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국내에서 처음 정원박람회를 시도한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오는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파주 임진각 수풀누리에서 개최된다. 지난해까지 기존 노후 공원을 리모델링하고 대상지 인근 마을정원 프로젝트를 통해 마을재생을 병행했다면 올해는 ‘평화’의 키워드를 내세워 DMZ라는 공간성과 파주라는 지역성을 보다 부각시키기 위해 상징적 공간으로서 임진각 수풀누리를 대상지로 정했다.

지난 20일에는 박람회에 조성될 정원공모전에서 선정된 정원작품 14개가 작품발표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이날 조경, 원예, 화훼 등 정원 관련 전문가 및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쇼가든과 정원조성에 관심 있는 일반인 및 관련 학과 대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리빙가든에 대한 작품콘셉트와 디자인계획이 상세히 소개됐다.

작품발표회에 참석한 전문가 및 심사위원들의 우려는 예상보다 컸다. 대상지인 수풀누리가 기존 개최지였던 공원들과 달리 조성된지 얼마 안 돼 나무나 숲이 없다. 여느 박람회보다 참가자들의 실력이 정원으로 고스란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습지를 복토해 만든 대상지라 더욱 세심한 공정이 요구된다. 아무래도 정원 기초공사에 많은 투자와 노력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특히 쇼가든과 달리 학생 및 비전문가들이 많은 리빙가든의 경우, 대상지에 대한 이해, 과도한 시설물, 유지관리, 주변경관과의 조화 등이 지적됐다. 경험이 부족해 발생한 설계와 시공 의 간극 차다. 자칫 정원작품 심사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점이다.

박람회에 전시될 정원은 행사가 끝난 후에도 존치된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정원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대상지 환경에 맞는 식재선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물론 쉽지 않은 문제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선 정원전문가들의 멘토링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농장섭외부터 식재 구입, 선택은 물론 시공 시 고려사항과 기술전달 등 전반적인 정보공유가 필요하다. 쇼몽가든페스티벌 등 외국박람회에서도 현지 코디네이터가 있어 식재공급 등 시공 시 도움을 받는다.

박람회 기간까지 약 석 달 남짓 남았다. 너무 짧은 기간이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국내 박람회는 너무 바쁜 일정 속에서 진행된다. 다행히 박람회 관계자 중 정원전문가들이 나서서 몇 차례에 걸쳐 워크숍 및 자문을 진행하게 됐다.

몇 년 전 파주마을정원사업을 통해 농촌지역의 정주 환경개선을 개선하고 고령화된 마을에 활기를 불어놓은 사례를 취재한 적이 있는데 파주시민들의 정원에 대한 열기는 대단했다. 이번 파주에서 열리는 정원박람회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도 크다. 시민들이 계속 누리며 유지관리하는 정원이기에 조성자는 물론 주최 측의 책임은 막중하기만 하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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