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여성조경인의 교류차원에서 (사)한국조경협회 여성위원회(위원장 김수연)가 매년 개최하는 ‘대한민국 여성조경인 힐링 가을답사’가 지난 2일(토) 노들섬을 다녀왔다.
이날 가을답사에는 약 30여 명의 여성조경인이 집결한 가운데 노들섬을 조경 설계한 박경탁 ㈜동심원 소장의 해설로 진행됐다.
전체면적 약 15만 제곱미터 크기의 노들섬은 일부 외부공간 조성이 미완인 채 지난 9월 개장했다. 노들섬에 자리한 복화문화공간은 건축시설이 먼저 자리 잡는 기존 조성방식과 달리 사무실, 공연장, 가드닝 교육공간, 서점, 플리마켓 등 운영 콘텐츠를 먼저 기획, 운영단체를 선정해 건축·조경을 설계한 사례다. 특화된 문화콘텐츠에 맞춰 건축 및 조경설계가 이뤄졌다는 데서 두드러진 차별을 보인다.
복화문화공간을 빠져나와 노들섬 둔치에 이르자 여성조경인들은 이곳의 오랜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콘크리트 옹벽을 가리키며, 깔끔하게 페이트칠 된 옹벽이 오히려 시간을 거슬러 경관을 훼손했다는 데 아쉬움을 남겼다.
박 소장은 노들섬을 안내하며 2016년 설계공모 후 비오톱 1등급 지역인 노들섬에 서식하는 맹꽁이 이주에 얽힌 에피소드를 비롯, 조성과정에서 미처 말 못한 애로사항을 전했다.
노들섬을 돌아 나오기 직전 최대한 야생성과 자연의 생명력을 살리기 위해 콘크리트를 활용해 조성한 크랙가든 ‘노들틈새정원’에 이르자 박 소장은 “노들섬에 처음 왔을 때 식물들이 콘크리트를 깨고 자라고 있었다”며 “도시화된 환경의 자연화”로 접근했다고. 낡은 콘크리트를 가리키며 “일하시는 분들이 폐허냐 쓰레기장이냐”며 말도 많았다는 후일담에 참가자들은 큰 웃음을 지었다. ‘폐허’의 정원을 둘러본 오순환 조경지원센터 본부장은 “자연이 주인공이다. 인간은 조연만 잘 하면 된다”고 받아쳤다.
여성조경인들은 답사를 마친 후 노들섬의 이야기를 퀴즈로 풀면서 노들섬을 복기하기도 했다. 이후 노들섬복합문화공간에 입주해 원예재활연구소를 운영하는 제의숙 ㈜우리애그린 대표의 원예치료 강의와 함께 ‘미니테라리움 만들기’를 체험했다. 투명 화분에 다양한 색상의 마사토와 흙을 담아 테이블야자를 심으며 나만의 식물을 만들어갔다. 여성조경인이라는 공통분모로 다시 만난 이들은 대화의 온기를 뒤로 한 채 무사히 답사를 끝냈다.
이번 ‘여성조경인 힐링 가을답사’를 기획한 김수연 위원장((주)인터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은 “(여성위원회가)여성조경인들의 친목단체처럼 활동하고 있는데 한계가 있다. 선후배 소통의 자리를 더 마련할 것이다. 조경계 내에서 여성들이 약자다. 여성들을 뒤에서 받쳐주기 위해 위원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만들고 싶다. 앞으로 조경협회의 사회적 공헌 역할에도 함께 할 것이다”며 마무리했다.
[한국조경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