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시대] 가을 단풍을 보며
[조경시대] 가을 단풍을 보며
  • 홍태식 객원 논설위원
  • 승인 2019.11.13
  • 호수 5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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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태식 (사)한국생태복원협회 회장
홍태식 (사)한국생태복원협회 회장

[Landscape Times] 우리나라 산하는 가을이 오면 온 산과 들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든다. 단풍은 4계절이 뚜렷한 온대지방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이다. 단풍이 다양한 색깔로 물드는 과학적 원리가 밝혀지고 있다.

단풍은 식물 잎에서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 녹색 잎이 적색, 황색, 갈색 등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잎 속에 있는 색소가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 낸다. 가을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면 나무는 겨울철 추위에 견디기 위해 잎을 떨어트리려 잎자루에 떨켜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탄수화물이나 아미노산이 줄기로 이동하지 못하고 잎에 축적돼 색소로 변한다. 녹색을 띠는 색소인 클로로필이 분해돼 붉은색 색소인 안토시안이 형성되면 빨간 단풍잎이 생긴다. 노란 단풍잎은 처음부터 잎에 있던 카로티노이드 색소에 의해 나타난다. 갈색 단풍잎은 탄닌성 물질에 의해서 나타난다.

이와 같이 다양한 색깔의 단풍이 생기는 원리는 각 색소를 만들어 내기까지 잎의 효소와 기온·수분·자외선 등 외부의 자연 조건에 의한 효소작용 발현의 차이가 복잡하게 얽혀서 일어난다. 환경에 적응하는 기나긴 진화 과정을 통하여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색깔을 자랑하는 단풍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건설기술 분야도 시대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여 다양한 분야로 갈라져 왔다. 토목분야는 현대에 들어와 대상지별로 농어업토목, 도로, 공항, 철도, 항만으로 세분화되고 기술 특성에 따라 수자원, 상하수도, 토질 분야 등으로 분리되었다. 건축분야도 오래 전부터 골조와 실내건축이 분리됐다. 국토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973년도에 이르러서야 조경분야가 원예와 임학분야에서 갈라져 나온 것은 조경공사 규모가 상당히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오랜 시간 치열한 논란으로 미뤄졌던 정부의 ‘물관리 일원화’가 2018년부터 시행되어 치수관련 사업이 환경부로 이관되었다. 환경부와 국토부가 나누어서 했던 수량, 수질, 재해 관리 등 물 관련 업무를 통합한 ‘통합물관리’로 환경부가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기술적으로 거리가 있던 수자원토목분야와 수질환경분야가 통합 운영되어 상당한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점차 심해지는 기후변화와 정부조직 통합운용 효율성이 정부구조를 바꾸게 된 것이다. 미세먼지대책 컨트롤타워인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는 환경부를 비롯하여 국토교통부, 산업자원부 그리고 산림청까지 포함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여 최대한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술은 전문분야로 갈라지지만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관련된 기술 분야를 통합 운영해야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좁은 국토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국토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예전에는 겪지 못한 환경문제가 크나큰 이슈로 등장하였다. 이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는 여러 법령으로 다양한 자연환경보전사업을 규정하고 국가예산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연환경보전이용시설 설치사업, 생태통로 설치사업, 대체자연의 조성사업, 습지보전·이용시설의 설치사업, 야생동식물 및 생태계의 보호·복원을 위한 시설 등의 설치사업, 비점오염저감시설의 설치를 위한 습지 등의 조성사업 그리고 수변생태구역 조성사업 등이 그러한 환경부 사업이다.

이러한 자연환경보전사업은 자연생태복원기술자가 참여하여 조사-설계-시공-모니터링으로 이어지는 복원사업 프로세스를 충실히 이행할 때 복원목표를 이룰 수 있다.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증가하고, 생태복원분야 기술자와 생태복원 기술체계가 충분히 확보됨에 따라, 생태복원업종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정과제로 채택된 자연자원총량제는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에 대해 개발사업 시행 전·후로 자연자원의 변화를 평가하고, 자연자원의 감소에 대한 상쇄 조치를 의무화하는 제도로 개발사업지역 내 생태복원사업의 수요는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그동안 건설업체가 생태복원분야 공사를 담당했으니 생태복원업종 신설을 반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자연생태분야 기술자 뿐만 아니라 조경, 산림, 토목, 생물 및 환경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자에게도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양한 기술 분야가 협력하여 자연환경보전사업을 수행한다면, 개발행위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악화를 막고,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높은 수요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조조가 죽고 난 후 왕에 즉위한 큰아들 조비는 따르는 무리가 많은 동생인 조식을 견제하여 없는 죄를 물어서 죽이려고 심문하였다. “네가 글을 잘 짓는다 하니, 일곱 걸음을 걸을 동안 시를 하나 지어보아라. 그렇게만 한다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고 했다. 조식은 잠깐 궁리하더니 걸음을 떼며 시를 지어 읊었다.

“콩깍지를 태워 콩을 삶으니 콩이 솥 안에서 우는구나. 본디 한 뿌리에서 자랐건만 왜 서로 들볶아야만 하는지.”

조경이라는 한 뿌리에서 아파트조경, 도시공원조경, 인공지반조경, 정원 그리고 생태복원 등 다양한 전문분야가 나눠지고 있다. 각 분야가 서로 다투지 않고 함께 성장해나가는 모습이야말로 가을 단풍의 지혜를 실천하는 길이 아닐까 한다.

[한국조경신문]

홍태식 객원 논설위원
홍태식 객원 논설위원 seekhong@naver.com 홍태식 객원 논설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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