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로 빗댄 삶의 치유와 휴식…‘식물약국’의 처방전
식물로 빗댄 삶의 치유와 휴식…‘식물약국’의 처방전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9.06.17
  • 호수 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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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GREEN PHARMACY’
김원정‧권지연 작가 2인 展
식물의 회복력과 삶 탐구
28일까지 동탄아트스페이스서
‘GREEN PHARMACY : 식물로 삶을 치유하는 방법’이 오는 28일까지 동탄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전시 ‘GREEN PHARMACY : 식물로 삶을 치유하는 방법’이 오는 28일까지 동탄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사진은 전시장 내부 모습.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식물의 회복력에서 현대인의 삶을 탐구한 전시 ‘GREEN PHARMACY : 식물로 삶을 치유하는 방법’이 화성 동탄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화성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2019년 동탄아트스페이스 특별기획전으로, 인간과 식물의 관계를 탐구해온 김원정 작가와 현직 플랜테리어 연출가인 권지연 작가 2인 전으로 관객과 만났다. 이들은 환경문제와 자연재해가 심화되는 현대인의 삶을 식물의 긍정적인 힘과 치유능력에 빗대 ‘처방’했다.

자연을 대하는 행위로서 정원일이 예술행위와 유사하다고 말하는 김원정 작가는 상추를 기르며 경험했던 시간을 형상화한 ‘상추 프로젝트’를 이번 전시에도 선보였다. 경남 고성에서 직접 정원을 가꾸고 목화밭을 일구며 예술의 주제를 자연에서 추구하는 김 작가는 작품 ‘A Journey of 상추 프로젝트’ 시리즈를 통해 인생여정을 비유하고 있다.

김원정, ‘A Journey of 상추 프로젝트2’
김원정 작가, ‘A Journey of 상추 프로젝트’

국화과에 속하는 상추의 어원은 구어로 내려온 우리말이다. 작가는 한자음이 없는 우리말에 생각 상(想)과 뽑을 추(抽)를 적용해 ‘생각을 뽑다’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부산에서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할 때 상념이 들 때마다 상추를 키운 작가의 지난 기억을 살려 상추에 ‘생각을 뽑는 시간’을 투영했고 상추는 하나의 오브제가 됐다. 시간이 하나의 여행처럼 느껴져 배에 태우기도 하고 풍선에 떠나보내기도 하는 두 개의 작품은 관객들에게 ‘삶은 무엇인가’라고 되묻고 있다.

아울러 상추를 심고 수확하는 행위를 통해 삶을 반추할 수 있도록 관객이 직접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삶의 단상을 화분에 심는 등 체험과 연계된 작품 ‘삶이랑’도 흥미를 끌었다. 김 작가는 “생각이 비워짐과 동시에 채워지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일상 속 단순한 행위가 특별한 무엇이 될 수 있는,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작업했다”고 전했다. 고성에서 정원과 목화밭을 직접 일구며 식물을 이용한 작업에 매진하는 그는 본래 전공인 회화에서 한발자국 물러난 상태다. 작업하는 시간 외 대부분을 정원일에 쏟는다는 김 작가는 “실제로 식물을 가꿔선지 식물을 이용한 설치작품에 관심이 많이 간다. 목화 수확 후 또 다른 작업을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김원정, ‘A Journey of 상추 프로젝트1’
김원정 작가, ‘A Journey of 상추 프로젝트’
김원정 작가, '삶이랑'
김원정 작가, '삶이랑'

김 작가가 가드닝과 식물의 시간성을 이미지화했다면 권지연 작가는 작품 ‘Urban Oasis’를 통해 식물 그 자체로써 위안과 치유를 전달했다. 이를 위해 권 작가는 식물을 소재로 삶을 비유하는 행위로써 ‘산책’을 끌어냈다.

사막 같은 현대도시에서 오아시스를 찾듯 나부끼는 실크 천을 지나 쌓인 모래더미와 잘려진 나무, 그리고 점진적으로 드러나는 무성한 초록 잎을 지나면 관객은 평온한 숲에 이르게 된다.

권 작가는 “식물이 있든 없든 삶은 아름답다는 뜻에서 실크 소재 너머 식물과 잡힐 듯 말 듯 우리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설명하며 관람객이 사막부터 울창한 숲까지 각 공간마다 마주하는 식물군을 배경으로 일상을 돌아보게 했다고 덧붙였다.

권지연 작가, ‘Urban Oasis’
권지연 작가, ‘Urban Oasis’
권지연 작가, ‘Urban Oasis’
권지연 작가, ‘Urban Oasis’

볼륨감 있는 식물들이 심긴 전시공간은 전시의 마지막 여정으로 숲을 투영한 영상은 산책을 확장시킨다. 권 작가는 전시의 또 다른 의도로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숲의 천이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하며 “이번 전시는 숲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준 지난 전시 ‘도시:숲’의 연장이다. 아무것도 없는 나대지에서 식물이 들어오고 중간 천이식물을 거쳐 마지막 무성한 숲으로, 그리고 다시 나대지로 돌아가는 이야기도 숨어있다”고 말했다.

권지연 작가, ‘Urban Oasis’
권지연 작가, ‘Urban Oasis’

한편, 김 작가는 부산현대미술관에서 내달 7일까지 클레어 모건 등 국내외 작가들과 함께 ‘자연, 생명, 인간’전에 참여, 마른 풀과 잡초, 낡은 건축자재를 소재로 자연과 인간, 삶과 죽음, 개인과 공동체 관계를 고찰한 작품을 전시 중이다. 

권 작가는 조경학도 출신으로 현재 성수동에서 실내조경‧플랜테리어 컨설팅업체인 위드 플랜츠(with PLANTS)를 운영하며 정원디자인 및 가드닝을 주제로 한 다양한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작업으로 대림창고 실내조경이 있고 3년 전 커먼그라운드에서 ‘도시:숲’을 전시한 바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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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기자 grass999@latimes.kr 이수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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