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쿨투어포럼에 조성된 예술정원 ‘제3의 자연’(사진제공 christianfrey)
독일 베를린 쿨투어포럼에 조성된 정원 ‘제3의 자연’(사진제공 christianfrey)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무너진 베를린 장벽 아래 남과 북의 생명체가 함께 어우러진 예술정원이 독일 베를린 중심지 쿨투어포럼(Matthäikirchplatz, 10785 Berlin)에 조성됐다.

정원 ‘제3의 자연(Das Dritte Land)’은 올해로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이해 ‘자연 속에 경계는 없다’는 핵심 키워드를 가지고 한반도 통일과 평화의 의지를 한때 분단국이었던 베를린에서 공유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다. 정원이 조성된 베를린 쿨투어포럼은 1961년 베를린 장벽이 동서를 가로질러 세워졌던 포츠담 광장과 근접한 장소에 있다.

본 프로젝트는 전 세계 160여 명의 기부와 다양한 리워드에 참여해 정원설계 및 유지에 필요한 3만 2700유로를 모금, 남북의 식물이 베를린에서 함께 자라기를 기원하고 남북의 평화를 성원하는 많은 이들의 사회적 참여로 조성돼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후 베를린시 문화국과 베를린 공원 관리청으로부터 지난해 12월 베를린 공원 사용 허가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 5월 1일부터 20일 간 독일의 전문 정원 시공 회사와 협력 하에 정원 시공을 마쳐 5월 23일 성공리에 개장했다.

독일 베를린 쿨투어포럼에 조성된 예술정원 ‘제3의 자연’(사진제공 christianfrey)
독일 베를린 쿨투어포럼에 조성된 정원 ‘제3의 자연’(사진제공 christianfrey)

정원 ‘제3의 자연(Das Dritte Land)’은 남북의 백두대간 초목의 성장 과정을 관찰하며 향후 남북 협력으로 생겨날 새로운 생태계의 탄생 가능성을 비유하고 있다.

예술정원에 참여한 한석현, 김승회 작가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진경산수화)를 근간으로 우리나라의 산수화 풍경과 독일의 조경기술을 결합해 예술 정원을 구현했다. 백두대간의 지리적 형태를 돌과 흙을 이용해 기암괴석의 형태로 재현, 남과 북을 잇는 백두대간 산맥을 중심으로 자생하는 32종의 남쪽 야생화와 13종의 북쪽 야생화 1500본을 베를린으로 가져와 정원을 설계했다. 막 비가 개 인왕산의 모습을 모티브로 한 정선의 인왕제색도에 영감을 받아 정치적 역동 속 희망에 찬 한반도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계절별로 남북의 초목이 만개하며 경계가 허물어진 한반도의 산수와 초목이 어우러진 몽환적 풍경을 볼 수 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금아트프로젝트 측은 베를린 예술정원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11월까지 남북한식물종을 추가해 식재된 남북의 초목 씨앗을 새로운 도시에 정원을 장기적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본 프로젝트는 마테우스 문화재단, 베를린 식물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한스자이델재단, 한국문화원, 푸그만 야노타 조경건축회사 협력으로 추진됐다. 예술정원은 오는 11월까지 감상할 수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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