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시대] 구름이 몰려오기전에
[조경시대] 구름이 몰려오기전에
  • 노환기 객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8.20
  • 호수 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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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기 (사)한국조경협회 회장
노환기 (사)한국조경협회 회장

[Landscape Times 노환기 한국조경협회장] 장마가 끝나고도 상당기간에에 걸쳐 지속적으로 비가 오고 있다. 다행히 태풍의 피해가 크진 않지만 더 큰 구름이 몰려오기 전에 여름철엔 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매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1938년 9월30일 독일 뮌헨에서 영국의 체임벌린 총리와 프랑스의 달라디에 총리가 독일의 히틀러 총통및 이탈리아 무솔리니 총리와 합의해 뮌헨협정(Munich Agreement)을 체결하였다. 협정내용은 초대받지 못한 신생국 체코슬로바키아의 운명에 관한 것이다.
1919년 베르사이유조약으로 탄생한 체코슬로바키아의 영토인 주데텐란트(독일계 다수 거주지역)를 나치독일에 넘기는 굴욕적인 내용을 담은 협정에 체임벌린 총리는 귀국후 "독일에서 명예로운 평화를 들고 돌아왔다"며 "이것이 우리시대의 평화라고 믿는다."라면서
불과 20년 전에 끝난 1차세계대전의 상처를 기억하는 그에게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평화를 지키고 싶어 했다.
굴욕적인 양보와 신생약소국 희생, 동맹의 배신 등 이른바 '유화정책(appeasement)'에 여론까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히틀러의 속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오판이었다. 1933년 집권한 히틀러는 1차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신 국제질서인 '베르사이유 체제'를 와해시키려 36년 독일서부 라인란트, 38년 오스트리아병합, 그해 10월 독일계 주민이 다수 살고 있다는 이유로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란트 문제로 체임벌린 등과 여러 차례 대화를 한 끝에 뮌헨에서 "최후의 영토적 요구"라고 압박해 이를 얻어냈다.
주권국가 체코슬로바키아 패싱이자 강대국들의 암묵적인 묵인과 배신이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다시는 1차세계대전같은 참화를 겪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아무런 행동도 없이 나치 앞에 유화정책으로 일관했다.. 말만 할 뿐 행동이 따르지 않는(only talk,no action)유화정책은 영/불의 무력개입을 두려워하던 히틀러의 판단에 자신감 만 키워놨다.
유화정책의 체임벌린의 '우리시대의 평화'는 짧은 유효기간에 대가는 엄청났다. 39년 9월 폴란드침공을 시작으로 2차세계대전이  발발했다.
그런데 전쟁을 막지 못한 게 체임벌린만의 탓인가. 당시만 해도 체임벌린의 유화 정책은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많은 국민이 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그를 공항에 마중 나가 열렬히 환영했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폴 존슨은 저서 '윈스턴 처칠의 뜨거운 승리'에서 영국의 1930년대를 '반전(反戰)주의가 단순한 유행이 아닌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던 시기'라고 규정했다. 당시 영국인들은 전쟁만 피할 수 있다면 체코 땅쯤이야 누가 갖든 상관없다고 생각했고 정치인들은 그런 여론에 영합했다. 1933년 보궐선거 때 노동당 당수였던 조지 랜스베리는 "모든 신병 캠프를 폐쇄하고 군대의 무장을 해제하며 모든 끔찍한 무기를 폐기하겠다"고 공약해 승리했다. 2년 뒤 히틀러는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전쟁 책임을 규정하고 재무장을 금지한 베르사이유조약 파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전쟁이 두려웠던 영국인들은 도발의 명백한 물증에 눈감고 "영국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는 히틀러의 입에만 집착했다. 대표적인 평화주의자였던 클리포드 앨런 의원은 1935년 1월 히틀러를 만난 뒤 아무 근거도 없이 "독일의 공격적인 언사와 호전적인 구호는 그들의 진심이 아니다. 나는 히틀러가 진심으로 평화를 원한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시민사회에선 이른바 '평화 투표(Peace Ballot)'라는 반전·평화 캠페인이 전개됐다. 이 평화 투표는 5개의 질문으로 이루어졌는데 그중엔 '국제 협정에 의한 전면적인 군축을 지지하느냐?'는 항목도 있었다. 나치 독일 앞에서 백기투항선언이나 마찬가지인데도 1000만명 넘는 국민이 찬성했다. 반대는 77만명에 불과했다. 옥스퍼드대 학생들은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왕과 국가를 위해 싸우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독일의 독가스 폭탄 50개면 런던 전체를 독살할 수 있다"며 공포심을 자극했다. 독일 정치학자 헤어프리트 뮌클러는 저서 '파편화한 전쟁'에서 '체임벌린의 유화 정책은 자국민의 반전 분위기와 큰 상관이 있었다'고 썼다. 체임벌린의 선택이 영국 국민의 선택이기도 했다는 뜻이다.

