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국조경문화아카데키 1회차 강의를 진행한 최문형 교수  ⓒ임초이 기자
제2회 한국조경문화아카데키 1회차 강의를 진행한 최문형 교수 ⓒ임초이 기자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식물을 바라보면 자연에 순응한 채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최문형 교수의 강의를 듣고 난 뒤에는 수동적인 식물의 이미지가 단순한 편견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2019년 한국조경문화아카데미가 제2회를 맞이하며 첫 번째 강연으로 최문형 성균관대 유학대학 겸임교수의 ‘식물처럼 살아가기’가 6일(수) 서울숲 동심원갤러리에서 열렸다.

최문형 교수는 식물처럼 살아가기 11계명을 소개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고 할 수 있는 제 1계명은 ‘길가의 풀에게 시선주고 귀 기울이기’이다.

길가의 식물을 관찰하면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도 생명의 씨앗을 틔운다. 보도블럭 사이로, 시멘트 사이로, 그리고 심지어 하수구 사이에서도 새싹은 자란다. 이렇게 싹 틔운 식물은 치밀한 전략 전술을 가지고 환경에 적극적으로 맞선다.

대표적인 예가 동물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잎에 동물이 싫어하는 맛, 질감, 그리고 독을 만들어 변화시키는 것이다. 아카시아 나무와 같은 경우는 비어있는 몸통 속에 개미가 살 수 있도록 내어주고, 자연스럽게 개미가 다른 곤충이나 해충들을 물리치도록 한다.

또한 식물의 적응력은 세상 무엇보다도 비교할 수 없게 뛰어나다. 꽃이 너무 부실해 곤충들이 다가오지 못한다면 잎이 대신해서 빨갛게 변한다. 또 너무나 건조하고 더운 사막에서는 식물은 마치 자갈과 같은 모양으로 변한 사례도 있다.

빽빽한 밀림 속 햇빛을 충분히 받기 힘든 아래쪽의 잎사귀들을 위해 위쪽의 잎사귀들은 일부러 구멍을 만든다. 이렇게 나무의 전체 잎이 받는 일조량을 늘리는 전략이다.

적극적으로 곤충을 사냥하는 식물들도 있다. 네펜데스는 대표적인 식충식물로 꿀을 바른 커다란 통 모양의 입으로 곤충을 유혹한다. 꿀을 먹으러 온 개미가 미끄러운 벽을 따라 통 밑으로 빠지면 다시는 탈출할 수 없다.

또 식물은 다양한 방식으로 씨앗을 가능한 한 멀리 퍼뜨린다. 망망대해를 이동하는 씨앗이 있는가 하면, 끈끈한 줄에 매달려 바람을 타고 멀리 이동할 수도 있다.

최문형 교수는 식물의 용기있는 모험과 적극적인 생존 전략을 통해 지구 어디든 식물들로 가득 덮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닮아야 할 것은 수동적 의미의 식물이 아닌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생명으로써의 식물이라며 강조했다.

한편, 다음 조경문화아카데미 강의는 13일(수) 동심원갤러리에서 홍찬선 전 머니투데이 편집국장이 ‘패치워크의 인문학’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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