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토론하는 랠프 크리스피노 주니어 아이파크 재단 대표 및 참석자들
자유토론하는 랠프 크리스피노 주니어 아이파크 재단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및 참석자들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국내 대표적인 문화공원인 문화비축기지가 시민들의 문화공간이자 동시에 예술가들의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는 ‘무대’가 될 수 있는가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예술가 및 관계자들이 “가능하게 만들자”고 의지를 다졌다.

지난 달 28일(목)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지구협력 네트워크’ 행사 속 글로벌 포럼에서 랠프 크리스피노 주니어 아이파크 재단 대표를 비롯해 재단의 예술 활동에 참여한 하문영 예술가, 박찬국 문화비축기지 예술감독 등이 참석했다.

미국 아이파크 재단은 조경, 음악, 건축, 글쓰기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활동을 폭넓게 지원하고, 예술가들을 공원의 자연 속에서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한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랠프 크리스피노 재단 대표는 “레지던시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은 미국 동부의 코네티컷 주의 숲속 공원에서 3주 동안 지내며 그 공간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창작할 수 있게끔 지원한다”며레지던시 운영 방식을 설명했다.

랠프 대표의 말에 따르면 아이파크 재단이 소유한 전체 공원의 10%는 예술가들을 위한 활동 장소로 구분 했다. 2001년 공원 속 미술가를 위한 놀이터를 시작한 것이 모티브로, 현재는 조경과 건축까지도 영역을 확장하고 발전해왔다.

실제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하문영 작곡가는 “자연과 공원이라는 공간을 활용한 예술을 지원하는 것이 아이파크 재단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특정 공간에 머무를 때, 그 공간에 맞는 곡을 만든다던가 하는 작은 미션을 주기도 했다”고 얘기했다.

공원이 예술 활동의 배경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문화비축기지에서도 또 다른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찬국 예술가는 과거 문화비축기지 오픈 과정에서 예술감독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비축기지가 가진 고유의 예술성’을 논의했다. 그는 “처음 개원 당시 석유탱크의 크기가 지금보다 훨씬 컸다. 또 구멍 사이로 빛이 들어오며 시간에 따라 빛의 방향이 바뀌는 모습, 그리고 석유가 남은 냄새와 그 안에서의 소리의 공명 등 예술적 가치가 뛰어났다”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문화비축기지가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레지던시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질문에 서영애 조경가는 문화비축기지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공기관의 특성을 갖는 한 결이 다를 것이라 답변했다. 박찬국 예술가 역시 문화비축기지에 상주하는 예술가나 작가는 없고, 이를 지원하기에는 행정과 협의하는 것이 쉽지 않으나 그러한 방향성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선 문화비축기지 문화교육팀장은 “공공의 시각에서는 행정은 커다란 체계이고, 항상성을 유지해야 하는 큰 대들보와 같은 역할이라서 유연성이 부족하고 타협이 힘든 점은 있다. 하지만 담고 싶은 콘텐츠를 고민하고 또 타협하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 행정체계도 서서히 바뀌어 가지 않을까”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제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은 예술에 기반을 둔 것들이 많다. 시민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문화비축기지가 향후 예술가들의 활발한 무대로, 그리고 예술가와 시민들이 만나는 교류의 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조경신문]

자유토론 내 질문하는 관객
자유토론 시간에 질문하는 관객
아이파트 재단 레지던시 운영 사례를 소개 중인 랠프 크리스피노 대표
아이파트 재단 레지던시 운영 사례를 소개 중인 랠프 크리스피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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