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조경가 "일에 대한 열정 있다면 포기하지 마라!"
여성 조경가 "일에 대한 열정 있다면 포기하지 마라!"
  • 김효원 기자
  • 승인 2019.11.04
  • 호수 56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조경가 5인이 밝히는 현장
일과 가정 병행하는 여성 증가
성별 편견 줄고 경쟁에 돌입
육아휴직 포용성 넓어져 '긍정'
‘WOMEN and LIFE in LANDSCAPE ARCHITECTURE’ 강연회
‘WOMEN and LIFE in LANDSCAPE ARCHITECTURE’ 강연회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설계·시공 회사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예비 여성 조경가를 위해 먼저 그 길을 걷고 있는 선배 조경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지난 2일(토) 서울숲 동심원갤러리에 마련됐다.

여성 조경가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 그룹 ‘랜드걸스’가 주최한 ‘WOMEN and LIFE in LANDSCAPE ARCHITECTURE(이하 ‘WLL’)’ 강연회로, 티켓 오픈 5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예비 여성 조경가들의 진로와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소위 ‘빡세다’는 조경업계에서 결혼과 출산,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잘 나가는 선배 조경인들의 이야기를 듣기위해 100여 명이 넘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 초년생 등이 모였다.

강연 연사로 강아람 조경기술사, 오현주 안마당더랩 소장, 유혜인 삼성물산 건설부문 책임, 윤희연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부교수, 이양희 씨에이조경기술사사무소 팀장이 참석했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양희 팀장은 대학생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개인적인 삶의 이력을 가감 없이 들려줬다. 이 팀장은 “무엇보다 커리어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과감하게 출산휴가 3개월과 육아휴직 12개월을 회사에 요청했고 당시 회사 측에서도 복지에 대해 신경 쓰기 시작한 터라 잘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이후 복직해서 잘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양희 팀장이 처음 길을 터놓자 줄줄이 육아휴직을 하고 돌아오는 직원들도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또 설계회사도 주 52시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육아나 결혼 때문에 일을 포기해야 하지는 않을까 지레 겁먹지 말기를 당부했다.

강아람 조경기술사 역시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출산과 육아를 병행했던 경험을 나누며 회사와 함께 공생하고 조율하는 것을 강조했다. 특히 일을 하기 힘든 시기에는 회사와 합의해 재택근무나 파트타임의 형태로 일을 병행했던 점을 예로 들었다.

강 기술사는 “20대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기이다. 지금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 시민 참여나 주민 참여 예산제나 개인 의뢰 텃밭, 공모전 등 여러 경험을 쌓기를 바란다”고 추천하며 협상력과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길러놓으면 나중에 창업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할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조언했다.

이양희, 강아람 조경가가 설계사에서의 경험을 나눴다면 유혜인 책임과 오현주 소장은 건설과 시공 분야의 업무와 경험을 이야기 했다.

유혜인 책임은 본인의 사례를 근거로 업종을 선택하기 전 철저한 자기 분석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책임은 “건설업계는 새벽 일찍 출근하는 것은 기본, 현장을 누비며 다녀야 하기 때문에 체력은 기본이다”고 설명했다. “육아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그 시간에 더욱 열심히 커리어를 쌓는데 집중했다. 퇴근 후에도 매일 6시간 씩 조경기술사와 자연환경관리기술사 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땄다”며 커리어를 쌓기 위한 열정과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현주 소장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을 맡아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여자는 시공에 어울리지 않다는 편견에 대해서는 “시공은 남녀노소 누구나 힘든 것이다. 흙바닥에서 밥을 먹고, 춥고 더울 때도 밖에서 땀 흘리며 일한다. 내 손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면 도전하라”고 추천했다.

또한 오현주 소장은 창업을 하고 회사가 자라는 과정도 상세하게 소개했다. 처음 실물을 만드는 일을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안마당더랩을 창업했을때는 일을 받을 곳이 없었기 때문에 페이퍼웤 중심의 일로 시작할 수 밖에 없었지만 포트폴리오가 하나씩 쌓이면서 점차 실제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들이 많아졌고 현재는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디자인빌드의 일로 구성됐다.

마지막 연사로 나온 윤희연 교수는 설계를 조경공부를 더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유익한 ‘대학원’에 대한 정보들과 그 이후의 취업 얘기를 전했다.

특히, 미국에서의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유학을 고민 중인 학생들에게 “미국의 경우 석사로 설계를 공부하려면 자비를 들여 디자인 스쿨을 다녀야 한다. 이후 취업은 어렵지 않다. 단, 미국 내 직장생활은 언어적인 면에서나 문화적으로 조금 버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윤 교수는 “조경을 통해 사회가 변하고, 정책에 반영되어 국토가 바뀌는 일은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며 조경의 미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연구의 주제로도 조경은 다양하고 재미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모든 강연이 끝난 뒤에는 디너파티를 통해 강연 시간에 하지 못했던 질문과 답변, 그리고 강연자와 관람객의 교류를 이어나갔다.

한편, 이번 강연을 주관한 랜드걸스 운영진은 백규리, 김지호, 조유진 3명의 멤버로 구성됐다. 강연을 준비하며 각 조경학과 학생 스탭(한수빈, 이중주, 정수현, 박진실, 김희주, 서민정, 강현이 총 7명)이 함께 참여해 전반적인 행사를 준비하는 데 봉사했다. 랜드걸스 운영진은 "내년에도 조경가를 위한 다양한 강연 및 행사를 기획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국조경신문]

WLL 운영진과 스탭
WLL 운영진과 스탭  ①백규리 ②이중주 ③김지호 ④서민정 ⑤조유진 ⑥박진실 ⑦김희주 ⑧한수빈 ⑨정수현 ⑩강현이

 

이양희 씨에이조경기술사사무소 팀장
이양희 씨에이조경기술사사무소 팀장
강아람 조경기술사와 관람객
강아람 조경기술사와 관람객
유혜인 삼성물산 건설부문 책임
유혜인 삼성물산 건설부문 책임
오현주 안마당더랩 소장
오현주 안마당더랩 소장
윤희연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부교수
윤희연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부교수

 

김효원 기자
김효원 기자 khw92@latimes.kr 김효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