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산드로 멘디니의 'Proust' 벤치와 베롱나무의 콤비네이션은 금방이라도 벤치에 앉아 독서를 즐기게 만드는 마법이 생겨난다.   [사진 지재호 기자]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Proust' 벤치와 베롱나무의 콤비네이션은 금방이라도 벤치에 앉아 독서를 즐기게 만드는 마법이 생겨난다. [사진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아파트 조경은 ‘숲세권’ 중심으로 자리하면서 완성도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만큼 아파트 문화 트렌드는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는 이제 숲세권이라는 단순 계산방식의 조건을 넘어 ‘문화’라는 키워드를 접목하고 그 안에 예술적 감각을 녹여낸 ‘아트’를 추가했다.

그 결과 아파트 조경이 고급화되고 라이프 스타일을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효과까지 발생시키면서 조경산업이 조경문화로 확장되는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현대건설의 최 상위 주거브랜드로 선을 보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디에이치 아너힐즈 : The H HonorHills’는 현대미술관을 콘셉트로 특화 조경을 진행함으로써 조경산업이 예술적 감성과의 만남을 통해 문화로 승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또한 조경이라는 녹색문화가 예술문화와의 접목으로 완성도는 물론 기존 리빙라이프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복합적 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커다란 진주를 내 뱉은 조개 조형물이 자리한 잔디광장    [사진 지재호 기자]
커다란 진주를 내 뱉은 조개 조형물이 자리한 잔디광장 [사진 지재호 기자]

 

 

 

금강산 만이천봉을 모티브로 가져 온 석가산     [사진 지재호 기자]
금강산 만이천봉을 모티브로 가져 온 석가산 [사진 지재호 기자]

 

현대적 감각의 예술+공간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현대적 디자인과 현대건설의 장인정신이 결합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는 ‘현대미술관’을 주요 콘셉트로 적용한 첫 사례이다.

때문에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조경공간을 통칭해 ‘현대미술관’이라 명명하고 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 ‘현대미술관’은 계절의 변화에 반응해 드라마틱한 경관을 연출할 수 있는 ‘수목이 만드는 명작’,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시설이 만드는 명작’ 그리고 세련된 현대적 감성과 예술성이 가미된 ‘공간이 만드는 명작’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수목이 만드는 명작’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최 상위 수목을 선별해 공사에 미리 반영했다. 이전의 공동주택 단지에서는 보기 어려운 특수형의 소나무와 반송 등을 단지 내 주요 공간에 식재해 압도적인 경관을 연출하는 것이다.

여기에 특대형 공작단풍과 배롱나무, 제주도에서 공수한 윤노리나무와 팽나무 등 낙엽 대형목 역시 거대한 숲의 풍경을 자랑하고 있다.

‘시설이 만드는 명작’은 거대한 석가산과 8개의 커뮤니티 폴리, 해외 예술가의 조형물, 유럽산 휴게시설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게이트 1에 들어서면 마치 인사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양쪽으로 갈라선 소나무, 이들을 지나 왼쪽에 거대하게 느껴질 정도로 웅장한 석가산은 기존에 봐 오던 것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전달해 준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고, 낯설지만은 않은 묘한 매력을 담고 있는 석가산. 그것은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닮아 있었기에 잠시 넋을 빠지게 만든다.

이 곳을 지나면서 곧 만나게 되는 제주 팽나무 행렬은 팽나무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묵직하지만 부드러운 수형은 세심한 손길과 선별에 의해 조성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끝으로 ‘공간이 만드는 명작’은 각 분야의 거장들과의 협업을 통해 구현된 공간이다. 영국 출신의 공공미술가인 Sinta Tantra의 독특한 디자인을 녹여낸 예술 놀이터는 공동주택 최초로 해외 예술가와 협업한 조형 놀이공간으로 독특한 색상 패턴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 향상을 기대케 하고 있다.

단지 중정에 조성된 ‘헤리티지 가든’은 정욱주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가 설계와 시공을 직접 총괄하고 참여할 정도로 열의를 보인 작품이다.

