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어우러질 시간을 기다리다”…이로가든의 여름풍경
“식물이 어우러질 시간을 기다리다”…이로가든의 여름풍경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9.07.03
  • 호수 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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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포닉스의 순환농법으로 관리
배호영 대표 가든스쿨 교육생들과
두 번째 ‘가든다이어리’ 집필 예정
가든스쿨 공간으로 활용되는 카페 ‘이로가든’의 정원. 서울시 조경직 공무원으로 은퇴해 조경가에서 정원사로 변신한 배호영 이로가든스쿨 대표가 운영하는 정원카페다.
가든스쿨 공간으로 활용되는 카페 ‘이로가든’의 정원. 서울시 조경직 공무원으로 은퇴해 조경가에서 정원사로 변신한 배호영 이로가든스쿨 대표가 운영하는 정원카페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여름을 알리는 장마의 문턱에서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정원카페 ‘이로가든’을 지난달 28일(금) 찾았다.

이 곳은 서울시 조경직 공무원에서 정원사로 변신한 배호영 이로가든스쿨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이자 정원, 가든스쿨 교육장이다.

지난해 ‘Iro Garden의 가든 다이어리’를 펴낸 배 대표의 여름정원은 다양한 초본류로 화려했다. 잔디밭 양 옆으로 길게 심긴 그라스류와 꽃대가 긴 초본류가 바람 따라 물결치는 풍경은 이로가든의 대표 공간으로 카페를 찾는 방문자들의 발걸음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처음엔 밭 부지였던 이 곳은 노후를 풍요롭게 보내기 위한 배 대표 부부의 소박한 의지로 5년 전 시작됐다. 부인과 함께 수차례 의논을 거쳐 마침내 정원조성까지 이르렀다. “기본적으로 지형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전체 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조치만 했다.” “소나무가 심긴 데는 블루베리 심고 그늘진 데는 산수국 심고 양지바른 데는 초본류를, 물이 많은 곳엔 아이리스를 심고…”라고 설명하는 배 대표의 정원식재개념은 매우 단순했다. 토양과 지형, 연속 개화 정도만 고려해 설계한 것이다.

운길산 자락에 있는 이 곳에는 예부터 논이 있어 물길을 조정하기 위해 카페 건너 경사면 아래 못을 파야 했다. 이 못은 물고기나 미꾸라지 등 수생물의 배설물로 정원에 양분을 공급하고 수질을 개선하는 아쿠아포닉스로 관리되고 있다.

배 대표는 “꽃에게 거름을 주면 질소성분과 인 성분이 많아진다. 이게 하천으로 흘러가면 부정적으로 변한다. 그러나 연못으로 고이면 연못에 사는 물고기가 질소와 인을 먹고 배설한다. 그 물을 펌핑해 정원에 사용한다”며 관수와 양분 등 아쿠아포닉스의 순환농법을 활용한 가드닝 노하우를 설명했다.

정원을 가꿀 때 인위적 행위를 배제한다는 그는 “식물이 어우러지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여름이 고온다습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봄에 식물 심으면 여름을 못 견디고 죽는다. 가을이 되면 다시 심는데 그동안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원식물 중 95% 가까이 다년생 식물로 심었다”고 전하며 “물론 온실에서 월동하는 식물도 있다. 기후 차 때문에 외국에선 다년생인데 우리나라에서 일년생인 식물이 있다. 세이지나 아가판서스 등 몇 가지 식물만 온실에 있다”고 말했다.

이로가든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연속되도록 다양한 식물을 토양에 맞게 심겨 있다. 6월 말 여름에 진입한 정원에는 가우라, 톱풀, 부용, 그리고 다양한 원추리 속, 나리 속 같은 여름꽃이 개화했다.

‘이로가든’의 정원 풍경
경기도 남양주 조안면에 위치한 ‘이로가든’의 정원 풍경
‘이로가든’의 정원 풍경
‘이로가든’의 정원 풍경
'이로가든' 정원 풍경
'이로가든' 정원 풍경

이로가든에는 먹거리 공급을 위한 작은 채소원도 있다. 목재로 만든 트렐리스에는 토마토가 자라고 틀밭에선 가지와 비트, 해바라기, 상추를 비롯해 딜 같은 허브류가 재배되고 있었다. 그리고 군데군데 자두나무, 블루베리나무도 식재돼 있다.

마침 취재진이 방문한 날 이로가든스쿨 상반기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정원에서는 뜨거운 볕 아래 가든스쿨 교육생들이 정원설계 수업에 이어 알리움과 다알리아 구근 등 가드닝 실습에 한창이었다. 현재 총 34명 수강생이 파종, 병해, 가지치기, 월동 등 가드닝과 정원설계 커리큘럼이 포함된 1년 과정의 가든스쿨에 다니고 있다.

배 대표는 일부 상한 알리움 구근을 캐며 수강생들에게 기록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예년 같으면 이미 장마가 찾아왔다. (알리움 구근이 상하지 않으려면) 아직 장마철이 아니더라도 더 일찍 알리움 구근을 캐야 한다. 주기를 못 맞춰 생긴 일이다”며 가든 다이어리를 쓰는 이유를 확인시켰다.

배 대표는 내년 이로가든스쿨 교육생들과 함께 ‘가든다이어리’ 발간을 계획 중이다. 지난해 펴낸 ‘가든다이어리’를 수강생들의 재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내용을 보강하고자 한다. 그는 “가드너라면 반드시 기록용 다이어리가 필요하다”고 발간 목적을 강조했다. 이어 “정원 일 하는 사람이 다이어리를 갖추는 건 당연하다. 집집마다 미기후, 토양 등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정원일 하는 사람은 기록에 의존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배 대표는 “올해 가든스쿨 5기를 맞았다. 정원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찾아온다. 가든스쿨이 정원문화를 확산하는 데 일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조경신문]

배호영 대표가 ‘이로가든스쿨’ 교육생들에게 알리움 구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호영 대표가 ‘이로가든스쿨’ 교육생들에게 알리움 구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호영 대표가 운영하는 ‘이로가든스쿨’의 교육장이자 카페인 '이로가든'
배호영 대표가 운영하는 ‘이로가든스쿨’의 교육장이자 카페인 '이로가든'

 

'이로가든' 정원
'이로가든' 정원 풍경

 

 

이수정 기자
이수정 기자 grass999@latimes.kr 이수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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