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한 생태계 지속가능성을 논의하는 기획 세션 토론 모습
평화를 위한 생태계 지속가능성을 논의하는 기획 세션 토론 모습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DMZ 생태계 가치와 보존, 생명다양성의 중요성이 확산되는 가운데 접경지역 및 DMZ에 대한 환경정책은 오히려 간과되고 있음이 지적됐다.

19일(목)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DMZ 포럼 두 번째 기획세션에서 화두로 떠오른 키워드는 DMZ 개발정책 너머 주목해야 할 ‘생태계서비스’였다. 생태계서비스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유무형의 모든 혜택을 말한다.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모든 것을 서비스 측면에서 바라보고, 이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가치를 매기고 보존한다는 프레임이다.

김충기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 자연환경연구실장은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 속 정부와 지자체의 개발 위주 DMZ 발전계획을 우려하며 환경 및 생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함을 지적했다.

DMZ가 갖는 생태계서비스에는 식량이나 물, 목재 등 자원을 주는 것은 물론 기후조절, 수질정화, 자연재해 저감, 질병조절 등 자연의 조절기능에 의한 혜택이 들어있다. 김 실장은 “DMZ 생태계는 미세먼지를 정화해 대기질을 조절하는 한반도의 허파 역할을 한다. 또한 DMZ 서쪽에서 만나는 한강하구는 깨끗한 수자원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장소다”며 DMZ 생태계서비스 관점에서 개발을 줄이고, 친환경 경작으로 생물 서식지를 확보하기 위해선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어떤 이용과 개발도 허용돼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나일 무어스 대표는 “정부는 DMZ를 평화 프로세스의 한 부분으로 보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DMZ가 가진 생태계서비스의 가치를 본다면 민통선 지역과 국경과 맞닿은 지역의 땅을 사들이고, 그 지역 농민들을 지원해 생물다양성을 보존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통선 지역을 현명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보호지역을 지정하고, 람사르협약에 따라 습지지역을 지정해야 한다”고 보존 방안을 제시했다.

2차 대전 이후 한국처럼 분단국이었던 독일 생태지역도 소개됐다. 마르코 노이베르트 연구원은 독일 내부 국경에 의해 분단된 지역을 통일 이후 ‘그린 벨트’로 탈바꿈한 독일의 아이히스펠트 지역의 사례를 설명하며 DMZ 경관 및 보존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후 토론에서 이동근 교수는 “DMZ 모두를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어딜 지키고 어디를 개발할지, 의사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와 모델은 필수적이다”며 DMZ 연구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축적하고, 이를 개발논리를 막는 생태계서비스로 적극 대처하자는 것이다.

권혁수 연구원은 데이터 구축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이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주민들이 함께 꼭 참여하기를 조언했다. “DMZ의 생태계서비스를 위한 법적이고 제도적인 장치를 환경부에서 마련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주민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함께 생태계서비스를 평가하고 발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문태훈 교수 역시 주민 참여에 공감하며, “DMZ 생태계서비스는 모든 부서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할 문제이다. 최소한의 개발과 최대한의 보존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주민들의 노력 모두가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DMZ 포럼 ‘생태’ 주제의 기획세션에는 독일에서 온 마르코 노이베르트 라이프니츠 생태도시와 지역개발 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나일 무어스 새와 생명의 터 대표와 김충기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 자연환경연구실장이 발제를, 이동근 서울대학교 교수, 권혁수 국립생태원 선임연구위원, 문태훈 중앙대학교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한편, 2019 DMZ 포럼은 남북 평화협력과 DMZ의 평화적 활용방안을 논의하고자 국내외 지도자가 참석, 6개의 테마의 11개 세션으로 20일까지 이틀간 진행됐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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