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시대] 부족한 도심녹지, 학교와 건물에서 찾다
[조경시대] 부족한 도심녹지, 학교와 건물에서 찾다
  • 문길동 객원 논설위원
  • 승인 2019.10.23
  • 호수 5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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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길동 서울시 조경과장
문길동 서울시 조경과장

[Landscape Times] 서울시 공원녹지정책은 1967년 ’공원법′ 제정 이후 도시의 발달과 함께 치산녹화, 개발제한구역 설정과 같은 보호위주 정책에서 90년대 생활수준의 향상 및 여가수요의 증대로 공원녹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원녹지 확충에 주력하였고 2000년 이후부터 관주도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생활권녹지 조성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지나면서 서울의 공원녹지는 토지수요와의 경쟁 열세로 인한 감소, 지역별 서비스 불균형 및 접근성 악화, 도시개발에 따른 공원녹지 단절 및 부족 등 몇 가지 문제점을 안게 되었다.서울시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부분 시 외곽에 분포되어 있는 국립공원, 도시자연공원을 포함한 서울시의 1인당 공원면적은 16.63㎡(2018년)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인 9㎡를 상회하고 있으나, 국립공원, 도시자연공원을 제외한 시민들이 근린생활권에서 실제로 접근하기 용이하고 자주 이용할 수 있는 1인당 시가화지역 공원면적은 6.31㎡(2018년)로 여전히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산림청 통계에서도 서울의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은 4.38㎡(2017년)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다. 녹지의 조성과 확대를 가장 우선순위로 삼았지만 생활주변 공원녹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은 제한적이다.

공원녹지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입지선정과 토지매입을 위한 예산확보이다. 토지 이용성이 극대화된 서울에서 공원녹지를 조성할 만한 공간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공원녹지 내 높은 사유지 비율과 지가상승으로 보상비가 과다하여 녹지공간을 확보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풀어낼 해결책이 있는데 이는 기존에 있는 학교와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여 녹화하는 것이다. 지역별로 고루 분포해 있는 학교부지와 촘촘히 들어찬 건축물의 옥상공간을 녹화사업지로 사용하다 보면, 대상지 특성상 수혜범위가 넓고 편중 없는 균등한 공원녹지 혜택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토지보상이 필요 없어 예산 투자 대비 굉장히 큰 사업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녹지공간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치유를 받는 것 외에도 폭염·소음은 물론, 최근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미세먼지까지 감소시켜주는 녹지의 부가적인 공익 가치를 생각한다면 그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2001년부터 ‘학교공원화’라는 이름으로 2010년까지 총 825개 학교를 대상으로 녹화사업을 시행하였다. 이 사업은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녹지 확보를 목표로, 학교 담장을 열고 기존 학교 내 녹지공간을 보다 개선하는 사업이었다. 이후, 학교개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하면서 단순한 녹화보다는 자연지반을 비롯한 인공지반 녹화, 입면녹화 등 다양한 녹화기법을 통합한 ‘에코스쿨 조성’ 사업을 2013년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에코스쿨 사업은 학교 내 유휴 공간, 옥상, 이용하지 않는 주차장 등에 텃밭과 자연학습장, 생태연못과 학교 숲 조성을 주요내용으로 한다. 담장철거를 통한 지역 주민의 이용성 제고 보다는 학생들의 생태학습이 가능한 친환경적인 교육환경 제공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 학교공원화 사업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에코스쿨 사업효과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아 시행 후 이듬해부터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부응해 녹화 대상학교와 예산규모는 매년 확대되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총 272개 초·중·고교에 에코스쿨을 조성하였는데, 이렇게 조성된 녹지면적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축구장 면적의 27배가 넘는 19만㎡에 달한다.

2018년까지 학교공원화와 에코스쿨로 녹화된 학교는 1097개교로 전체(1361개교) 80% 수준의 높은 사업성과를 보였다. 2025년 이내에 서울시 전체 초·중·고교를 녹화하는 것이 학교녹화의 최종목표이다.

에코스쿨 사업 성공의 주된 요인 중 하나가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를 구성원으로 한 ‘에코스쿨추진위원회’ 구성을 의무화하여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추진위원회 활동을 통해 사업계획안 수립에 참여할 수 있고, 꽃 심기 등 시공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으며 텃밭이나 자연학습장에서 교과과정과 연계한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소규모 농작이나 원예활동을 할 수도 있다. 간접적으로만 접하던 자연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도록 해서 자연학습에 대한 흥미유발은 물론 학생들의 정서함양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사실상 체험이 어려웠던 텃밭 가꾸기 활동에 참여하고, 생태연못에서 수생식물과 작은 곤충들을 직접 보며 만져보는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 에코스쿨 사업 추진은 그동안 이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숲속학교, 수직정원, 그린커튼 등 정형화된 녹화모델이 아닌 새로운 녹화방안을 도입하여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고 업그레이드 된 개념을 더해나갈 예정이다.

에코스쿨과 더불어, 도시 내에 부족한 녹지를 확보하는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가 옥상녹화이다. 이 사업은 도시미관을 향상시키고 열섬화 완화 및 미세먼지 저감 등 생태적 문제해결과 에너지 절약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사업으로 수요확대가 계속 이어져 왔다.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총 742개소 민간‧공공 건축물에 시행한 옥상녹화 면적은 31만㎡로, 이는 국제규격의 축구장(7140㎡) 면적의 43배를 웃도는 면적이다.

옥상녹화 사업추진은 매칭펀드 방식으로, 시 소유 건물은 전액 시비를 지원하고 국가(공공)기관 및 민간건물은 자체예산으로 사업비의 50%를, 자치구 건물은 30% 이상을 확보해야 나머지 사업비가 제공된다. 옥상녹화지에 대한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 녹색쉼터, 텃밭 체험, 냉·난방효과 부분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으나, 차등 지원으로 인한 과도한 자부담 발생과 25개 자치구 전역에 산발적으로 추진돼옴으로써 가시적인 효과 부족 등은 개선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행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우선 공공건물 신축 시 옥상녹화를 의무화 하고 사업비 지원 비율 상향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옥상녹화 지원 조례’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파급효과가 있고 사업촉진이 필요한 지역을 선정, 집중 녹화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여 옥상녹화 활성화를 적극 도모할 계획이다.

최근 서울시 공원녹지정책은 공원에 찾아가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녹지를 접할 수 있는 ‘숲과 정원의 도시, 서울’에 비전을 두고 도심지 내 녹지면적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생활권주변 녹지조성 정책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고 막대한 예산을 들이지 않아도 녹화가 가능한 학교 및 건물을 최대한 활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문을 열고 집을 나서는 순간 녹지공간을 맞이하는 꿈꾸면서 말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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