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시대 마을공동체로 귀환한 적정기술
기후변화 시대 마을공동체로 귀환한 적정기술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9.07.10
  • 호수 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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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문제·환경오염·공동체 복원 위해 도입
국내외 다양한 적정기술 사례 소개
지난 7일 적정기술 한마당 막 내려
국내외에서 적정기술을 실천하고 있는 각 분야 기술자들이 모인 가운데 지속가능한 마을과 공동체를 위한 서울적정기술한마당 ‘2019 SIAT Festival’이 지난 5일(금)부터 7일(일)까지 사흘 동안 은평구 혁신파크에서 개최됐다.
국내외에서 적정기술을 실천하고 있는 각 분야 기술자들이 모인 가운데 지속가능한 마을과 공동체를 위한 서울적정기술한마당 ‘2019 SIAT Festival’이 지난 5일부터 사흘 동안 은평구 혁신파크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적정기술한마당 부스에서 다양한 잡초활용법을 소개한 퍼머컬쳐 공동체 '전환마을 은평'의 슬로건.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AT)이란 한 공동체의 정치, 문화, 환경적인 면을 고려해 만들어진 기술로, 삶의 질 향상과 저개발국가의 빈곤퇴치를 위해 적용됐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에너지 고갈 등 전 지구적으로 가속화한 환경문제를 자각, 특히 자본집약적 기술이 집중된 첨단도시나 대도시에서 심화되고 있는 환경파괴를 적정기술을 통해 최소화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전 세계 도시와 농촌에서 농업, 대기, 자원, 건축, 에너지, 조경, 음식,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적정기술’들이 실험되고 있다.

국내외에서 적정기술을 실천하고 있는 각 분야 기술자들이 모인 가운데 지속가능한 마을과 공동체를 위한 서울적정기술한마당 ‘2019 SIAT Festival’이 지난 5일(금)부터 7일(일)까지 사흘 동안 은평구 혁신파크에서 개최됐다.

적정기술은 물질주의와 소비 지향적인 생활방식에 대한 반성 속에서 마을과 공동체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페스티벌 첫날 열린 기조강연에서 완주 마을공동체에서의 적정기술 현황을 소개한 임경수 협동조합 이장 대표는 인구절벽과 고령화, 지방소멸 시대 지역사회의 위기가 대두되는 가운데 지역성에 기반한 적정기술을 통해 도시재생과 공동체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003년부터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지은이)와 함께 라다크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는 활동가 알렉스 젠슨 연구원도 적정기술이 전통기술을 바탕으로 현대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계승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적정기술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인간성 회복에 있어 중요한 매개라 강조했다.

적정기술한마당 부스에서 태양열을 이용한 햇빛 분수 모습
적정기술한마당 부스에서 태양열을 이용한 햇빛 분수 모습

원전으로 잃은 경작지…목화로 되살아나

‘적정기술’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 매개

공동체와 마을을 회복하는 역할로서 유기농업도 적정기술 중 하나다. 일본 후쿠시마의 ‘유기농 목화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와키 오텐토SUN 기업조합의 시마무라는 2011년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사고 이후 이 곳에서 토종목화를 재배하며 땅을 일구며 지역성을 회복한 마을재생 사례를 소개했다. 원전사고로 인해 오염된 땅에서 먹거리 재배가 어려워지자 후쿠시마 이와키 시에 거주하는 농민들의 경작활동이 중단됐고 이로 인해 농민들의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졌다. 염해피해도 컸던 이곳에서 내염성 식물인 목화를 심어 옷을 짓고 브랜드화하는 ‘후쿠시마 오가닉 코튼 프로젝트’를 통해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에 환경의 소중함과 자연의 메시지를 알리고 있다. 재배한 목화를 상품화하기 위해 이와키 오텐토SUN 기업조합을 설립, 후쿠시마 사람들을 응원하고자 NPO법인 ‘더 피플’이 결합하면서 7년 간 목화재배와 상품화를 계속 진행해오고 있다.