왜 2차세계대전의 먹구름이 드리운 시대를 이야기하는걸까

올해 산림청은 다시금 도시공원으로 진입하기 위한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제정하고 7월30일 의원발의를 하였다.
정부중앙부처인 기관으로 산림청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도시지역내 식생을 산림 등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제도적으로 지원함으로서 조경산업에 데한 업역 침해 논란과 충돌, 전문성 부재로 의한 국민안전 위협, 품질완성도 저하 등이 지속적으로 야기되어 왔으나 ‘산림자원법’과 ‘수목원정원법’, ‘산림기술법’ 제정에 이어 2011년도에 발의되었다가 폐기된 ‘도시숲법’을 금번 제정안에서는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의 대규모 실효’등의 내용을 담아 도시공원을 도시숲에 포함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조경계는 연초부터 산림청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수 십 차례의 협상을 통해 도시숲법 제정을 위한 기초 법령제정에 참여해 왔다.
기존 산림자원법에서 법제처 법령해석에 따라 도시림 등 조성사업에 조경공사업과 조경식재공사업이 참여할 수 있음이 명시화되었으며, 특히 도시림 등 조성사업과 조경사업이 내용에서 구분되는 별개의 사업이 아니라는 정의는 조경산업이 도시림 등 조성사업에 참여하는데 장벽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산림기술법 또한 산림자원법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조사, 설계, 시공, 감리, 유지관리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조경산업에서는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기술사법에 따른 조경관련 설계업의 참여를 비롯하여 공원, 녹지 등의 조성사업에 대한 경력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제정안 준비과정에서 조경관련 용역업 참여에 대해 지속적으로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산림청은 정부의 규제개혁 의지보다 더욱 강력한 의지로 규제를 강화하며 제정안에서 관련항목을 삭제했다. 또한 2015년에 건설기술자 등급 인정 및 교육.훈련 등에 관한 기준에서 규제개혁 등을 사유로 국가자격 중 조경자격과 산림자격이 동등하도록 개정해 산림자격으로 모든 조경관련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산림청은 여전히 산림자격, 산림기술법에 의한 기술자자격에서 조경자격을 차등 제한하고 있다.
이외에도 법안심사과정에서 삭제될 가능성이 많은 항목이나 설령 게재되더라도 전문성보유 여부 없이 조성사업에 산림사업법인 6종이 참여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2012년 ‘도시숲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조경계에서 결사반대한 사유로는 도시지역내 조경산업과 산림사업의 업무중복, 조경산업과 산림청의 신뢰부재, 제도적 제한에 따른 공정한 경쟁부재 등을 들 수 있다.
7년이란 시간동안 산림청은 더욱 거대한 조직으로 변모하여 왔으나 올해 초 조경계와 신뢰에 의한 제도의 공정성을 바탕으로 조경산업의 도시림 등 조성사업 참여를 제도화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 하에 협력하여 왔으나, 협상 도중에 조경계의 의견을 미반영한 상태로 일방적으로 의원발의를 했다. 입법예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조경계는 실기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조경계의 요구조건을 산림청이 합리적으로 수용하여 상생을 할 것인지 아니면 독단적으로 규제를 강화하여 처리 할 것인지를 우리는 방관만 할 것이 아니라 조경계 전체의 공동대응이 필요한 절박한 시기이다.
위장된 평화는 오래가지 못하며 결국 진실의 순간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영국인들에게 그 순간은 독일이 덴마크·노르웨이·네덜란드·벨기에·프랑스를 잇달아 침공한 1940년이었다. 히틀러의 평화 약속이 가짜임을 깨달은 그들은 용감하게 진실과 마주 섰고 "바다에서, 공중에서, 들판과 거리에서 싸우겠다"고 다짐하고 나치 독일에 맞섰다.

먹구름이 몰려와 세찬 비바람 끝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비관하기보다 지금은 대비할 시간이다. [한국조경신문]

노환기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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