한 지 25년 된 서울대공원의 재조성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

‘서울대공원 재조성추진 시민위원회’가 구성되고 시민과 전문가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시행됐으며, 시민들에게 아이디어를 모아 좋은 제안은 시상도 했다. 최근 시민대토론회를 진행했고 가을에는 국제현상공모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무엇보다 성의있게 여론을 살피고 시민과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은 우리사회 공원문화가 한층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대공원은 우리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일제가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든 치욕의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84년에 이르러서야 현재 과천시로 동물원을 옮기면서 탄생했다.

불과 25년전 ‘동물원’ 기능으로 출발한 서울대공원을 만들면서 얼마나 ‘지속가능한 조성’을 생각했었는지 ‘재조성’을 논하는 지금 돌아볼 일이다.

짧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주 새로운 재조성’을 논의해야 하는 현실배경은 대토론회 주최측 인사말에도 잘 나타나 있다. ‘점차 이용객이 줄고 수입증가 추세도 매우 완만하여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있으므로’라고 밝힌 것이다.

서울대공원의 경쟁력 저하는 평가의 포인트를 공공재로써의 ‘공원’에 두지 아니하고,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놀이공원이나 테마공원과 같은 민간 사업에 맞추고 있기 때문에 부각되는 왜곡된 논리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시민을 위한 공원에 대해, 수익 창출을 기본으로 하는 경영의 잣대를 들이미는 것까지 동의하기는 어렵다.

최근 민간 자본의 도시공원 조성 허용과 관련한 법제도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서울대공원을 테마파크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해외자본 유치나 투자자 입맛에 맞도록 사업 재량권까지도 부여해야 한다’는 제안들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그래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세계적인 공원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서울시가 다시 서울대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면 더 먼 미래까지 내다보며 지속가능한 공원을 만드는 게 더 바람직하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미래를 향한 포석도 있지만 과거로부터 현재시점에서 볼때 연계가 필요한 것은 계승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미래 대형공원은 복합문화예술공원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테마공원 형태의 부분 등장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공원이 가지는 고유기능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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