이와키 오텐토SUN 기업조합은 지역의 자립성을 높이기 위해 ‘KITEN’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상품기획부터 판매까지 진행하면서 수익을 농가에 환원, 나아가 유기농목화 실을 활용해 램프 갓을 만들고 작은 태양열 패널로 만든 코튼 조명으로 3.11 후쿠시마의 비극을 환기하는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유기농 목화 프로젝트’는 경작행위를 통해 황폐한 땅으로 주민을 귀환시키고 지역의 관계성을 회복시키는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농업에서의 적정기술은 기후변화 시대 ‘기후난민’에게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필리핀 마닐라 외곽의 불라칸주 타워빌은 매년 10여 개 이상의 대형태풍으로 집을 잃거나 임시대피소에 살던 도시빈민이 일궈낸 주민주도형 자립농장과 지역사업으로 성장한 사례다. (사)캠프 아시아가 10여 년 간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을 설립해 주민 주도형 지역개발사업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물 부족 위기를 겪은 농가에 자연수압을 이용한 관정을 비롯해 건축, 양계에 필요한 생활 전반에 걸친 에너지 적정기술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자원순환을 실천하고 있다.

원전으로 잃은 경작지를 토종목화로 되찾아 지역을 재생시킨후쿠시마 이와키 시의 '유기농 목화 프로젝트' 사례가 소개됐다.
원전으로 잃은 경작지를 토종목화로 되찾아 지역을 재생시킨후쿠시마 이와키 시의 '유기농 목화 프로젝트' 사례가 적정기술한마당  농업 세션에서 소개됐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적정기술 모색

자원순환…음식물 퇴비 이용한 도시농업

‘쓰레기제로’를 위해 음식물 퇴비와 생태화장실을 활용한 국내외 자원순환형 도시농업 사례와 퍼머컬쳐 등 도시농업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적정기술도 다양하다. 퍼머컬쳐는 토지생산성과 작물재배, 노동력에 집중하는 유기농과 달리 자연에서 발견되는 자연을 모방해 주거, 음식, 섬유, 에너지, 치유, 문화 등 삶 전반에 적용하는 지속가능한 농법이다. 텃밭이나 정원의 경우 단일한 공간으로 조성하기보다 건강한 생태계의 일부이자 지속가능한 삶의 공간으로 통합 설계한다. 페스티벌에서는 퍼머컬쳐의 대표 공동체인 전환마을 은평이 소개됐다.

올해부터 시행된 미세먼지법에서 보듯 미세먼지는 이제 대한민국 환경의 화두가 됐다. 적정기술 페스티벌에서는 미세먼지저감을 위한 적정기술인 다양한 집진장치, 필터 없는 공기정화기 및 교통대안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식물도입, 상호지지구조물 다빈치아치브릿지 등이 소개됐다.

천연 목재 소재로 만든 상호지지구조물인 다빈치아치브릿지와 미세먼지 저감식물을 소개한 자연공방 생작 부스 모습.
천연 목재 소재로 만든 상호지지구조물인 다빈치아치브릿지와 미세먼지 저감식물을 소개한 자연공방 생작 부스 모습.

황대권 서울적정기술한마당(SIAT) 준비위원장은 “적정기술은 실생활에서 쓰고자 하는 기술인데 안타깝게도 적정기술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적정기술에 관심 가지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서울에서 행사할 이유가 없다. 자본집약적 첨단기술은 효율과 편리를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나 자연 환경 파괴와 인간성 왜곡을 가져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대안기술이다. 적정기술은 저급한 기술이 아니다. 하이테크와 디자인, 첨단기술이 섞였다. 서울에서도 적정기술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를 위해 적정기술이 멀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페스티벌 기간 동안에는 적정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와 함께 여섯 개의 세션별 프로그램 ▲식물, 교통, 집진장치 등 미세먼지를 저감할 적정기술(‘미세먼지와 대안교통’) ▲농업순환을 이용해 재난으로부터 마을 자립을 이뤄낸 사례(‘옷을 짓는 생명의 농업’) ▲먹거리 적정기술(‘내일의 식탁’) ▲적정기술의 교육활동(‘생활적정기술과 교육’) ▲퇴비와 생태화장실 등 자원순환에 대한 방법론(‘쓰레기 제로’) ▲‘에너지 자립’ 등이 운영됐다. [한국조경신문]

전기나 가스 에너지 없이 태양열로 작물을 건조하는 도구.
전기나 가스 에너지 없이 태양열로 작물을 건조하는 도구를 선보인 비전화공방 부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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