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들이 7월 연꽃이 절정인 세미원의 연꽃정원을 관람 중이다. 두물머리에 있는 수생정원 세미원이 지난달 경기도 1호 지방정원으로 지정됐다.
방문객들이 7월 연꽃이 절정인 세미원의 홍련지를 관람 중이다. 두물머리에 있는 수변생태정원인 세미원은 지난달 경기도 1호 지방정원으로 지정됐다.  [사진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세미원은 면적 20만㎡ 규모의 우리나라 대표 수변생태정원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경계에 있다. 세미원은 수십종이 식재된 연꽃정원을 비롯해 수련을 주제로 한 다양한 수 정원으로 이름 나 있다. 이를 방증하듯 취재진이 방문한 지난 11일(목) 7월이면 절정을 이루는 연꽃을 찍으러 출사 나온 사진촬영가들의 셔터소리가 이어졌다.

세미원은 15년 전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오염 부지를 수질정화기능이 있는 수생식물을 심어 지난 2004년 개원, 연간 45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수도권의 대표 정원명소가 됐다. 세미원 측에 따르면 하루에도 2000~3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한다’는 세미원(洗美苑)의 뜻처럼 전체 공간의 주제는 ‘물’과 ‘꽃’이다. 세미원은 크게 ‘연꽃정원’과 ‘수련정원’, 징검다리가 놓인 ‘우리내’ 등의 수 공간, 한국의 정서를 담아낸 ‘세한정’과 ‘장독대분수’, 여러 척의 배를 연결한 ‘배다리’, 수련을 사랑한 화가 모네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모네정원’, 빨래판으로 만든 산책길 ‘세심로’, 한반도 지도를 형상화한 ‘국사원’, 온실 ‘상춘원’ 등으로 나뉜다.

세계적인 육종가 페리 슬로커 박사의 이름을 딴 페리기념연못에서 방문객이 연꽃을 촬영하고 있다. 페리연은 꽃송이가 크고 붉은색과 흰색의 꽃잎이 그라데이션된 것이 특징이다.
세계적인 육종가 페리 슬로커 박사의 이름을 딴 페리기념연못에서 방문객이 연꽃을 촬영하고 있다. 페리연은 꽃송이가 크고 붉은색과 흰색의 꽃잎이 그라데이션된 것이 특징이다.   [사진 지재호 기자]

 

 

입구 쪽 먼지를 닦고 들어가라는 ‘세진대’와 사람과 자연은 하나임을 의미하는 ‘불이문’을 지나면 세미원의 대표 공간인 ‘우리내’가 나무그늘이 드리운 시원한 풍경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음지식물과 수생식물이 심긴 ‘우리내’를 따라 365개 징검다리를 딛다보면 어느새 장독대분수가 펼쳐지는데 한국적 정서를 반영한 장독시설물과 분수를 통해 맑고 풍요로운 한강을 기원하고 있다.

세미원의 상징이기도 한 여러 곳의 연꽃정원은 평일이지만 다양한 품종의 연꽃과 수생식물을 관찰하러 온 관람객들로 붐볐다. 남한강을 원수로 조성된 미국의 세계적인 연꽃 육종가 페리 슬로컴 박사를 기념하는 페리기념연못과 고유한 우리 연의 자태를 볼 수 있는 조선홍련과 백련지가 장관이다.

세미원 연꽃정원에서 만난 야생오리들. 세미원에는 수정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수생식물종뿐 아니라 야생동물도 서식한다. 김금옥 사무국장은 세미원을 두고 '지붕 없는 교육장'이라 설명했다.
세미원 연꽃정원에서 만난 야생오리들. 세미원에는 수생정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수생식물종뿐 아니라 야생동물도 서식한다. 김금옥 사무국장은 세미원을 두고 '지붕 없는 교육장'이라 설명했다.    [사진 지재호 기자]

물 요소와 함께 세미원의 또 다른 콘셉트는 ‘전통’과 ‘한국미’다. 추사 김정희와 제자 이상적의 사제 간 우정을 담은 팔당을 차경한 정원과 전시관인 ‘세한정’, 그리고 두물머리와 만나는 세미원 끝자락에서 정조시대 부교를 재현한 ‘배다리 열주수교’, 조선시대 지중가온방식으로 만든 온실 등 옛 조상들의 지혜와 풍류문화를 담은 온실 ‘상춘원’이 그러하다.

