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한계산성' [사진제공: 문화재청]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한계산성' [사진제공: 문화재청]

[Landscape Times 김진수 기자] 문화재청이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인제 한계산성’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인제 한계산성’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 설악산 천연보호구역과 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유적이다. 한계산(해발 1430.4m)을 중심으로 동남쪽과 서남쪽으로 흘러내린 암벽지대를 이용해 부분적으로 성벽을 구축했다.

13세기경 축조된 한계산성은 성벽과 별도로 만들어진 돈후(토축 또는 석축벽을 쌓아서 만든 파수보는 망대) 시설물을 갖추고 있어 몽골 침략에 맞서 사용한 입보산성(들어가서 지키는 산성)임을 알 수 있다. 평면구조와 축성방식, 부속시설물의 변화양상을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중세 시기 산성이다.

산성 둘레는 약 7km이며 상성(약 1.7~1.9km)과 하성(5~6km)으로 구분된다. 상성은 몽골 침입에 대비해 사용됐던 곳이며 하성은 후대에 반(反)원정책 추진을 하면서 개축해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한 상성과 하성 시굴조사 결과는 고려~조선 시대의 다양한 유구와 유물이 확인됐다. 상성에서는 총 15곳의 구들 건문지와 부분적으로 남은 성벽 기저부, 청자와 도기 조각 등이 발견됐다. 하성에서는 총 18개 건물지와 ‘지정십팔년(至正十八年)’명(1358년, 공민왕 7년) 기와 조각, 백자 조각 등이 나와 조선시대까지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인제 한계산성’은 고려 시대 몽골과의 항전지이자 승전지로 몽골에 투항한 조휘 일당이 몽골 군사를 끌고와 산성을 공격했으나 점령하지 못했다. 오히려 산성을 지키고 있던 방호별감 안홍민이 야별초군을 거느리고 나아가 습격해 모두 섬멸된 기록이 있다.

이와 같이 ‘인제 한계산성’은 30년 여몽전쟁의 최후 전투를 승리로 이끈 역사적인 현장이다. 더불어 대몽항쟁기 5차, 6차 침입 당시 만든 입보산성으로서 성곽 변화 과정과 고려 말 조선 초 공민왕의 반원정책, 동해안 일대의 왜구 침략 대비 등을 목적으로 만든 성곽 양식 등을 비교·연구할 수 있는 점에서도 학술적·문화재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향후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의견 수렴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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