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놀이터네트워크 창립총회 전 토크쇼 현장
서울놀이터네트워크 창립총회 전 토크쇼 현장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우리나라 놀이터 환경 및 놀이 정책 개선을 위해 창립한 서울놀이터네트워크 창립식에서 미래에는 놀이터를 너머 놀이거리로 놀이 공간이 확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놀이터네트워크 내 놀이관련업체 및 관계자들은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을 놀이터에 국한하지 않고 골목, 거리, 삶 전체로 확장해나가야 한다고 토론 자리에서 입을 모았다. 이 토론자리에는 이인혁 이미지세탁소 대표가 사회를 맡고, 임옥상 미술작가와 권수정 서울시의회 의원, 이병율 (사)숲에서놀자 대표, 홍진숙 놀이연구회통통 활동가, 리틀빅아이 권민영 연구소장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권민영 소장은 마치 붕어빵으로 찍어낸 듯 한 현대식 놀이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어른들은 놀이기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를 고민하지만, 정작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른들의 개입 없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이다”며 아이들이 상호작용하며 놀 수 있는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임옥상 미술작가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놀이터 뿐만 아니라 다른 곳으로 넓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 작가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골목마다 차량의 속도를 제한하면 차량에게 점령당했던 골목과 거리가 다시 어린이와 보행자, 주민들의 공간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새로운 놀이 공간을 창조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권수정 의원은 골목 시장을 되살릴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으로도 어린이 공간이 전통 시장 내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서울시에서 골목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많은 예산과 노력을 쏟고 있는데, 어린이 공간을 골목 상권 내로 확대 재편한다면 유용하게 쓰이지 않을까”고 생각을 밝혔다. 또한 임 작가는 “현재 많은 오프라인 상점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빈 공간이 많아지는 추세이다. 이를 활용하면 쇼핑몰, 그리고 상점 등 남는 공간들까지도 어린이가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놀이활동가 및 정책적 지원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홍진숙 놀이연구회통통 활동가는 “놀이활동가라는 직업이 종말에는 없어져야 할 직업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현재로서는 놀이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놀이활동가의 활동을 보장하는 데에도 예산이 투입돼 아이들의 놀이를 장려하고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민영 소장은 안전한 놀이에 대한 어른들의 편견을 지적하기도 했다. 권 소장은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감각이 발달한다. 몸을 움직이고 사용하며 활발한 활동을 통해 신체와 마음도 발달할 수 있다”며 톱질이나 망치질도 허용하는 유럽의 기술, 토목 놀이의 사례를 들어 얘기했다.

이 외에도, 현재 놀이터와 관련된 정책의 현 상황을 묻는 질문에 권수정 의원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서울시에서 놀이와 관련한 정책위원회에서 현재 연령에 따라 구분되는 놀이터를 논의하고 있지만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 아주 많다”고 답했다.

토론을 마치며 임옥상 작가는 “아파트 단지 내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자유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지금부터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다. 아파트에서 시작해 놀이터가 점차 공원으로, 또 거리로, 사회 전체로 확대되도록 목소리를 내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토크쇼는 서울놀이터네트워크 창립식이었던 18일(월) 유네스코회관에서 창립총회 전 특별행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한국조경신문]

서울놀이터네트워크 창립총회 전 토크쇼 현장
서울놀이터네트워크 창립총회 전 토크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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