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월대복원 "해야한다" vs "집착말자" 설왕설래
광화문광장 월대복원 "해야한다" vs "집착말자" 설왕설래
  • 김효원 기자
  • 승인 2019.11.25
  • 호수 5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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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대, 애초에 광화문과 연결된 시설”
광장의 시민성, 민주성 반영 주장도
후속세대가 결정토록···"허무주의적 발상"
'광화문광장의 역사적 위상과 월대 토론'
광화문광장의 역사적 위상과 월대를 주제로 한 전문가 토론회
지난 21일에 개최된 광화문광장의 역사적 위상과 월대를 주제로 한 전문가 토론회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서울시가 새로운 광화문광장으로 ‘역사광장’을 만들고자 추진한 월대 복원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21일(목) ‘광화문광장의 역사적 위상과 월대’를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가 포스트타워에서 열렸다.

월대는 경복궁 앞에 놓인 궁중의 각종 의식에 이용된 넓은 단을 말한다. 현재 월대는 도로에 덮여있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복원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주장해왔다. 이에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조성에 월대복원을 주요한 근거로 제시하면서 복원 자체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화두가 됐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는 배정한 서울대 교수, 신희권 서울시립대 교수, 염복규 서울시립대 교수, 장병권 호원대 교수, 장지연 대전대 교수, 홍면기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원과 발제자로 나섰던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안창모 경기대 교수, 이정연 문화재청 복원정비과장, 임창수 서울시 광화문광장사업반장이 참석하고 홍순민 명지대 교수가 좌장은 맡았다.

배정한 교수는 “월대는 지난 봉건시대의 유물이다. 2019년 지금, 조선의 궁궐을 복원하는데 집착할 필요가 있는가?” 질문을 던지며, “광화문광장의 월대 복원으로 권력의 공간을 국민에게 준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전우용 교수는 “공간은 시대를 반영한다. 2009년 광화문광장이 생긴 이후, 시민들이 광장을 공유하고 또 점거하면서 과거 권력의 공간이었던 광화문이 민주주의와 시민성을 확보했다. 바로 그곳에 월대를 복원해 과거의 역사와 미래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상징성을 만드는 것”이라 의미를 설명했다.

안창모 교수 역시 월대 복원을 통해 광화문광장의 새로운 의미를 담을 필요성을 주장했다. 안 교수는 “조선시대의 경복궁과 육조거리는 유교의 강한 지배이념을 반영한 공간이었지만 광화문재구조화를 하는 현재는 다르다. 이곳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어떤 가치를 반영하고 또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며 “월대를 봉건사회의 유물로만 보느냐, 연결로 보느냐는 해석의 문제인 것 같다”고 답했다.

복원의 당위성을 강조한 신희권 시립대 교수는 “월대는 광화문에 붙어있는 시설로, 문화재적 관점에서 월대는 광화문과 함께 이어서 복원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옳다. 또한 우선순위에 따라 무엇을 복원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나눈다 하더라도, 광화문의 상징성과 역사성이 그 어느 공간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도로의 단절과 불편함이 있더라고 이는 복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광화문광장의 가치에 미래 지향적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엄복규 교수는 “월대가 과거에 궁궐의 영역과 외부를 연결하는 경계선으로 존재했지만 현재 복원의 목적이 그 연결은 아니다. 오늘날 시민들에게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면 광화문이 국가 상징가로로, 그리고 민주공화국 상징으로 광화문이 미래 지향적인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서울에 대부분의 인프라가 모여 있는 중앙집권 사업이라는 점과 지방과의 격차를 늘린다는 면에서 장지연 대전대 교수는 이 과제를 후속 세대에게 맡기자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지금까지 광화문 앞 공간을 바꿔온 동력은 식민지배와 독재의 과거사를 청산하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에 투입되는 인력과 예산이 만만치 않은 이 상황에서, 이 과제가 향후에도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인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임창수 광화문광장사업반장은 “경복궁 앞 공간은 모든 국민들이 한 번씩은 들르고 또 1천 200만 외국인이 찾는 공간이다. 이 공간에 투자하는 것은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자하더라도 소위 ‘가성비’ 높은 정책이기 때문이다”고 반박했다.

배 교수는 광화문 사업에 대한 결정과 깊은 논의는 후속세대에게 남겨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지만, 전우용 연구원은 “소위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 돈 있으면 지방 도시에 주라’는 말은 허무주의적 발상이다”며 반발했다.

이어서 전 연구원은 “광화문광장은 우리가 백성이 아니라 주인이고, 경복궁의 주권자로 지난 역사를 표상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논박했다.

이 외에도 이정연 문화재청 복원정비과장은 “대부분의 논의가 조선시대에만 머무르고 있다. 광화문의 역사성을 조선시대 넘어서 좀 더 확장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또 “충분히 여러 세대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관광전문가라 소개한 장병권 교수의 광화문광장을 이용할 관광객과 외국인의 관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한편 토론에 앞서 임창수 서울시 광화문광장사업반장이 조성의 추진 경위와 배경을 설명하며, 광화문광장 재조성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 및 정보들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임창수 반장은 서울시청 누리집 ‘광화문광장 서울시가 묻습니다’ 시민 게시판을 통해 매일 의견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견과 참여를 부탁했다.

광화문광장 월대복원은 전문가들의 견해차가 커 논란만 가중 시켰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결국 소통의 부재를 재 확인한 것 같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국조경신문]

 

1916년경 촬영한 광화문 앞 월대(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화재청
1916년경 촬영한 광화문 앞 월대(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화재청
김효원 기자
김효원 기자 khw92@latimes.kr 김효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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