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전문가 토론회
서울시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1차 전문가 토론회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왜 필요한가?’를 놓고 18일(금)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전문가 및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위한 1차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에서 신당동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박원순 시장님, 재임기간 안에 꼭 광화문 광장 재조성을 해야 합니까?”라고 질문하며 늦더라도 제대로 된 광화문 광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광장을 만들기 전에 광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목적을 생각해 달라”, “광화문 일대의 남북축의 교통 문제부터 해결하면 좋겠다”, “늦더라도 광화문 광장의 전면 보행화를 실시하라”는 시민들의 민원이 쏟아졌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쉽게 끝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향후 더 많은 논의와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답하며 토론회 속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강병근 건국대학교 명예 교수는 토론에 앞서 “이번 1차 토론의 목적은 앞으로 이어질 2, 3, 4차 토론회에서 논의할 쟁점을 도출하는데 있다”고 운을 띄웠고, 교통·역사·정치·소통 등 각 분야 전문가가 나서 각기 다른 관점에서 광화문 광장 재조성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다.

토론자들은 도로와 교통 중심의 현재 광화문 광장을 보행 중심의 광장으로 바꾸는 것에 대부분이 공감했지만, 광장 조성의 방법론과 우선순위, 역사 복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설치 등 세부 내용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김은희 도시연대정책연구센터장은 서울로 7017의 사례를 들며 “서울역 고가로 활용방안을 두고 많은 논의가 오갔는데, 서울시에서 답을 이미 정해서 들고 와버리니 시민들의 역할이 줄어들었다. 이번 광화문 광장도 마찬가지다. 광화문 광장을 바꾸기 전, 왜 바꿔야 하는가를 시민들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논의의 순서를 강조했다.

광화문 광장이 갖는 ‘보행성’을 두고 많은 전문가의 의견도 제시됐다. 김상철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기획위원은 “종로통이라고 불리는 곳은 전면 보행화를 지향해야 한다”며 차로를 줄여 광장을 늘리는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남은경 경실련도시개혁센터 국장 역시 “현재 재구성안은 여전히 보행 단절성을 구현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걷는 것을 최우선순위가 되기를 요청했다.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보행 광장을 조성하기 전, 현재 교통량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해야한다”며 “GTX 광화문복합역사를 설치해 도심의 자가용 수요를 대중교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대 복원을 놓고도 서로 다른 의견이 맞붙기도 했다. 안창모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는 “2016년 촛불 집회를 거치면서 광화문은 광장으로서 의미를 갖게 됐다. 동시에 광화문 광장은 과거 조선시대 백성들의 공간이었던 육조거리였다는 점에서 ‘역사의 현재화’ 공간이다”며 월대 복원을 통해 역사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정기황 문화도시연구소 소장은 “월대는 일부 사대부에 국한된 공간이지, 백성의 공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월대 복원과 같은 가치는 시민의 일상과 동떨어져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우리 사회는 광장에 대한 논의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은 광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만드는 일을 너머서 시민들과 함께 논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광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열려있는 논의가 계속되길 바란다며 토론회의 의미를 되새겼다.

토론에 참석한 전체 연사는 김찬석 청주대 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장, 안창모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 전영훈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교수, 김상철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기획위원, 김은희 도시연대정책연구센터장, 남은경 경실련도시개혁센터 국장, 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정기황 문화도시연구소 소장이다.

한편,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서울시는 11월 말까지 4회에 걸쳐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후 12월 7일(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12월 15일(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시민 대토론회를 2차례 더 개최한다.

시민소통은 오프라인과 병행해 온라인에서도 계속된다. ‘민주주의 서울’, ‘광화문광장 누리집’, ‘모바일 엠보팅’ 등 다각도의 채널에서 의견을 남길 수 있다.

[한국조경신문]

임창수 광화문광장사업반 반장의 추진경위와 쟁점사항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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