단지 인근에 위치한 안개가 피어오르는 대모산의 고즈넉한 풍경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는 헤리티지 가든은 비가 내릴 때면 계류가 형성되고, 맑은 날에는 마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선큰으로 조성된 이 곳은 게스트 하우스와 입주민들의 커뮤니티공간이 둘러 있어 통 창을 통해 헤리티지 가든에서 만 느낄 수 있는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헤리티지 가든은 방문자라면 꼭 잊지 말고 찾아볼만 하다  [사진 지재호 기자]
헤리티지 가든은 방문자라면 꼭 잊지 말고 찾아볼만 하다 [사진 지재호 기자]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헤리티지 가든    [사진 지재호 기자]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헤리티지 가든 [사진 지재호 기자]

 

반드시 찾아가야 할 중정 ‘헤리티지 가든’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현대미술관 콘셉트는 주변 환경적 요소와 맥락적으로 끌어나가는 힘이 느껴진다. 이곳의 녹지율은 38%로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지만 유독 더 푸르게 보이는 것은 개포근린공원을 끼고 있고 달터근린공원이 인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러 공간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지만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면 ‘헤리티지 가든’이라 말할 수 있다.

처음 통 창으로 접한 헤리티지 가든의 첫 인상은 정원이 안으로 들어 왔다는 사실에 놀랐고 미스트 분사를 통해 안개가 피어오는 모습에 또 다른 감동이 일렁인다.

뉴욕타임즈 빌딩 로비 정원은 중정의 상징적인 조경공간으로 자리한 지 오래다. 허드슨강 계곡 산림경관을 차용해 시적인 접근을 강조했다면 ‘헤리티지 가든’은 주변 풍경을 안으로 끌어 들였다는 것이다.

헤리티지 가든에 조성된 서어나무는 기존 아파트에서 사용하는 나무와 달리 고급화된 아파트의 차별화를 위해 식재됐다.

정욱주 교수가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직접 안전모를 쓰고 참여했다. 조성까지는 약 3개월 정도가 소요됐다. 돌과 나무 식재 방향에 대해서도 정 교수가 보여 지는 위치까지 잡아줬다.

하지원 현대건설 조경기사에 따르면 정 교수는 돌과 나무 모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어떤 위치로 보여지느냐에 따라 모습도 달라진다며 직접 지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전한다.

이 곳은 준공 후 정 교수가 직접 정기적으로 가든 클래스(Garden Class)를 개최해 관리 기법과 다양한 조경 지식을 입주민들에게 공유할 예정이다.

 

 

론 아라드 디자이너의 벤치 'MT2'가 배치된 휴게공간   [사진 지재호 기자]
론 아라드 디자이너의 벤치 'MT2'가 배치된 휴게공간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파비오 노벰브레 디자이너의 벤치 'AND'. 이 벤치는 분리가 가능해 여럿이 이용이 가능하다.   [사진 지재호 기자]
파비오 노벰브레 디자이너의 벤치 'AND'. 이 벤치는 분리가 가능해 여럿이 이용이 가능하다. [사진 지재호 기자]

 

감성을 깨우는 시설+공간

디에이치 아너힐즈에는 해외 디자이너들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시설들이 곳곳에 배치돼 휴게공간 조차 예술공간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협업한 주요 디자이너들을 보면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알레산드로 멘디니 작품을 비롯해 이스라엘 출신의 산업디자이너 론 아라드, 파비오 노벰브레, 이에로 아르니오, 엔조마리, 재스퍼 모리슨 등 12명의 디자이너 약 78개의 작품들을 배치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유로비안 건축가상과 황금콤파스 상을 수상한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벤치 ‘Proust’는 1978년도 멘디니 특유의 감성을 세계 최고의 이탈리안 디자인 가구 브랜드 마지스를 통해 여러 색감의 디자인으로 생산해 재탄생 된 아르다운 아트 퍼니처로 자리하고 있는 작품이다.

헤리티지 가든과 놀이터 등 2곳에 자리하고 있는 론 아르드의 ‘Folly’는 조각과 디자인의 경계가 없고 기능적이든 미적이든 그의 창작물은 원초적이고 단순한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역동적인 방향을 부여하는 부드러운 선으로 특징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Sinta가 디자인한 어린이 놀이터   [사진 지재호 기자]
Sinta가 디자인한 어린이 놀이터 [사진 지재호 기자]

 

1 Gate를 지나며 만나는 팽나무 길.    [사진 지재호 기자]
1 Gate를 지나며 만나는 팽나무 길. [사진 지재호 기자]

 

 

팽나무 길   [사진 지재호 기자]
팽나무 길 [사진 지재호 기자]

 

 

 

휴게공간   [사진 지재호 기자]
휴게공간 [사진 지재호 기자]

 

 

 

(우측부터) 이번 취재에 도움을 준 유송영 현대건설 부장과 하지원 현대건설 조경기사   [사진 지재호 기자]
(우측부터) 이번 취재에 도움을 준 유송영 현대건설 부장과 하지원 현대건설 조경기사 [사진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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