세미원은 수생식물과 생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 및 연을 주제로 한 체험교실 등을 통해 세미원의 생태적 가치를 지역주민과 공유하고 있다. 

김금옥 세미원 사무국장은 세미원의 연꽃정원에는 많은 수생 생물이 공생한다고 설명했다. “연꽃이 한 달 반 동안 만개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3일을 피고 지며 끊임없이 시간차를 두고 꽃봉오리가 올라와 핀다. 이곳에는 연꽃이 많이 보이지만 생이가래 같은 부유식물, 창포 같은 정수식물, 물속엔 침수식물이 자란다. 침수식물 사이사이 붕어나 잉어, 가물치가 있고 개구리나 뱀도 있다. 야생오리, 고라니, 재두루미도 오고 이름 봄이면 큰고니가 강변으로 300마리 정도가 해마다 온다”며 세미원을 ‘지붕 없는 교육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은 “세미원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네 가지 생육형 수생식물을 관찰하고 공부할 수 있는 곳으로 경기도 환경교육센터 양평지구로 지정됐다. 지역학교나 교육청과 MOU 맺어 학생들의 지속적인 생태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미원 입구 불이문을 지나면 음지·수생식물이 있는 우리내의 시원한 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356개의 돌다리가 놓인 우리내를 지나면 한국적 정서를 담은 장독대 분수가 이어진다.
세미원 입구 불이문을 지나면 음지·수생식물이 있는 우리내의 시원한 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356개의 돌다리가 놓인 우리내를 지나면 한국적 정서를 담은 장독대 분수가 이어진다.   [사진 지재호 기자]
항아리를 이어 만든 장독대분수
항아리를 이어 만든 장독대분수    [사진 지재호 기자]

지난 12일(금) 태화강지방정원이 순천만국가정원에 이어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지난달 태화강에 이어 두 번째 지방정원이자 경기도 1호 지방정원으로 지정된 세미원(대표이사 최형근)의 국가정원을 향한 기대 폭은 크게 올랐다. 

세미원은 이번 지방정원 지방정원 등록을 계기로 양평의 수많은 민간정원과 마을가꾸기 사업, 공동체 정원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지역발전 전략을 꾀하고 있다.  향후 국가정원 지정을 목표로 지속적인 정원문화 및 정원산업을 확장시키는 데 마을공동체와의 협력 속에서 찾는다.

최형근 세미원 대표이사는 “국가정원이 발전하려면 국가정원의 롤 모델만 있으면 안 된다. 민간정원, 공동체정원이 국가정원과 함께 할 때 시너지효과가 생긴다. 그런 면에서 양평은 가능성이 크다. 양평에는 민간정원이 이미 많다. 공동체정원과 네크워킹이 이뤄진다면 정원산업이나 정원문화가 발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정원은 정원산업만이 아니라 지역발전 전략의 하나로써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접근성도 뛰어나야 한다”며 수도권 내 국가정원 지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사무국장은 “양평 세미원은 민간에서 시작해 지자체로 올라가 지방정원으로 지정받은 사례다. 지방정원으로 지정됐으니 민간정원이나 정원산업을 주제로 정원박람회나 학술심포지엄, 정원투어를 기획할 수 있다. (세미원은) 정원과 식물을 넘어 문화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고리가 많다. 세미원이 다양한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역할과 지역경제 활성화, 나아가 정원을 매개로 다른 지역까지 변화시키고 확대해나갈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전했다. [한국조경신문]

추사 김정희와 이상적의 사제지간 우정을 정원으로 조성한 세한정 정원과 전시관 풍경. 팔당을 차경한 세한정 정원은 추사가 그린 세한도를 바탕으로 조성됐다.
추사 김정희와 이상적의 사제지간 우정을 정원으로 조성한 세한정 정원과 전시관 풍경. 팔당을 차경한 세한정 정원은 추사가 그린 세한도를 바탕으로 조성됐다.    [사진 지재호 기자]
모네의 정원
모네의 정원     [사진 지재호 기자]
세미원의 여름풍경
세미원의 여름풍경     [사진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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