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m에 달하는 세계 최초, 최대 높이로 조성된 피아노폭포  [사진 지재호 기자]
92m에 달하는 세계 최초, 최대 높이로 조성된 피아노폭포 [사진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처음 접했을 때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분명 하수처리장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편견으로 뒤 덮인 단어들이 지끈거리게 할 정도로 웅성거렸다.

‘피아노폭포’ 단어가 선사하는 근사함과 내 속에서 피어나는 허세가 뭉쳐져 나만의 편견은 ‘하수처리장=고약함’이라는 공식이 성립돼 있기 때문에 지끈거렸을 게다.

주차장으로 향하면서 정면으로 치고 들어오는 풍경은 우선 돌직구를 맞은 느낌이다. 인공폭포라는 사실은 인지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멋진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계류를 따라 원목 데크가 길게 늘어져 있어 산책하듯 즐길 수 있었고 다양한 각도에서 즐길 수 있었다.

남양주 8경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이곳은 수직높이가 61m, 경사면 길이 91.7m로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방류수를 펌프로 올려 흘러내리게 했다. 그 옆으로는 2층 높이의 피아노 건축물이 자리해 있다.

 

 

피아노폭포 전면에 위치한 피아노 형태로 건축된 2층 화장실 건물은 매력적일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피아노폭포 전면에 위치한 피아노 형태로 건축된 2층 화장실 건물은 매력적일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무료로 이용이 가능한 물놀이시설은 매년 많은 어린이와 가족들이 찾을 정도다.  [사진 지재호 기자]
무료로 이용이 가능한 물놀이시설은 매년 많은 어린이와 가족들이 찾을 정도다. [사진 지재호 기자]

 

얼핏 카페시설로 보이지만 화장실이라는 사실에 ‘실화냐?’라는 유행어가 문득 생각나게 했다. 계단을 오를 때 디지털 피아노 건반 소리가 재미를 준다. 배려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몸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 엘리베이터 시설도 운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고개가 절로 끄덕였다.

2층에 올라서니 주변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늑한 공간이다. 폭포수를 보며 쉬어갈 수 있게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곳 화장실은 지난 2007년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총회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화장실 30곳’ 중 하나로 선정된 곳이다. 또한 2008년 제10회 행정안전부 주최 ‘아름다운 화장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근사한 예술 건축물이자 공간이었다.

피아노 건축물 옆으로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물놀이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2019년 8월 31일. 필자가 방문한 이날의 날씨는 한 낮 기온이 28도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체감 온도는 그 보다 높아서였는지 아이들은 연신 물놀이 삼매경이다.

아마도 모든 이용이 무료라서 그런가? 라고 단순히 사람이 몰리는 이유를 생각했지만 이날이 2019년도 여름 개장의 마지막 날이었다고 한다.

 

 

제1 화도 하수처리장 시설  [사진 지재호 기자]
제1 화도 하수처리장 시설 [사진 지재호 기자]

 

이곳의 정확한 명칭은 남양주 화도푸른물센터다.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생태계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했다.

누구나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이며 올해 처음으로 메아리라는 매점도 운영하고 있다. 방문자들이 많다보니 편의점을 찾는 방문객들의 불편함을 해소시킬 목적이다. 여기에 현재는 사정으로 인해 통제되고 있지만 자연생태공원도 찾아볼 수 있다.

제1 하수처리장을 비롯해 제2 하수처리장, 침전지, 여과시설, 생물반응조, 침사지, 유량조정조, 그리고 환경홍보관 등이 운영되고 있다. 약 9만7108명분에 달하는 하수물량을 처리하는 이곳은 24시간 365일 맑은 물을 재생산하고 있다.

혐오시설을 친환경시설로 바꾸고 연간 20만 명이 다녀가는 관광명소로 자리한 하수처리장의 변신은 분명 ‘유죄’일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맘대로 끌어당긴 죄.

사람을 끌어들이고 자연을 끌어들여 공존의 가능성을 선사한 멋진 공원으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조경신문]

 

생태연못   [사진 지재호 기자]
생태연못 [사진 지재호 기자]

 

 

 

 

 

생태연못에 있는 잉어들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먹을 것을 던져줬는지 앞다퉈 사람을 졸졸 따라 다닌다.  [사진 지재호 기자]
생태연못에 있는 잉어들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먹을 것을 던져줬는지 앞다퉈 사람을 졸졸 따라 다닌다. [사진 지재호 기자]

 

 

2019년도 마지막 여름을 즐기는 아이들의 표정은 언제나 아름답다. 화도푸른물센터 바닥분수를 뛰어다니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사진 지재호 기자]
2019년도 마지막 여름을 즐기는 아이들의 표정은 언제나 아름답다. 화도푸른물센터 바닥분수를 뛰어다니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사진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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